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호 출범, 그리고 A매치를 치르며 나타난 숙제…대표팀의 ‘다음 세대’는?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스포츠경향 윤은용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출발에 나선 가운데 당장의 경기력 못지않게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가 선명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대표팀을 지탱해 온 주축들의 뒤를 이을 ‘다음 세대’를 찾는 일이다.현재 대표팀의 중심은...

[스포츠경향 윤은용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출발에 나선 가운데 당장의 경기력 못지않게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숙제가 선명해지고 있다. 오랫동안 대표팀을 지탱해 온 주축들의 뒤를 이을 ‘다음 세대’를 찾는 일이다.
현재 대표팀의 중심은 여전히 익숙한 얼굴들이다. 주장 손흥민(LAFC)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포르투), 이재성(마인츠) 등은 수년간 대표팀의 뼈대를 이뤘다. 황희찬(샬케04)을 포함하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전후해 대표팀의 중심으로 올라선 선수들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은 2022 카타르 월드컵과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거치며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이끌었다.
이제는 그다음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2030년 월드컵이 열릴 때 손흥민과 이재성은 30대 후반이 되고, 김민재와 황인범도 30대 중반에 접어든다. 당장 이들을 밀어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앞으로 4년 동안 대표팀의 무게 중심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을 선수들을 준비하지 못한다면 세대교체 과정에서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그나마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다음 세대’의 확실한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2001년생 이강인은 아직 20대 중반임에도 A매치 경험을 충분히 쌓았고 대표팀 공격 전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2030년에도 전성기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대표팀의 중심축이 될 선수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문제는 이강인과 함께 다음 세대를 이끌 또 다른 핵심 자원들이 아직 뚜렷하게 자리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모레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여러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공격에서는 오현규(베식타시)가 손흥민과 투톱으로 꾸준히 시험을 받았고, 김민수(레인저스)도 제한된 출전시간 속에서 과감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원에서는 김봉수(대전)가 기회를 얻었다. 특히 황인범이 빠졌을 때 대표팀의 경기 운영이 크게 흔들리면서 기존 핵심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비에서는 이한범(클럽 브뤼헤)과 이태석(FK 오스트리아 빈) 등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기존 수비진이 여전히 버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다만 새 얼굴들이 가능성을 보여준 것과 대표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짧은 출전시간에 인상적인 장면을 만드는 것을 넘어 강팀을 상대로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기존 주전들의 출전시간을 실제로 위협할 정도의 경쟁력도 필요하다.
모레노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이 길지는 않다. 임시 사령탑인 만큼 당장의 결과가 중요하다. 그래도 동시에 새로운 얼굴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험하고 대표팀의 미래 자원으로 연결하느냐 역시 그가 남길 수 있는 중요한 과제다.
세대교체는 어느 날 갑자기 주전 절반을 바꾸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기존 선수들과 경쟁하며 출전시간을 늘리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대표팀의 무게 중심을 넘겨받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강인이라는 확실한 축이 있는 상황에서, 그와 함께 2030년을 바라볼 선수들이 더 많이 나와줘야 한다.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