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미련 없을 줄 알았는데…'99번 왼손투수' 다시 대전에 떴다 "여기 오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나"

마운드 미련 없을 줄 알았는데…'99번 왼손투수' 다시 대전에 떴다 "여기 오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나"

▲ 대전 윤정현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대전, 신원철 기자] 등번호 99번 왼손투수가 대전 마운드에 다시 섰다. 류현진(한화)을 동경해 99번을 달았던 '전 키움' 윤정현이 동호인 야구 최강을 가리는 자리에서 2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윤정현은 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야구 스포...

▲ 대전 윤정현 ⓒ곽혜미 기자
▲ 대전 윤정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신원철 기자] 등번호 99번 왼손투수가 대전 마운드에 다시 섰다. 류현진(한화)을 동경해 99번을 달았던 '전 키움' 윤정현이 동호인 야구 최강을 가리는 자리에서 2이닝 무실점 투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윤정현은 1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야구 스포츠클럽디비전(승강제리그) D3' 부산과 4강전에서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와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해 선행 주자는 들여보냈지만 추가 실점은 막아냈다. 5회는 삼자범퇴로 끝냈다. 대전은 윤정현의 2이닝 무실점에 김성한의 2이닝 무실점을 더해 부산을 5-2로 꺾었다.

윤정현은 청주 출신으로 세광중과 세광고를 거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이후 2019년 드래프트에서 넥센(현 키움)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아 KBO리그에 발을 내디뎠고, 2024년까지 1군 52경기에 등판했다. 2022년 1군 데뷔 4년 만에 첫 승리를 구원승으로 따냈으나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채 1승으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은퇴 후 마운드에 서는 것 자체가 오랜만의 일이었다. 윤정현은 경기 후 "오랜만에 던져서 너무 좋다. 은퇴한 지 3년째가 됐는데 이런 기회가 생겨서 기억에 남는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작년에도 한 번 던졌는데 그때는 우리가 졌다. 오늘은 4강에서 이겨서 결승까지 갔으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슨장을 하고 있어서 아이들 가르쳐 주면서 조금씩 공을 던졌다. 강서구 쪽에서 하고 있다. 신재영 김지수 허정협 코치님이랑 넷이 한다"고 얘기했다.

따로 사회인 야구를 취미삼아 하지는 않는다고. 윤정현은 "두 번 방출당했다. 미국(볼티모어)에서 한 번, 한국에서도 한 번(키움). 그래서 후회는 없었다. 미국 무대도 가봤고 한국에서도 뛰어봤으니 미래를 생각하고 가야했다. 운동은 접어두고 아이들 가르치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투수 윤정현'과 멀리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 대전 ⓒ곽혜미 기자
▲ 대전 ⓒ곽혜미 기자

오랜만에 선 마운드, 결승 진출이 걸린 경기라는 무게. 동호인 야구라도 평소와 또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윤정현은 "긴장을 많이 했는데 한 타자 잡고 나서 긴장감이 조금 풀렸다. 그 다음 이닝도 잘 막을 수 있었다. 감독님(한화 출신 김성호)이 나를 잘 안 믿는다. 오래 쉬어서. 이번에 좀 잘 던져서 조금은 믿기 시작한 것 같다"며 웃었다.

대전에서는 선발로 승리를 눈 앞에 두고도 5이닝을 못 채운 아쉬운 기억이 있다. 지난 2020년 9월 3일 경기다. 윤정현은 4회까지 실점하지 않다가 5회 실책으로 주자를 들여보낸 뒤 4⅓이닝 만에 4실점(2자책점)하며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김태훈(현 삼성)이 5회 남은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고 구원승을 올렸다.

윤정현은 "그런데 여기(대전)에서도 1승을 못 했다"며 "다시 마운드에 서 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또 고향이기도 해서 그때 느낌이 조금씩 되살아났다"고 돌아봤다.

대전은 이제 이마트 노브랜드배 챔피언십에서 경기도와 '동호인 최강'을 놓고 겨룬다. 경기도는 엔트리 29명 가운데 22명이 프로 경력을 지닌 두꺼운 선수층에 2024년과 2025년 시도대항 야구대회(디비전3 리그로 변경)에서 우승한 강팀이다. 윤정현은 "감독님이 믿어주시면 나가겠다. 준비는 돼 있다. 한 구씩 열심히 던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 대전 ⓒ곽혜미 기자
▲ 대전 ⓒ곽혜미 기자

출처: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