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사라질 잠실, 야구장 오자마자 눈물 날 뻔" 'LG 왕조'의 출발, 돌아온 '잠실예수' 여운과 꿈 "LG가 코치제안한다면, 그건…"
2년 만에 잠실구장에 돌아온 케이시 켈리와 주니어.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email protected][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KBO리그 LG 트윈스의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케이시 켈리가 본인의 생일인 10월 4일, 정든 잠실야구장으로 돌아왔다. 팀을 떠난 지 약 2년 만에 시구자로...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KBO리그 LG 트윈스의 역대 최고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케이시 켈리가 본인의 생일인 10월 4일, 정든 잠실야구장으로 돌아왔다.
팀을 떠난 지 약 2년 만에 시구자로 마운드에 서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켈리는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렀던 집처럼 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019년 LG에 입단한 켈리는 6시즌 동안 KBO 통산 163경기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구단 역대 최다승 외국인 투수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2023년 팀의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이끄는 등 LG 전성기의 출발이자 완성을 이끈 핵심투수로 활약했다.

오랜만에 잠실에 들어선 켈리는 울컥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야구장에 도착하자마자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나려 했다. 2019년 첫 시즌의 감정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 "서울이라는 도시가 내게 주는 의미는 정말 크다.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선수 시절보다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으로 등장한 켈리는 근황도 털어놓았다. "선수 때는 시즌 30경기를 소화하기 위한 체중과 근육량이 필요해 체중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경기를 뛰지 않아 웨이트 방식을 바꾸고 체중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현역 은퇴를 공식 선언하진 않았지만, 현재는 신시내티 레즈 교육리그에서 인턴 코치로 참가하며 '지도자로서의 다음 커리어'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만약 향후 LG 트윈스에서 지도자 제안이 온다면 응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켈리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꿈이 이루어지는 것(Dream come true)일 것이다. 항상 열려있다(Open to coaching here). 시점이 언제일지, 가족들의 나이도 고려해야겠지만, LG에서 코치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스럽고 꿈을 이룬 기분일 것"이라며 친정팀에 대한 진심어린 깊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LG 염경엽 감독이 그를 두고 'LG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라 평가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감독님은 오랜 커리어와 야구를 보는 탁월한 식견을 가진 분이다. 그런 분에게 들은 극찬이라 기분이 정말 좋다. 처음부터 최고 외국인 투수를 목표로 했던 건 아니지만, 한 해 한 해 업적을 쌓아올린 결과라 기쁘다"고 진심으로 감사해 했다.
미국 도전을 마치고 KBO로 복귀한 옛 동료 고우석에 대해서도 따뜻한 메시지를 건넸다.
"아버지가 트리플A 감독으로 계셔서 고우석의 소식을 계속 업그레이드 받으며 지켜봤다. 외국인으로서 힘든 일인데 미국 무대에 도전하고 끝내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이뤄낸 우석이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자녀 교육관에 대한 질문에는 "아이들이 인생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냈기에 다른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고 잘 이해하라고 항상 강조한다. 사람 됨됨이와 예의를 갖추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본인들이 원한다면 피아니스트든 골퍼든 지원해 줄 것이고, 야구를 하고 싶다면 당연히 시킬 생각"이라고 미소 지었다.
2020년대 최강 명문구단으로 발돋움 한 신(新) LG 트윈스의 첫 걸음에 켈리가 있었다. 지난 2019년 켈리 합류와 차명석 단장 부임 이후 LG는 2026년까지 '10개 구단 체제 최초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KBO 리그 역대 4번째 기록이자, 10개 구단 체제 개막 이후에는 최초로 작성된 이정표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준비를 하는 추억의 잠실야구장에 대해서는 "깊은 역사를 가진 이곳에서 멋진 경기를 함께할 수 있어 좋은 기억이 많았다. 없어진다니 슬프지만, 새 야구장을 갖는 것은 새로운 출발의 기회다. LG는 최고의 야구장을 가질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순위 경쟁에 한창인 옛 동료들과 팬들에게 응원의 말을 잊지 않았다.
"시즌 막바지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다. 하지만 지난 8년간 포스트시즌을 치러온 선수들이기에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원하는 목표를 충분히 해낼 것이라 믿는다. 수년간 저와 가족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준 서울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뜨겁게 응원했다.

이날 승리 기원 시구 후 가족과 함께 관중석에서 KIA전을 지켜본 켈리는 1회 시타를 해준 오스틴의 선제 투런포가 터지자 팔을 흔들며 격하게 환호했다.
뼛 속까지 트윈스 맨 케이시 켈리.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그가 향후 한국팬들과 어떤 아름다운 여정을 이어갈지, 귀하고 소중한 인연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반가운 가을 하루였다.
출처: 스포츠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