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잘해서는 안된다" 박태준-김건희 '깜짝 발탁'의 의미...모레노식 4-4-2 키워드는 '균형'
외국인 감독의 장점이라 하면 역시 '깜짝 발탁'이다. 독특한 시각으로 원석을 찾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차두리, 현영민, 최진철 등을 수면 위로 올렸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신데렐라'로 키워냈다. 한국에 상주하며 4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은 황인범, 김문환, 이동경, 조규성, 오현규 등...


외국인 감독의 장점이라 하면 역시 '깜짝 발탁'이다. 독특한 시각으로 원석을 찾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차두리, 현영민, 최진철 등을 수면 위로 올렸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신데렐라'로 키워냈다. 한국에 상주하며 4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은 황인범, 김문환, 이동경, 조규성, 오현규 등 많은 선수들을 발굴해 한국축구의 풀을 늘렸다. 지금은 어엿한 스타로 성장한 이기혁도 벤투 감독의 작품이었다.
이들 '깜짝 발탁'을 보면 감독들의 스타일이 보인다. 차두리와 현영민은 체력과 기동력을 강조했던 히딩크 감독의 눈에 띄어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 엔트리까지 승선했다. 점유율을 강조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의 연계 능력에 주목했다. 빌드업을 바탕으로 능동적인 축구를 펼친 벤투 감독은 기술적인 선수들을 선호했다.
아직 베일에 쌓인 로베르트 모레노 신임 A대표팀 감독의 색깔 역시 '깜짝 발탁'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은 이번 9~10월 A매치에 출전할 선수, 30명을 직접 뽑았다. 한국축구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선임 이유였을 정도로, 일찌감치 한국축구를 분석한 모레노 감독은 1700명의 선수들을 들여다본 끝에 새로운 명단을 꾸렸다. 그 결과 A대표 경력이 없는 김민수, 박태준, 김건희, 정승원을 새롭게 발탁했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 나서지 않은 구성윤, 최준, 조현택, 김봉수, 송민규, 오세훈에게도 기회를 줬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박태준과 김건희다. 사실 레인저스 구단 역사상 세번째로 높은 1000만유로의 이적료에 등번호 10번을 단 김민수와 올 시즌 MVP로 거론될 정도로 맹활약을 펼치는 정승원은 일찌감치 새 얼굴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다. 하지만 박태준과 김건희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름이다. K리그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모레노 감독은 "박태준과 김건희는 명확하게 자신의 팀에서 포지션이 정해져 있는데 경기력이 좋아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박태준은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덕목을 두루 지닌 선수다. 탁월한 기술을 바탕으로 예측 못한 플레이를 펼친다. 특히 탈압박이 좋다. 이정효 감독도 이 부분을 주목해 광주 시절 핵심 미드필더로 활용했다. 무엇보다 활동량이 많다. 의미 없이 많이 뛰는 것이 아니다. 빠른 판단으로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오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공격, 수비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
모레노 감독은 일찌감치 4-4-2 카드를 천명했다. 두 명의 미드필더로 중앙을 커버해야 한다. 한국은 여전히 정통 수비형 미드필더 부재라는 고민을 겪고 있다. 이번 명단에서도 박진섭이 있긴 하지만, 그는 4-3-3에서 더 빛을 발하는 스타일이다. 한국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에서 황인범-백승호 '투 미들'을 가동했지만, 체코전을 제외하면 기대이하였다. 백승호는 활동량 있는 유형은 아니다.
어차피 중원의 한자리는 또 다시 황인범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과거에는 황인범의 공격력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파트너는 수비력이 강조됐다. 왕성한 활동량과 기술, 포지셔닝 등을 두루 갖춘 박태준의 존재를 보면 '밸런스'가 화두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 황인범 역시 공수 모두를 갖춘 선수다. 중원에서 정확한 포지셔닝을 통해 숫자싸움을 펼치겠다는 이야기다. 김건희 역시 그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빌드업, 높이, 스피드 등을 모두 보유한 '육각형 수비수'다. 모레노 감독도 "공격과 수비 모두를 잘하는 균형 잡힌 선수를 선호한다"고 했다. 하나만 잘하기 보다는 두루두루 잘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승우가 제외된 배경이기도 하다. 키워드는 '균형'이다.
출처: 스포츠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