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처음엔 아무도 우리를 반기지 않았다”…1281명에서 120만명, SSG가 만든 26년의 기적
출처:SSG 랜더스(MHN 정철우 기자) SSG 랜더스가 또 하나의 숫자를 만들어냈다. SSG는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시즌 누적 관중 120만 명을 넘어섰다. 전날까지 119만8121명이 입장했고 이날 사전 예매만 1만3873석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120만 관중을 돌파했다. 지...

(MHN 정철우 기자) SSG 랜더스가 또 하나의 숫자를 만들어냈다. SSG는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시즌 누적 관중 120만 명을 넘어섰다. 전날까지 119만8121명이 입장했고 이날 사전 예매만 1만3873석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120만 관중을 돌파했다. 지난해 128만1093명에 이어 2년 연속 120만 관중이다. 올 시즌에도 홈 69경기 만에 이 기록을 세웠고 평균 관중은 1만7620명으로 지난해 같은 경기 수 기준 1만7376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지금 숫자만 보면 SSG는 원래부터 팬이 많았던 구단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팀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오히려 SSG의 120만 관중은 처음부터 많은 팬을 등에 업었던 구단이 아니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가 출발했던 2000년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SK는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선수단을 꾸려 KBO리그에 뛰어들었다. 인천이라는 연고지도 이미 상처를 입은 뒤였다. 인천을 떠나 수원으로 옮긴 현대 유니콘스 때문에 지역 야구팬들의 박탈감이 상당했던 시기였다. 관련 연구에서도 당시 현대의 연고지 변경이 인천 야구팬들에게 상당한 배신감을 안겼고, 새로 창단한 SK 역시 초창기에는 지역 기반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때문에 새 구단이라고 무조건 환영받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인천 팬들에게는 새로운 팀을 다시 믿어야 할 이유부터 필요했다. 기업이 야구단을 만들고 인천을 연고로 정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우리 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숫자는 더 냉정했다. SK의 창단 첫 시즌 홈 관중은 8만4563명, 경기당 평균 1281명에 불과했다. 지금 SSG가 한 경기에서 2만 명 넘는 관중을 불러모으는 모습을 생각하면 믿기 어려운 출발이었다. 성적 역시 44승3무86패로 혹독했다.
하지만 SK는 포기하지 않았다.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방법을 택했다.
대표적인 것이 당시 야구계에서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스포테인먼트’였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 야구장을 단순히 경기만 보는 공간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이었다. 해외 구단을 벤치마킹했고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늘렸으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팬들이 야구장에 와야 할 이유를 만들었다. SK의 스포테인먼트와 지역밀착 활동이 실제 관중 확대와 팬들의 팀 애착 형성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시간이었다. 구단이 인천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팬들에게 진심을 보여주는지를 증명해야 했다.
여기에 성적이 붙었다. SK는 2007년과 2008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2010년 다시 우승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좋은 야구와 적극적인 팬 마케팅이 맞물리면서 SK는 조금씩 인천의 팀이 돼 갔다.
중요한 것은 모기업이 SK에서 신세계로 바뀌고 팀 이름이 SSG 랜더스로 달라진 뒤에도 그 방향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SSG는 야구단을 단순히 경기에서 이기는 조직으로만 보지 않았다. 팬이 야구장을 찾고 싶도록 만드는 데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선수단 전력 강화와 야구장 경험, 이벤트와 상품, 팬과의 접점을 함께 키웠다. 그리고 2022년에는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차지하며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흥미로운 것은 당시 정용진 구단주가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한 숫자가 우승 트로피만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SSG는 2022년 98만1546명의 홈 관중을 동원해 10개 구단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인천 연고 프로야구단이 관중 동원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었다. 정 구단주는 이후 “우승 소감에서 홈 관중 1위가 가장 기뻤다고 말씀드렸다”며 다시 한번 관중 1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단순히 강한 팀을 넘어 팬이 찾는 구단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말이었다.

그 약속은 적어도 관중 숫자로는 계속 지켜지고 있다.
SSG는 지난해 128만1093명을 기록했고 올해 다시 120만 명을 넘어섰다. 8월27일 한화전에서는 홈 58경기 만에 4년 연속 100만 관중을 달성했고, 9월24일 삼성전에서는 시즌 19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그래서 SSG의 120만 관중은 단순한 흥행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처음부터 인기 구단이었던 팀이 아니다. 창단 첫해에는 경기당 평균 관중이 13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 팬들의 마음을 얻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고, 성적과 마케팅이라는 두 바퀴를 오랜 시간 함께 굴려야 했다. 그렇게 20년 넘는 시간이 흐른 뒤 2년 연속 120만 관중을 부르는 팀이 됐다.
이 과정은 다른 신생 구단에도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프로야구의 인기는 반드시 역사와 전통의 길이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팬이 적을 수 있다. 지역에서 외면받을 수도 있고 기존 인기 구단들과 비교되며 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좋은 성적을 내고도 관심에서 밀리는 순간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팬에게 끊임없이 다가가고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여기에 좋은 성적까지 더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SK가 그랬고 지금의 SSG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기적은 아니다. SK 시절부터 이어진 20년 넘는 시간의 축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우승이라는 강력한 동력이 더해졌다. SSG가 됐다고 해서 그 역사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 것도 아니다. SK가 인천에서 쌓아온 기반 위에 SSG가 새로운 마케팅과 투자를 더하면서 지금의 규모까지 성장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래서 120만이라는 숫자가 더 묵직하다.
한때 관중석을 채우는 것부터 걱정해야 했던 팀이 이제 120만 명을 넘어 그다음을 바라본다. 신생팀의 설움도, 지역 팬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어려움도 직접 경험했던 구단이기에 SSG의 변화는 더욱 눈에 들어온다.
인기 구단은 태어나는 것만이 아니다. 만들어질 수도 있다.
SSG의 120만 관중이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어쩌면 바로 그것이다. 지금 팬이 적다고 영원히 비인기 구단으로 남으라는 법은 없다. 성적을 만들고, 팬에게 다가가고, 지역에서 신뢰를 쌓는 일을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SSG가 걸어온 길이 그 증거다. 2000년 평균 관중 1281명에서 2026년 2년 연속 120만 관중까지. 처음부터 인기 구단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더 선명하게 말할 수 있다.
SSG가 만든 기적이라면, 다른 누군가도 도전해 볼 수 있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