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점짜리 홈런 친 줄' 태국, 진짜 '행복 야구' 보여줬다…메달만큼 값졌던 열정 빛나 [AG 스케치]

'19점짜리 홈런 친 줄' 태국, 진짜 '행복 야구' 보여줬다…메달만큼 값졌던 열정 빛나 [AG 스케치]

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한국에 0-18로 뒤진 5회초 첫 득점을 기록한 뒤 기뻐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엑스포츠뉴스 일본 오카자키, 김지수 기자)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 건 아니지만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열정...

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한국에 0-18로 뒤진 5회초 첫 득점을 기록한 뒤 기뻐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한국에 0-18로 뒤진 5회초 첫 득점을 기록한 뒤 기뻐하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일본 오카자키, 김지수 기자) 좋은 경기력을 발휘한 건 아니지만 야구를 대하는 태도와 열정은 높게 살만했다. 한국에게 참패를 당한 태국과 홍콩이 보여준 모습은 분명 메달만큼의 가치가 있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오카자키 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태국을 18-1 5회 콜드게임(Called Game)으로 이겼다.

태국 투수진은 이날 한국 타선을 상대로 대부분 직구 최고구속이 130km/h를 넘지 못했다. 제구력도 정교하다고 보기 어려웠고, 자연스럽게 프로 레벨 한국 타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선발투수로 나선 A.클라크는 투구폼이 마치 한국의 사회인야구를 뛰는 일반인이 연상될 정도로 공에 힘을 싣기 어려운 매커니즘으로 공을 뿌렸다. 태국 야수들도 플레이에서 세밀함이 떨어졌다. 기본적인 타구 처리는 나쁘지 않았지만, 낙구 지점 포착과 바운드 측정 등에서 안정감이 부족했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박영현(오른쪽)이 지난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홍콩전을 마친 뒤 상대 선수와 인사하는 모습.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박영현(오른쪽)이 지난 22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홍콩전을 마친 뒤 상대 선수와 인사하는 모습.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한국은 전력이 떨어지는 태국을 1회말부터 거세게 몰아붙인 끝에 5회 콜드게임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은 5회 이후 15점 차 이상, 7회 이후 10점 차 이상 점수 차가 벌어질 경우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태국은 다만 게임 시작 후 4회초 2사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하고 '퍼펙트'를 당하고 있던 상황에서 한국 선발투수 오원석을 상대로 J.다루가 3루타를 쳐냈다.

한국 외야진은 태국 타자들이 멀리 타구를 보내지 못하는 점을 감안, 수비 위치를 앞으로 크게 당겨놓은 상태였다. J.다루의 타구가 예상보다 멀리 뻗었고, 우익수의 키를 넘겼다. J.다루는 거침 없는 베이스 러닝 끝에 3루에 도착했다.

태국은 이때 0-10으로 크게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J.다루의 3루타 한방에 태국 더그아웃은 난리가 났다. 마치 11점짜리 역전 홈런을 친 것처럼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태국 역시 한국을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다만 그라운드 위에서는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했고, 서로를 격려했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 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22일 한국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경기에 홍콩 국가대표팀 선발투수로 나섰던 막준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지난 22일 한국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경기에 홍콩 국가대표팀 선발투수로 나섰던 막준배.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섰던 N.무앙까셈은 한국 선발투수 오원석과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2스트라이크 이후 집요하게 공을 커트하는 모습은 마치 과거 한국 국가대표 외야수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이용규의 '용규놀이'를 보는 듯했다.

태국은 5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한 뒤에도 웃는 얼굴로 경기장을 떠났다. 현장에 있던 대회 자원봉사자들과 진행 요원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태국 선수단을 격려했다.

지난 22일 한국에게 13-0 7회 콜드게임으로 무너졌던 홍콩도 마찬가지였다. 전문적인 '야구선수'는 사실상 없는 팀 전력 속에 한국 국가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팀 퍼펙트 게임' 희생양이 됐지만, 경기를 마친 그들의 얼굴은 밝았다.

홍콩 관중들도 패색이 점점 더 짙어가는 게임 진행 속에서도 경기 처음부터 끝까지 홍콩 선수들을 향해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한국 응원단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수십명 남짓이었지만, 강팀과 최선을 다해 싸우는 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홍콩 외야수 막준림이 수차례 호수비를 보여줬을 때는 마치 결정적인 득점에 성공한 것처럼 환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없었던 진정한 '행복 야구'였다.

출처: 엑스포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