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노호 '시간' 더 필요하지만... 베네수엘라 상대로 '졸전'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가 2일 울산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A매치 평가전서 상대를 제치고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KFA)[STN뉴스] 배영수 기자┃이제 부임 한 달여 밖에 안 된 모레노호가 시작부터 '적응 중'임을 호되게 경험하는 분위기다. 첫 경기 에콰도르전 이후 연속으로 안방에서 맞은 우루과이와 베...

[STN뉴스] 배영수 기자┃이제 부임 한 달여 밖에 안 된 모레노호가 시작부터 '적응 중'임을 호되게 경험하는 분위기다. 첫 경기 에콰도르전 이후 연속으로 안방에서 맞은 우루과이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졸전 수준의 경기를 펼치며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입증했다.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32위)은 2일 오후 8시 울산 문수경기장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FIFA 랭킹 48위의 베네수엘라를 맞아 답답한 경기 진행 속 결국 0-0 무승부를 거뒀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전에서의 대패 이후 베네수엘라전에서 선발 진영에 상당한 변화를 줬다. 기본 4-4-2 포메이션에서 손흥민과 오현규를 투톱으로 밀어 올리면서 중원에 황인범과 박진섭을 투입했고, 이강인과 김민수를 양쪽 날개로 투입했다.
이는 주력이 빠른 선수들을 공격진에 앞세워 베네수엘라의 배후를 기습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보이는데, 잘 통하지 않은 것이 사실. 다만 이는 결과를 떠나 일단 모레노호의 '실험과정'임을 감안할 필요도 있다.
전반에는 베네수엘라가 점유율을 가져가는 양상이 그려졌다. 특히 전반 10분 직접 프리킥 상황에서 카세레스가 절묘한 슛을 날렸으나 송범근 골키퍼가 펀칭으로 쳐내는 등 베네수엘라의 공격이 좀 더 인상적이었다.
결국 전반 중반서부터는 한국이 수비에, 베네수엘라가 점유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베네수엘라는 점유율을 높이며 한국의 후방을 계속 두드리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고, 반면 한국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오현규와 이강인 등이 진영을 넓게 벌리면서 측면을 공략하는 형태였다.
이는 완벽히 베네수엘라의 전술적 승리였다. 한국은 전반 30분이 넘어가도록 공격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며 결국 유효슈팅을 하나도 하지 못했고, 이는 베네수엘라가 편하게 축구를 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했다.
결국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인 44분 경에 비로소 첫 번째 슈팅을 기록했다. 설영우의 크로스를 김민수가 가슴으로 받고 슈팅을 했으나 골망 옆그물을 맞았고, 이어진 코너킥에서 오현규의 슈팅이 상대 골망을 갈랐으나 골키퍼 차징 파울이 선언돼 골로 인정되지 않는 아쉬움도 있었다.
이어진 후반에는 초반 손흥민이 슈팅을 하는 등 한국이 분위기를 바꾸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후반전에도 베네수엘라의 공격이 계속 이어졌다.
특히 후반 19분 베네수엘라의 슛이 송범근 골키퍼를 뚫고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로 득점 인정이 되지 않는 상황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평가전'임을 감안하면 지적받을 상황임은 분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후반 22분 오현규와 김민수를 빼고 김태현과 이동경을 넣었으나 공격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특히 베네수엘라 퀸테로가 후방부터 전방까지 전진하는 동안 3명이 막아섰으나 공을 뺏지 못했고, 이후 퀸테로가 한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하기까지 했다. 퀸테로가 수비수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모레노가 하고자 했던 축구를 상대가 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한국은 후반 35분 김민재, 설영우, 조현택, 황인범을 김태현, 박태준, 정승원, 최준으로 교체하고, 이어 5분 뒤쯤엔 박진섭과 손흥민을 빼고 김봉수와 오세훈을 투입해 미드필더를 강화했을 때 움직임에 대해 실험도 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이 지난 우루과이전보다 더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며 이강인이 3선까지 내려와 볼을 받고 처리하는 장면이 늘어났다. 그래도 틈을 봤는지 후반 43분 이강인이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최준에게 왼발 크로스를 올렸으나 최준에게 연결되지는 못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이 3분 주어졌지만 양 팀은 더 이상의 인상적인 경기 모습을 펼치지 못하고 0-0으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환 tvN 해설위원은 정용검 캐스터와의 해설 도중 "오늘 경기는 사실 패하지 않았고 실점도 없었으나 우루과이전보다 내용 면에서는 더 답답한 경기라고 봐야 한다"며 "모레노 감독에게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냉정히 평가했다.
이번 경기에서 수비수로서의 역할을 가장 잘 해냈다고 평가받은 김민재도 교체아웃 후 벤치에서 본인의 신발을 집어던질 정도로 경기에 불만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 후 "수비수들이 불쌍하다,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안 나서 대량스코어로 이겨도 기분이 안 좋았을 것 같다"고 노골적으로 분노의 마음을 터뜨렸다.
김민재의 이날 발언은 감독까지 스페인 출신의 '지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 부임했음에도 지지부진한 경기력을 좀처럼 바꾸지 못하는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축구팬들은 "감독 이전에 선수들부터 문제가 많은 게 아니냐"는 의견을 개진하는 중이다.
한편 이날 평가전은 오랜만에 울산에서 열리는 국가대표팀 경기인 덕분인지 이전 2회의 평가전과는 달리 약 3만 7천 석이 모두 매진됐다.
울산 경기의 매진 소식은 그만큼 모레노호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도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다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모레노가 '임시감독'인 만큼 시간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표팀은 오는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 4번째 경기를 치른다. 이후 11월에도 2회의 A매치가 예정돼 있는데, 아직 상대 국가가 결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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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N뉴스=배영수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STN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