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11월이 아니라 당장 대처해야 한다! 96라인 은퇴 '소동' 아닌 '대표팀 와해' 위기 막으려면 하루가 급하다

축구협회, 11월이 아니라 당장 대처해야 한다! 96라인 은퇴 '소동' 아닌 '대표팀 와해' 위기 막으려면 하루가 급하다

황인범(가운데). 서형권 기자10월 소집에서 은퇴 소동이 일단락됐다고 해서 11월 소집까지 기다려도 되는 게 아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단 하루라도 빨리 감독과 선수들 사이를 중재하지 않으면, 다음 소집기간이 되기 전까지 축구대표팀은 끝없는 폭풍에 휘말릴 수도 있다.9, 10월 통합 친선경기 기간은 황인범,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가운데). 서형권 기자
황인범(가운데). 서형권 기자

10월 소집에서 은퇴 소동이 일단락됐다고 해서 11월 소집까지 기다려도 되는 게 아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단 하루라도 빨리 감독과 선수들 사이를 중재하지 않으면, 다음 소집기간이 되기 전까지 축구대표팀은 끝없는 폭풍에 휘말릴 수도 있다.

9, 10월 통합 친선경기 기간은 황인범, 황희찬, 김민재 세 명의 은퇴 소동으로 마무리됐다. 대표팀의 리더십 붕괴 문제는 수년 전부터 시작돼 꾸준히 곪아 왔고, 많은 기자들이 이를 알고 있었으나 가시적인 사건이나 물증이 없거니와, 대표팀을 굳이 흔들지 않고 응원하는 차원에서 쉬쉬해 왔다. 그러다 이번 소집에서는 특정 선수가 아닌 팀 전체의 갈등 문제로 발전했고 다른 선수들을 통해 '96 라인'이 당장 은퇴할 것 같은 분위기가 됐다. 한 매체에서 이들이 당장 은퇴한다고 단독 기사를 냈다가 곧 '은퇴 의사 밝혔다'로 정정하면서 마치 하나의 해프닝처럼 넘어가는 듯 보인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서형권 기자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 서형권 기자

그러나 해프닝으로 끝났다고 볼 순 없다. 세 선수는 지난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과 만나 대화를 나눴고, 이후 황인범이 대표로 은퇴설을 부인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반면 황희찬과 김민재는 그런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황희찬은 이튿날 독일로 출국하면서 취재진의 인터뷰를 거부하다 "(은퇴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여러 대표 선수들의 중지를 모아 1996년생 세 명이 전달한 선수단 의견에서 딱히 받아들여진 게 없기 때문이다. 현 위원장은 그저 달래면서 은퇴 선언을 늦출 수 있었을 뿐, 뭔가 바꿀 수 있는 실권자가 아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부임하기 전부터 대표팀 전체에 퍼져 있는 불안한 분위기를 감지했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부담스러워 했다. 이들의 조치를 수용하는 게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라도 뭔가 수를 쓸 필요가 있었으나 어느 행동도 하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은 측근에게 "내 신분이 임시감독인데 대표팀에 큰 변화를 줄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문제를 알고 있지만 자신의 임기 3개월 동안에는 불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을 갖고 팀을 운영했는데 그의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김민재(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김민재(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은퇴 고민을 해 온 선수들이 아직까지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사건이 밖으로 불거진 뒤 아직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선수 측 대리인에게 문의해도 말을 아끼고 있다. 이들이 어떤 결론을 발표할 경우, 은퇴 여부와 더불어 큰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축구팬 중 일부는 '그럴거면 은퇴해'라고 말할 수 있지만 협회와 대표팀은 그렇게 나올 수 없다. 또한 현재 상황만으로도 온갖 정보가 쏟아져나오고 혼란이 이는데, 더 큰 혼란이 닥칠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 대표팀 내 문제에 대해 함구해 온 취재진이 지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어느 선을 넘으면 겉잡을 수 없이 많은 비하인드가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

11월 소집까지 손 놓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축구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여기서 관건은 빨라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의 잘못이고 누가 수습해야 하는지 따지는 데 시간을 쓰는 게 아니라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즉각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대표팀 해산 이틀 뒤 기준으로는 모레노 감독 측에서 움직임의 낌새조차 보이지 않았다.

출처: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