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헛되지 않았구나" 스스로 포기했던 프로무대인데…2주간 뜨겁게 타오른 24세 영건의 꿈, 또한명의 '육성' 신화 움튼다 [인터뷰]

"내 인생 헛되지 않았구나" 스스로 포기했던 프로무대인데…2주간 뜨겁게 타오른 24세 영건의 꿈, 또한명의 '육성' 신화 움튼다 [인터뷰]

인터뷰에 임한 KT 장민호. 김영록 기자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투구하는 KT 장민호. 수원=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9.18/[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드래프트 미지명 되고 육성 연락받기까지 1주일 걸렸습니다. 가슴이 타들어가는 시간이었죠."KT 위...

인터뷰에 임한 KT 장민호. 김영록 기자
인터뷰에 임한 KT 장민호. 김영록 기자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투구하는 KT 장민호.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9.18/
1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 투구하는 KT 장민호. 수원=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9.18/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드래프트 미지명 되고 1주일은 정말 가슴이 타들어가는 시간이었다."

KT 위즈 장민호(24)가 가슴벅찬 2주간의 1군 생활을 마치고 2군으로 내려갔다.

KT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소형준 오원석 박영현의 복귀에 맞춰 지난 28일 이정현 전용주 장민호 등 3명의 투수들을 1군에서 말소했다.

장민호는 배재고-동국대를 거쳐 지난해 KT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젊은 투수다. 올해초 시범경기 때 이강철 KT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강철 감독은 "140㎞대 직구를 존에 던질 줄 아는 투수다. 제구 되고 포크볼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단한 노력 끝에 올시즌 직구 구속이 147~148㎞까지 올라간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아시안게임 기간에 생애 첫 1군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1군의 벽은 높았다. 장민호는 1군 데뷔전이었던 지난 18일 LG 트윈스전에서 1-7로 뒤진 8회 등판했다가 ⅔이닝 5실점이라는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오스틴-송찬의-문정빈의 연속 안타에 이어 오지환에겐 이날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까지 허용했다. KT 벤치는 베테랑 주권을 투입해 추가 1실점 후 가까스로 경기를 수습해야했다.

그래도 이강철 KT 감독은 장민호에게 계속 기회를 줬다. 23일 NC 다이노스전(1이닝 1안타 무실점) 26일 키움 히어로즈전(⅔이닝 1안타 무실점)에선 실점없이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약 2주간 짧았던 생애 첫 프로 1군 생활은 3경기 ⅔이닝 평균자책점 19.29로 마무리됐다.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된 전력과 비교적 고정된 엔트리로 올시즌을 소화한 팀이다. 장민호는 KT 입장에선 보기드물게 새로운 이름이었다.

사진제공=KT 위즈
사진제공=KT 위즈

장민호의 경력에는 특이한 부분이 있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2차 10라운드에서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았지만, 스스로 프로를 포기하고 대학행을 택했던 것. 뒤늦게 다시 프로에 도전해 육성선수로 입문한 그다.

장민호는 "그땐 나 자신이 너무 부족해보였다.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1~2년 안에 방출 딱지가 찍히는 것보다는 대학에서 한번더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면서 "대학 졸업장을 따고 싶은 마음도 솔직히 있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두번째 드래프트 도전에선 미지명의 아픔을 맛봤다. 그는 "드래프트 끝나자마자 정신없이 테스트를 보러다녔다. 1주일 동안 가슴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는데, 다행히 KT에서 테스트도 없이 육성 입단 연락을 주셨다. 야구에 바친 그동안의 내 인생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의 다급했던 속내를 돌아봤다.

1m80으로 큰 키는 아니지만, 묵직한 직구와 포크볼로 승부하는 투피치형 불펜투수다. 그는 "물러서지 않고 타자와 빠른 승부를 가져갈 줄 아는 투수"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사진제공=KT 위즈
사진제공=KT 위즈

KT는 장민호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차근차근 공들여 육성했다. 처음엔 불펜으로 시작, 필승조를 거쳐 2군에서나마 마무리 보직까지 수행했다. 39경기 2승3패 6세이브5홀드,평균자책점 2.97의 준수한 성적을 낸 게 1군 도약의 발판이 됐다. 그는 "원래 퀵모션이 진짜 느린 투수였다. KT 와서 정말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돌아봤다.

1군 첫 투수 미팅에서 우규민의 주재로 모두가 박수를 쳐줬을 때 뜨거운 감동을 느꼈다는 장민호. 짧았지만 가슴 벅찬 2주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 장민호는 다시 재도약을 꿈꾼다. 또한명의 육성선수 신화가 움트고 있다.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