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보다 위대한 선수 없다”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 모레노의 ‘의미심장한’ 두 가지 발언

“팀보다 위대한 선수 없다” “내부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 모레노의 ‘의미심장한’ 두 가지 발언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 평가전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용인 | 연합뉴스[스포츠경향 윤은용 기자] 대표팀에 문제가 있다면 말해야 한다. 핵심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다만 그 불만을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 평가전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용인 | 연합뉴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 평가전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용인 | 연합뉴스

[스포츠경향 윤은용 기자] 대표팀에 문제가 있다면 말해야 한다. 핵심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다만 그 불만을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포르투), 황희찬(샬케04) 등 이른바 3명의 ‘96라인’ 선수들의 은퇴설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선수와 대한축구협회 모두 일단 은퇴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세 선수가 정말 태극마크를 내려놓으려 했느냐만큼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대표팀을 둘러싼 불만이 있었다면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과연 적절했느냐다.

김민재.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민재.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런 점에서 6일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꺼낸 두 가지 ‘의미심장한’ 발언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누구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문제가 생기면 얼굴을 보고 얘기해야 한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내부에서 해결한다”였다.

특정 선수를 지목하지는 않았다. 은퇴설이 불거질 것을 알고 한 말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대표팀 안팎에서 벌어진 일들을 돌아보면 그냥 흘려듣기에는 의미심장하다.

은퇴설이 나돈 이날, 김민재와 황인범, 황희찬은 현영민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자정이 넘어서야 이 면담이 끝이 났다. 현 위원장은 “선수들이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을 많이 얘기했다”며 “저번에도 한 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은퇴와 관련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은퇴설의 진위와 별개로, 세 선수가 대표팀 생활 과정에서 적지 않은 고충을 느꼈다는 사실은 드러난 셈이다.

황인범. 경향신문 DB
황인범. 경향신문 DB

선수들이 문제의식을 갖는 것 자체를 탓하기는 어렵다. 이미 카타르 월드컵 때부터 대표팀 운영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주장인 손흥민(LAFC)과의 불화설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며, 경기력과 지원 체계 등에도 답답함을 느꼈다면 이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문제는 방식이다. 대표팀에는 엄연히 감독이 있다. 임시 감독이라 해도 선수단 운영과 전술, 내부 문제를 책임지는 사령탑이다. 불만이 있었다면 먼저 감독과 직접 문제를 풀려는 과정이 필요했다. 모레노 감독의 발언도 이와 연관지을 수 있다. 셋 모두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들이다. 그래도 내부의 원칙과 지휘 체계까지 건너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지난 2일 베네수엘라전이 끝난 뒤 황인범이 ‘임시 감독’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적잖은 비판이 제기됐다. 선수가 ‘임시’라는 표현을 감독에게 쓴다는 것은, 생각하기 따라 선수들이 감독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에 충분했다. 황인범은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이를 두고 경솔한 발언이었다며 사과했다.

문제가 있다면 두루뭉술하지 않고 확실하게 말해야 한다. 이후 일어날 일은 그 다음에 생각할 문제다. 세 선수는 이제 대표팀에서 후배들이 바라보는 위치에 서 있다. 플레이만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대표팀에서 어려움이 생겼을 때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풀어가며, 어떤 태도로 팀을 대하는지도 후배들은 지켜본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기준은 경기장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황희찬. 경향신문DB
황희찬. 경향신문DB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