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대표팀서 사라져라 욕먹지만…" 이강인 위로에 왈칵 쏟아진 황인범의 처절한 속앓이
황인범이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이 끝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 ⓒ 뉴스1 김도용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캡틴 손흥민이 48년 묵은 대기록을 갈아치운 환희의 밤, 정작 상암벌의 공기는 살얼음판처럼 차가웠다.' 한국 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어야 할 1996년생 동...

[파이낸셜뉴스] '캡틴 손흥민이 48년 묵은 대기록을 갈아치운 환희의 밤, 정작 상암벌의 공기는 살얼음판처럼 차가웠다.'
한국 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어야 할 1996년생 동갑내기 트로이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황희찬(샬케)·황인범(FC포르투)의 '국가대표 동반 은퇴설'이라는 초대형 루머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대표팀의 현주소에 환멸을 느낀 핵심 자원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하려 한다는 소문은 2-0 승리의 기쁨마저 덮어버리기에 충분했다.
루머의 발단은 이랬다. 최근 4연전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수비수만 불쌍하다"(김민재), "도와줄 어른이 없다"(황인범)는 뼈 있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던 이들이, 우즈베키스탄전 직후 침통한 표정으로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 취재진의 끈질긴 기다림 끝에 마이크 앞에 선 이는 '중원 사령관' 황인범이었다. 그는 단도직입적인 은퇴설 질문에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그동안 국가대표 에이스로서 겪어야 했던 속앓이의 흔적이었다.

황인범은 먼저 사진을 찍으며 눈물을 흘렸다는 소문을 부인했다. 하지만 지난 베네수엘라전 직후 쏟아냈던 눈물과 '임시 감독'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어차피 나갈 감독이라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뜻이 절대 아니었다"며 "오랜 기간 우승하지 못한 아시안컵을 앞두고 감독님이 계속 가실지, 또 바뀔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 자체가 잘못됐다는 뜻이었는데 내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팀원들과 코치진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해명했다. 축구협회의 땜질식 처방에 대한 답답함이 오해를 낳았음을 인정하고 쿨하게 사과한 것이다.
팬들의 도 넘은 비난에 대한 상처도 털어놨다.
황인범은 "한 경기 한 경기 평가가 극과 극이다. 어느 날은 '진짜 필요한 선수'라고 듣지만, 어떤 날은 '이제 (대표팀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엄청나게 받는다"며 무기력함을 고백했다.

이어 "고참급이 되다 보니 '이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은퇴한 선배들을 보며 선수 생활을 잘 내려놓는 게 현명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막내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형, 고생했는데 왜 그러냐"며 다독이자 눈물이 많아졌다며 씁쓸하게 웃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협회 관계자는 "은퇴설은 사실무근이며 명백한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진실 게임의 하이라이트는 자정을 넘긴 시각에 펼쳐졌다. 황인범, 김민재, 황희찬 세 선수가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과 라커룸에서 심야 비밀 면담을 진행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7일 0시 5분경, 굳은 얼굴로 면담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빠져나온 김민재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뒤이어 나온 황희찬 역시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진실의 문을 연 것은 다시 한번 황인범이었다. 끈질기게 은퇴 여부를 묻는 취재진을 향해 그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아니, 아니요."
확고한 부인이었다. 흔들리는 멘탈, 쏟아지는 비난, 그리고 방향을 잃은 대표팀 시스템에 대한 깊은 회의감 속에서도, 이 96년생 황금세대 트로이카는 끝내 가슴의 태극마크를 내려놓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이 다음 소집 때 부른다면 응하겠냐는 질문에 "그건 감독님이 선택하실 문제"라고 답한 황인범.
비바람이 몰아쳤던 모레노호 1기의 4연전은, 역대 최고 공격수의 대기록과 핵심 미드필더의 핏발 선 고백이라는 한국 축구의 가장 극명한 명암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