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2·銀1·銅2…한국e스포츠협회는 어떻게 나고야 AG를 준비했나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이 2일(현지시간)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대만을 꺾고 금메달을 땄다. 시상대 위에 서서 금메달과 함께 포즈를 취한 대표팀. 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예전에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환경이) 굉장히 열악했다...

“예전에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환경이) 굉장히 열악했다. 항저우 대회 때도 연습 환경이 완전히 준비되진 않아서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이번에는 베이스캠프도 준비돼 다른 국가들보다 우리가 더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페이커’ 이상혁은 2일 대표팀이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결승전에서 대만을 3대 0으로 이겨 금메달을 따낸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한국e스포츠협회의 지원과 관련해 이처럼 말했다.
e스포츠는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효자 종목’이다. 한국은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의 e스포츠 경기장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선수들의 ‘맨 파워’가 메달 수확의 첫 번째 동력이었지만, 한국e스포츠협회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을 물심양면 지원했다.
우선 협회는 지난 항저우 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대회 경기장 인근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했다. 4개 종목에 15명을 파견했던 항저우 대회 당시에는 경기장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5성 호텔 한 층을 통째로 빌려 연습실로 썼다. 이번에는 9개 종목, 36명을 파견해 선수단 규모가 배 이상으로 늘어난 만큼 베이스캠프를 2개 뒀다. 나고야 시내에 큰 평수의 베이스캠프 A를, 경기장과 가까운 도코나메 시내에 작은 베이스캠프 B를 설치해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들러 실전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왔다.

경기를 앞둔 종목의 선수들은 베이스캠프 B에서 최종 훈련을 진행했다. 베이스캠프 B는 도코나메 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이 캠프를 마지막으로 이용한 건 LoL 선수단이다. 협회는 경기가 열리는 종목마다 그 특성에 맞춰 통상적인 프로게임단 연습실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현지 업체와 계약을 맺어 선수들이 숙소에서 베이스캠프, 베이스캠프에서 경기장을 오갈 때마다 차량을 호출해 이동 시 효율성을 높였다. 도핑 검사에 걸릴 위험이 없는 음식 중 한국인 입맛에 어울리는 햇반, 참치 통조림, 컵라면 등을 공수하거나 조달해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도 도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조직위가 새로 선수촌을 건설하지 않고 기존의 호텔이나 개조 콘테이너, 대형 크루즈선 등을 선수들의 숙소로 썼다. e스포츠 대표팀 선수들은 대회 경기장 인근의 호텔을 숙소로 배정받았다. 팬이나 관람객들과의 거리가 예상 이상으로 가까워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생기자 협회는 조직위에 보안 요원 파견을 요청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도 했다.
협회는 베이스캠프를 단순히 게임 할 수 있는 장소로만 쓰지 않았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만 앉아서 훈련하고 경기하는 e스포츠 선수들은 만성적인 등·허리·목·손목 통증에 시달린다. 그런 선수들의 신체 능력 회복 및 컨디션 조절을 돕기 위해 협회는 물리치료사도 대표팀의 구성원으로 포함했다.
대전 격투에서 금메달을 딴 이광노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는 동안 가장 고마웠던 존재로 e스포츠 국가대표팀의 전담 물리치료사 3인을 꼽았다. 이광노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나이가 최고령이다 보니 합숙 훈련이 힘들었다”고 웃으면서 “물리치료를 받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상혁 역시 이번 대회에서 가장 고마웠던 인물로 물리치료사를 지목했다.

협회는 대표팀이 아이치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부터,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대회를 준비했다. 협회는 대전 격투와 ‘e풋볼’ ‘포켓몬 유나이트’처럼 국내 e스포츠 저변의 한계로 인해 실전 경험을 쌓기 어려운 종목을 대상으로 ‘KeSPA컵 익스펜션 이벤트’를 개최해 선수들이 최대한 아시안게임과 비슷한 오프라인 환경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왔다. ‘뿌요뿌요 챔피언스’ 역시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KeG) 종목으로 선정해 국가대표 강동신에게 오프라인 무대 경험을 지원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대전 격투는 지난 4월 진주에서 열린 아시아 e스포츠 대회(ECA)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실전 경험을 쌓도록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이기고 금메달을 딴 대전 격투는 ECA 당시 일본에 져 2위에 그친 바 있다. 반 년 만에 일본을 추월한 셈이다. 협회는 대전 격투 대표팀을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 지원이 성적 향상에 기여했다고 분석한다. LoL 대표팀의 ‘캐니언’ 김건부 역시 대표팀 선수들의 심리상담을 도와준 안효연 박사에게 가장 고맙다고 말했다.
메달 5개 획득을 비롯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표팀의 성과는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능력과 노력 덕분이겠지만, 그 이면에는 이처럼 한국e스포츠협회와 기타 구성원들의 지원 또한 있었다. LoL 대표팀의 사령탑 강동훈 감독은 “선수들이 고생을 정말 많이 했지만 그 선수들이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신 분들도 정말 많았다. 함께 만들어낸 금메달이라고 생각해서 선수단을 대표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국민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