"히딩크 보좌한 감독이 주장 얼굴 때렸다!" 前 K리거 충격 증언..."18살 선수 울면서 뛰었다" 22년 전 '체벌 문화' 폭로

"히딩크 보좌한 감독이 주장 얼굴 때렸다!" 前 K리거 충격 증언..."18살 선수 울면서 뛰었다" 22년 전 '체벌 문화' 폭로

[사진] 트리뷰나.[OSEN=고성환 기자] 20여년 전 K리그에서 활약했던 우크라이나 선수가 한국 축구의 충격적인 체벌 문화를 폭로했다. 과거 '아톰'이라는 등록명으로 뛰었던 아르템 야쉬킨(51)의 증언이다.'트리뷰나' 우크라이나판은 10일(한국시간) "디나모 키이우의 전 미드필더 야쉬킨이 2004년 한국의 부천...

[사진] 트리뷰나.
[사진] 트리뷰나.

[OSEN=고성환 기자] 20여년 전 K리그에서 활약했던 우크라이나 선수가 한국 축구의 충격적인 체벌 문화를 폭로했다. 과거 '아톰'이라는 등록명으로 뛰었던 아르템 야쉬킨(51)의 증언이다.

'트리뷰나' 우크라이나판은 10일(한국시간) "디나모 키이우의 전 미드필더 야쉬킨이 2004년 한국의 부천에서 뛰었던 시절을 돌아봤다"며 야쉬킨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인 야쉬킨은 22년 전 부천 SK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다만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던 그는 23경기에 출전해 2도움을 올렸고, 결국 방출되며 한국을 떠났다.

야쉬킨은 한국 생활은 여러모로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 그곳에 갔을 때 뭔가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생활 수준이나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그들은 당시 이미 21세기가 아니라 22세기에 살고 있었다"며 한국의 높은 생활 수준에 놀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수단 내부 문화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안 좋은 쪽으로 더 충격적이었다. 야쉬킨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구단 내에선 지도자가 한국인 선수들을 직접 때리는 일이 벌어졌다. 외국인 선수들은 체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사진] 디나모 키이우 소셜 미디어.
[사진] 디나모 키이우 소셜 미디어.

그는 "코치들이 한국인 선수들만 때렸다"며 "우리는 제법 긴 거리를 달리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맨 앞에서 달리고 있었고, 18살짜리 어린 선수는 맨 뒤에서 뛰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선수 옆에서 체력 담당 코치가 함께 달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쉬킨은 "코치는 삽자루처럼 생긴 막대기로 그 선수의 등을 때렸다, 선수는 울면서도 계속 달렸다. 그렇게 무리의 중간까지 따라잡자 코치는 비로소 때리는 것을 멈췄다"고 덧붙였다.

특히 잊을 수 없는 사건은 따로 있었다. 야쉬킨은 "또 한 번은 원정 경기가 있었다. 난 다음 날 대학교 시험을 치르기 위해 키이우로 떠나야 했다. 우리는 전반전을 0-2로 뒤진 채 마쳤다. 중앙 수비수였던 우리 팀 주장이 두 골 모두 실수로 내줬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수의 대가는 충격적이었다. 야쉬킨은 "라커룸에 앉아 있는데 감독이 들어왔다. 그 감독은 평소에는 괜찮고 진지한 사람이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의 코치로 일했던 사람이었고, 당시 우리 팀의 감독을 맡고 있었다"며 "그런데 그가 주장에게 다가가더니 갑자기 얼굴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주장은 가만히 앉아서 맞았다. 얼굴을 가리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나마 경기는 야쉬킨이 후반전에 도움 2개를 올리면서 2-2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종료 후 감독이 야쉬킨에게 건넨 말도 상상을 초월했다. 야쉬킨은 "경기가 끝난 뒤 감독이 내게 다가와 '내일 시험 보러 떠나는 거지?'라고 물었다. 그렇다고 답하자 '그럼 꼭 돌아와'라고 했다"고 말했다.

[사진] 디나모 키이우 소셜 미디어.
[사진] 디나모 키이우 소셜 미디어.

이어 그는 "내가 되묻자 감독은 '그래. 우리는 한국인 선수들만 때린다. 외국인 선수들은 해당하지 않아'라고 말했다"며 "그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그 선수는 눈 주위가 멍투성이였다. 감독은 그를 교체하지 않았다. 그는 끝까지 경기를 뛰었고, 후반전에는 정말 훌륭하게 경기했다"고 덧붙였다.

야쉬킨은 한국 사회 특유의 지나치게 엄격한 서열 문화도 다시 떠올렸다. 그는 "그건 전통이고, 연장자에 대한 존중이다. 한국에서는 그런 문화가 거의 광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며 당시 한국 사회에 자리 잡고 있던 강한 위계질서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한 가지 일화도 공개했다. 한국에 도착한 직후 시차 적응을 위해 잠을 자고 있던 야쉬킨에게 팀 주장이 직접 찾아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야 한다고 했다는 것.

야쉬킨은 "나는 자겠다고 했는데 팀 주장이 내 방에 들어와서 '점심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는 '너는 나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선수야. 네가 오지 않으면 너보다 어린 선수들은 밥을 먹으러 갈 수 없어'라고 설명했다"며 "주장만이 나 없이 먼저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그런 규칙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아무리 22년 전 일이라지만, 지금 듣기에는 충격적인 증언이다. 야쉬킨은 한국의 높은 생활 수준에 감탄하면서도, 같은 팀에서 뛰었던 한국인 동료들이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폭행당했다고 고백했다. 한국 축구의 부끄러운 흑역사 중 하나인 셈이다.

/[email protected]

출처: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