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골프를 안 놓는 게 아니라 골프가 저를 안 놔줘요…LPGA 메이저 우승도 여전한 목표”

“제가 골프를 안 놓는 게 아니라 골프가 저를 안 놔줘요…LPGA 메이저 우승도 여전한 목표”

지난해 4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에 출전한 신지애가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 제공=KLPGA신지애(38)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30승을 올린 직후 그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달린 수많은 축하 댓글을 살펴보면 한글과 일본어 축하가 대략 반반이다. 한국의 후배 골퍼들뿐 아니라 일본 골퍼들도 진...

지난해 4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에 출전한 신지애가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지난해 4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에 출전한 신지애가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신지애(38)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통산 30승을 올린 직후 그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달린 수많은 축하 댓글을 살펴보면 한글과 일본어 축하가 대략 반반이다. 한국의 후배 골퍼들뿐 아니라 일본 골퍼들도 진심을 담아 존경의 뜻을 표했다.

일본 무대를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2014년부터 약 12년 동안 무려 30승. JLPGA 투어 외국인 최초로 영구시드 자격을 충족하고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석권)을 달성하며 ‘지존’ 별명을 다시 한 번 빛낸 신지애는 “우승을 다시 습관으로 만들려면 뭘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지금까지 이룬 것보다 앞으로 이룰 것에 더 눈길을 줬다.

신지애는 4일 일본여자오픈 우승으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0승을 달성했다. 2006년 국내 투어 ‘루키 전관왕’, 2009년 미국 진출 첫해 상금왕에 이듬해 아시아 최초의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등극 등 숱한 대기록을 남긴 레전드이면서 여전한 현역 강자임을 입증한 것이다.

신지애는 7일 서울경제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우승으로 여러 기록이 한꺼번에 세워진 것도 좋지만 오랜만에 저 스스로를 잘 끌고 가서 만들어낸 우승의 느낌이 강했다. ‘해냈다’라는 느낌보다 ‘아, 이래서 내가 계속 열심히 해왔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산을 넘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우승 후 눈물을 보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눈물 속에는 새로운 다짐도 들어 있었다. 신지애는 “솔직히 올해가 가기 전에 1승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뚜렷해졌다”며 “예전에 (전성기 때) 느꼈던 게 ‘우승은 습관’이라는 거였는데 이번에 어렵게 하나를 만들고 나니 우승을 다시 습관 삼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의욕을 보였다.

프로 대회 통산 68승의 신지애는 69승, 그리고 70승을 향해 당장 다음 주 대회부터 다시 골프화 끈을 조인다. 종종 나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도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그는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는 것 같다. LPGA 메이저에서 다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도 당연히 품고 있다”고 했다.

신지애가 4일 메이저 대회 일본여자오픈 우승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JLPGA X 캡처
신지애가 4일 메이저 대회 일본여자오픈 우승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JLPGA X 캡처
일본여자오픈 우승으로 통산 30승을 채우며 감격해하는 신지애. JLPGA X 캡처
일본여자오픈 우승으로 통산 30승을 채우며 감격해하는 신지애. JLPGA X 캡처

신지애는 범접하기 힘든 업적을 가졌으면서도 후배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고진영, 이정은, 임희정, 윤이나 등이 롤모델인 신지애와의 대화 또는 훈련을 통해 좋은 영향을 받고 실제로 성적도 냈다. 일본에도 신지애를 따르는 선수가 많다. 이번에 신지애와 연장 승부를 펼친 메이저 AIG 여자오픈 우승자 구와키 시호가 이번 대회 기간 “저 역시 신지애 선수의 30승 달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을 정도다.

요즘 후배들이 대선배에게 구하는 조언은 어떤 것일까. 신지애는 “시즌 중에 어떻게 하면 좋은 흐름일 이어가고 나쁜 흐름을 끊을 수 있는지 물어보더라. 그에 대한 제 대답은 대회 하나하나의 매듭을 잘 지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골프 말고도 다 그렇잖아요. 잘 못해도 다음이 있다면 매듭을 잘 짓고 넘어가야죠.”

1988년생인 신지애는 조만간 마흔이 된다. 20대 때 생각한 마흔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신지애는 “20대 초반이었을 거다. 미국 뛰는 선배님들이 그러더라. ‘얘는 좀 무서울 것 같아. 마흔에도 똑같을 것 같아’라고. 그때는 그저 ‘하하’하고 넘겼는데 이제 정말 마흔”이라며 웃었다.

지난해 4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에 출전한 신지애가 드라이버 샷 후 페어웨이로 향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지난해 4월 두산건설 We’ve 챔피언십에 출전한 신지애가 드라이버 샷 후 페어웨이로 향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20년 넘게 신지애를 계속 가슴 뛰게 하는 게 대체 뭐냐고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골프 자체인 것 같습니다. 완벽이 없는 운동이니 최상을 위해 계속 노력하게 하잖아요. 제가 골프를 안 놓는 게 아니라 골프가 저를 안 놔주는 것 같아요.”

출처: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