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이 부족합니다” 일본에서 걸려온 전화…신지애 ‘68승’을 다시 찾았다

“1승이 부족합니다” 일본에서 걸려온 전화…신지애 ‘68승’을 다시 찾았다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4일 오전, 일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신지애가 일본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던 때였다.“혹시 신지애 선수의 우승 기록을 정리한 자료가 있을까요? 지금까지 프로 대회 통산 67승을 달성했는데, 아무리 확인해봐도 1개가 부족해요.”신지애가 4일 일본에서 열린 J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4일 오전, 일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신지애가 일본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던 때였다.

“혹시 신지애 선수의 우승 기록을 정리한 자료가 있을까요? 지금까지 프로 대회 통산 67승을 달성했는데, 아무리 확인해봐도 1개가 부족해요.”

신지애가 4일 일본에서 열린 J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일본여자오픈을 제패하며 사상 최초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뒤 팬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사진=신지애 매니지먼트)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신지애가 이날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통산 몇 승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본 현지에서도 기록을 하나씩 맞춰보고 있었는데, 숫자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시작부터 꼬였던 신지애의 우승 숫자

전화를 받고 급하게 예전에 작성했던 기사를 찾았다. 신지애가 지금까지 어느 대회에서 우승했는지, 당시 몇 승째였는지 하나씩 다시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지애의 우승 기록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신지애의 통산 우승 기록을 한 곳에서 정리해 놓은 공식 자료는 어디에도 없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투어 등 각 투어가 자체적으로 우승 기록을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대회별 우승 기록을 하나씩 찾아 대조하는 수밖에 없었다.

신지애는 2005년 9월 KLPGA 투어 SK엔크린 인비테이셔널에서 고등학생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했다. 프로 데뷔는 이듬해인 2006년이었다.

이 우승은 실제 KLPGA 투어 대회에서 거둔 우승이지만 당시 아마추어 신분이었기 때문에 KLPGA 투어 공식 프로 우승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신지애는 프로 데뷔 후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고, 2010년 KLPGA 챔피언십까지 KLPGA 투어 공식 우승 20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실제 KLPGA 투어 대회에서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는 아마추어 시절 우승까지 포함해 21개였다.

공식 기록과 실제 대회 우승 횟수가 처음부터 1개 달랐던 셈이다.

이 차이는 신지애의 통산 우승을 계산할 때 계속 따라다녔다.

2020년 토토 재팬 클래식 우승 당시에도 혼선이 생겼다. 신지애는 이 대회에서 60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KLPGA 공식 기록에서 아마추어 시절 우승을 제외하면서 공식 집계로는 1승이 빠져 있어 59승으로 집계했다. 실제로 들어 올린 트로피와 각 투어가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승수가 달랐던 것이다.

여기에 신지애가 세계 각국을 누비면서 계산은 더 복잡해졌다. 공동 주관 대회 때문이다.

신지애는 KLPGA 투어를 시작으로 LPGA 투어, JLPGA 투어,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투어, 아시아 무대 등을 오가며 우승했다. 그 과정에서 두 개 이상의 투어가 공동 주관한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정상에 올랐다.

문제는 하나의 대회에서 우승했는데도 각 투어에서는 각각 1승으로 집계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브리티시 여자오픈, 미즈노 클래식, 에비앙 마스터스,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 캔버라 클래식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들어 올린 트로피는 하나지만 투어별 공식 기록에서는 두 개 이상의 우승으로 잡힌다. 이런 대회가 7개다. 신지애의 투어별 우승 기록을 단순하게 더하면 실제 우승 횟수보다 숫자가 많아지는 이유다.

이번에 우승 기록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이 부분을 하나씩 들여다봤다. 중복되는 승수를 구분한 뒤에 우승 숫자가 맞춰졌다.

빠진 1승은 아시아레투어에서 기록한 우승이었다. 그렇게 다시 기록을 확인한 결과, KLPGA 21승, LPGA 11승, JLPGA 29승(비회원 1승 포함 30승), 유럽 및 아시아 5승으로 67승이었다.

신지애가 비를 맞으며 경기하고 있다. (사진=신지애 매니지먼트)

60승 이후에도 멈추지 않은 신지애의 우승 행진

신지애는 60승에 성공한 뒤 “60승은 61승을 위한 우승이었다”며 다음 목표를 바라봤고, 실제로 곧바로 승수를 추가했다.

2021년 니치레이디 레이디스와 다이토겐타쿠 레이디스에서 우승했고, 2023년에는 호주 빅토리아오픈과 일본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어스 몬다민컵에서 차례로 정상에 올랐다.

2024년에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2025년 5월에는 JLPGA 투어 메이저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을 제패했다.

그리고 4일 일본여자오픈에서 다시 우승 경쟁에 나섰다.

신지애는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 구와키 시호에게 한때 3타까지 뒤졌지만 13번홀부터 추격을 시작했다. 13번홀 약 15m 거리에서 버디를 잡은 데 이어 14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17번홀에서 다시 한 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8번홀을 파로 마치면서 구와키와 11언더파로 동률을 이뤘다.

연장에 들어간 신지애는 3차전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통산 68번째 우승이었다.

동시에 JLPGA 투어에서는 공식 30승을 달성했다. 역대 7번째 영구시드권을 확보했고, 외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다.

JLPGA 투어 사상 최초의 기록도 완성했다.

신지애는 살롱파스컵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JLPGA 챔피언십, 투어 챔피언십 리코컵에 이어 이번 일본여자오픈까지 제패하며 JLPGA 투어 4대 메이저를 모두 우승한 첫 선수가 됐다.

우승 뒤 신지애는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일본여자오픈에서만 준우승을 세 번 했고, 그만큼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런데 마지막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게 가장 기뻤고, 아직 역사의 첫 페이지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혼자서 이룬 기록이 아니다”라고 팬과 도움을 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제 신지애는 통산 70승까지 2승을 남겨뒀다.

출처: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