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샷은 안전·아이언은 높이 띄워서…유해란의 한·미 메이저 3승 비결[챔피언스클럽]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티샷은 안전하게, 아이언은 탄도 높여 정확하게.’유해란의 드라이버 티샷.(사진=KLPGA 제공)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2연승을 거둔 유해란의 코스 공략법이다. 무조건 드라이버로 멀리 보내기보다 홀 상황에 따라 우드나 하이브리드로 안전한 지점을 확보한 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티샷은 안전하게, 아이언은 탄도 높여 정확하게.’

유해란의 드라이버 티샷.(사진=KLPGA 제공)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2연승을 거둔 유해란의 코스 공략법이다. 무조건 드라이버로 멀리 보내기보다 홀 상황에 따라 우드나 하이브리드로 안전한 지점을 확보한 뒤 높은 탄도의 아이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한다. 티잉 구역에서부터 다음 샷까지 계산해 위험을 관리하는 유해란만의 코스 매니지먼트다.
이 전략을 앞세운 유해란은 지난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정교한 아이언 샷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한 달 뒤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도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앞세워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 2연승을 완성했다.
유해란의 샷 능력은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브 거리 약 248m로 28위, 드라이브 샷 정확도 73.24%로 25위에 올라 있다. 거리와 정확도를 종합한 토털 드라이빙에서는 2위다.
아이언 샷은 투어 최정상급이다. 그린 적중률 79.0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지노 티띠꾼(태국·76.10%)과도 상당한 격차가 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1년과 2002년 작성한 79.74%, 고진영이 2019년 기록한 79.56%와 역대 최고 수준의 기록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 유해란은 올 시즌 볼 스트라이킹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릴 만큼 샷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강점은 지난 4일 경기 여주시의 블루헤런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유해란은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로 정상에 올라 2022년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이후 4년 5개월 만에 KLPGA 투어 통산 6승을 달성했다. 국내 메이저 대회 우승은 처음이다. 올 시즌 LPGA 투어 메이저 2승에 이어 한국에서도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시즌 3승을 모두 메이저 대회에서만 수확했다.
무엇보다 샷이 돋보였다. 유해란은 4라운드 동안 티샷 이득타수 4.68타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아이언과 웨지 샷의 정확도를 보여주는 어프로치 이득타수에서도 3.06타로 1위였다. 총 15개의 버디를 잡아 이 부문 공동 3위에 올랐고, 큰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까다로운 코스를 버텼다. 공동 2위 김민주와 김민솔(이븐파 288타)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하며 완승을 거뒀다.

유해란의 아이언 샷.(사진=KLPGA 제공)
유해란은 티샷에서 테일러메이드 Qi4D LS 드라이버(9도)와 Qi4D 투어 페어웨이 우드(13.5도), Qi4D 하이브리드(19도)를 상황에 따라 활용했다. 유해란은 드라이버를 사용해야 할 홀에서는 충분히 거리를 확보하고, 위험 요소가 큰 홀에서는 우드나 하이브리드로 끊어 다음 샷을 하기 좋은 위치를 선점했다.
유해란은 “아이언을 높게 띄우고 세울 수 있기 때문에 티샷에서 무리하게 드라이버를 잡지 않고 우드나 유틸리티로 끊어간 뒤 롱 라이언으로 정확하게 공략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단단한 블루헤런 그린에서는 유해란 특유의 높은 탄도가 강력한 무기가 됐다. 대회 기간 블루헤런CC의 그린 스피드는 3.85스팀프미터에 달했고 선수들이 체감하기에는 4스팀프미터 이상으로 느껴질 만큼 빨랐다. 빠르기뿐 아니라 그린도 상당히 단단했다. 이런 그린에서는 낮은 탄도의 샷이 떨어질 경우 공이 크게 튀거나 많이 굴러 핀 주변에 세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원래 공을 높게 띄우고 볼에 힘을 싣는 유해란에게는 오히려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는 조건이 됐다. 원하는 콘택트와 높은 탄도가 나오면 단단한 그린에서도 공이 지나치게 튀거나 굴러가는 것을 줄이고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유해란은 4번 아이언으로 테일러메이드 P770를 사용하고, 5번부터 피칭웨지까지는 P7MC를 구성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탄도가 높은 편이었다. 드라이버는 너무 높게 뜨는 점이 단점이라 탄도를 낮추는 연습을 했고 그 과정에서 거리도 늘었다”며 “반면 아이언은 원하는 거리를 정확하게 보내는 클럽이기 때문에 높은 탄도를 굳이 바꾸지 않고 장점으로 살렸다. 이번 대회에서도 단단한 그린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사용해온 장비에 대한 신뢰도 비결 중 하나다. 그는 “테일러메이드와 오래 함께했는데 특히 올해 사용 중인 Qi4D 드라이버가 정말 잘 맞는다. P시리즈 아이언도 오래 사용하면서 신뢰가 더욱 커졌다”며 “미국에는 좁은 코스, 그린이 작은 코스가 많은 데도 샷 지표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 장비의 도움도 큰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린 주변에서는 테일러메이드 밀드 그라인드 4 웨지를 48·54·58도로 구성한다. 퍼터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퍼트 난조를 겪은 뒤 2라운드에서 바꿔 들고 나왔던 타이틀리스트 팬텀 11R OC를 사용했다. 유해란은 이 퍼터로 올해 메이저 3승를 모두 함께 했다.

유해란의 우승 클럽.(사진=KLPGA 제공)
출처: 이데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