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함에 떨어지지 않았던 발걸음' 지소연, 1-4 대패 후 3년 만에 북한 상대...설욕 가능할까

'억울함에 떨어지지 않았던 발걸음' 지소연, 1-4 대패 후 3년 만에 북한 상대...설욕 가능할까

[OSEN=원저우, 정승우 기자][OSEN=정승우 기자] 3년 전 분노와 눈물로 끝났던 남북전이 다시 열린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북한을 상대로 조 1위와 자존심, 항저우에서 빼앗긴 승리를 되찾기 위해 나선다.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1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최종전에...

[OSEN=원저우, 정승우 기자]
[OSEN=원저우, 정승우 기자]

[OSEN=정승우 기자] 3년 전 분노와 눈물로 끝났던 남북전이 다시 열린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북한을 상대로 조 1위와 자존심, 항저우에서 빼앗긴 승리를 되찾기 위해 나선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1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북한과 맞붙는다.

두 팀 모두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조 1위가 걸렸고 토너먼트 대진의 유불리도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남북전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북한의 기세는 무섭다.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18골을 몰아쳤다. 수비에서는 상대에 단 한 차례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다.

거친 플레이도 거의 없었다. 두 경기에서 기록한 파울은 2개뿐이고 경고도 한 장 받지 않았다. 압도적인 공격력과 단단한 수비를 동시에 보여주며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도 만만치 않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를 상대로 11골을 넣었고 실점은 없었다. 북한보다 득점은 적지만 공수 균형을 유지하며 일찌감치 8강 진출권을 확보했다.

객관적인 상대 전적에서는 북한이 크게 앞선다.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1승4무16패를 기록했다. 북한의 강한 압박과 체력, 빠른 공수 전환은 오랜 시간 한국을 괴롭혔다.

대표팀의 중심 지소연도 정신력과 실수를 승부의 핵심으로 꼽았다. 지소연은 "북한은 굉장히 까다롭고 어려운 팀이다. 정신력 싸움이 될 것 같다. 어느 팀이 실수를 더 적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역시 지소연을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지목했다. 북한이 특정 선수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지소연을 향한 강한 압박과 집중 견제가 예상된다.

이번 맞대결이 더욱 뜨거운 이유는 3년 전 항저우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은 2023년 9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에서 북한에 1-4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전반 11분 지소연의 코너킥이 리혜경의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먼저 앞서 나갔다.

북한은 전반 20분 리학의 프리킥 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거친 몸싸움과 신경전이 이어졌고, 전반 41분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꾼 판정이 나왔다.

손화연이 크로스를 머리로 연결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북한 골키퍼 김은휘와 충돌했다. 공을 향해 정상적인 헤더를 시도한 손화연이 오히려 골키퍼의 팔에 머리를 맞았지만, 주심은 손화연에게 두 번째 경고를 꺼냈다.

한국은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싸워야 했다. 전반을 1-1로 버텼으나 후반 막판 연이어 세 골을 내주며 1-4로 패했다. 4강 진출도 무산됐다.

콜린 벨 당시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갑자기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경기 심판이 자격을 갖췄는지 모르겠다. 심판이 경기를 망쳤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늘 침착했던 지소연도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났던 그는 "축구를 하면서 심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싶지 않지만, 심판의 능력과 자질을 의심할 만한 경기였다. 손화연의 퇴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80분까지 잘 버텼다. 네 골이나 내줄 경기가 아니었다. 11명이 계속 뛰었다면 충분히 해볼 만했다. 축구를 하면서 이렇게 불공평한 경기는 처음이었다. 11명이서 했다면 지지 않았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지소연은 북한의 경기 방식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축구뿐만 아니라 말싸움까지 이어진 비매너 경기였다. 전반에 내가 당한 태클은 VAR이 있었다면 퇴장이 나올 수도 있었다”며 “처음으로 나도 이성을 잃었다.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라고 돌아봤다.

경기 종료 뒤에도 지소연은 심판을 향해 강하게 항의했다. 징계 가능성을 스스로 언급할 정도로 흥분했고, 억울한 마음에 공동취재구역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로부터 3년이 흘렀다. 감독과 선수 구성, 대회의 단계는 달라졌지만 상대는 다시 북한이다. 당시 패배를 경험한 지소연에게는 더욱 특별한 승부다.

이번에는 8강이 아닌 조별리그다. 패하더라도 곧바로 탈락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국이 목표로 세운 메달의 색깔을 바꾸려면 아시아 최강을 다투는 북한을 결국 넘어야 한다.

북한은 두 경기에서 18골을 넣고 슈팅 하나 내주지 않았다. 한국 역시 11득점 무실점으로 맞선다. 완벽하게 출발한 두 팀 중 한 팀은 처음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항저우에서 판정과 수적 열세 속에 무너졌던 한국이 이번에는 온전히 축구로 답할 차례다. 지소연이 강조한 대로 정신력과 단 한 번의 실수가 조 1위와 남북전의 승자를 가를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출처: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