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만의 최초 역사 쓰나' 韓 테니스, 세계 8강 꿈이 아니다…인도 복식 에이스 낙마

'66년 만의 최초 역사 쓰나' 韓 테니스, 세계 8강 꿈이 아니다…인도 복식 에이스 낙마

한국 남자 테니스 국가대표 권순우(왼쪽부터), 정현, 남지성, 박의성, 홍성찬이 16일 인도와 데이비스컵 공식 기자 회견을 마친 뒤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한국 남자 테니스가 국가 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사상 최초의 8강에 도전한다. 10년 전 인도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며 새 역사를 이루겠다는 각오다.정종...

한국 남자 테니스 국가대표 권순우(왼쪽부터), 정현, 남지성, 박의성, 홍성찬이 16일 인도와 데이비스컵 공식 기자 회견을 마친 뒤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한국 남자 테니스 국가대표 권순우(왼쪽부터), 정현, 남지성, 박의성, 홍성찬이 16일 인도와 데이비스컵 공식 기자 회견을 마친 뒤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한국 남자 테니스가 국가 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사상 최초의 8강에 도전한다. 10년 전 인도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하며 새 역사를 이루겠다는 각오다.

정종삼 감독(명지대)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26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 진출전 2라운드 공식 기자 회견에서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정 감독은 "66년 만의 역사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선수단 모두 기다려왔다"면서 "선수들이 역사에 이름 새기고 싶지 않을까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오는 18, 19일 펼쳐지는 인도와 대결에서 이기면 사상 첫 데이비스컵 8강에 오른다. 지난 1960년 처음 데이비스컵에 나선 한국 테니스의 새 역사다.

에이스 권순우(충남체육회)는 "월드 그룹 파이널은 영상으로만 봤는데 기회가 올지 몰랐다"면서 "태극 마크를 달고 뛰는데 전세계 8개국만 뛰는 무대에 가면 영광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데이비스컵은 압박이 많이 느껴지는 대회"라면서 "개인 투어 경기보다 긴장된다"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권순우가 올해 윔블던 남자 단식 본선 1라운드에서 마틴 란달루세를 상대로 포핸드 슬라이스를 시도하는 모습. 연합뉴스
권순우가 올해 윔블던 남자 단식 본선 1라운드에서 마틴 란달루세를 상대로 포핸드 슬라이스를 시도하는 모습. 연합뉴스

권순우는 국군체육부대 복무 중 윔블던에 출전해 예선을 거쳐 2라운드에 진출하는 등 물오른 기량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제대한 권순우는 "투어를 다니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복무하는 동안 되돌아봤다"면서 "군에 있는 동안 많은 국제 대회에 나서진 않았지만 부담감 없이 경기하다 보니 자주는 못 뛰어도 좋았다"고 회상했다.

또 권순우는 "특히 긍정적인 긴장감, 조금 더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한다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강조했다. 권순우는 남자 단식 세계 랭킹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157위에 올라 있다.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4강 신화를 쓴 정현(김포시청)도 건재를 알렸다. 정현은 "아픈 곳 없이 몸 상태 관리를 잘하고 있는데 최대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정현은 2018년 호주 오픈에서 '무결점 사나이'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등을 누르고 '황제'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와 4강에서 격돌했는데 발바닥 물집이 잡혀 아쉽게 기권했다.

이후 정현은 허리 등 부상으로 긴 슬럼프에 빠졌다가 지난해 퓨처스 등급 대회 등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지난 5월 정현은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 진출전 1라운드 아르헨티나와 마지막 5번째 경기에서 마르코 트룬젤리티(134위)를 세트 스코어 2-0(6-4 6-3)으로 완파하며 극적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 정현(왼쪽)과 정종삼 감독이 아르헨티나와 데이비스컵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기자 회견에서 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 협회
한국 남자 테니스 대표팀 정현(왼쪽)과 정종삼 감독이 아르헨티나와 데이비스컵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기자 회견에서 세리머니를 펼치는 모습. 협회

이에 정현은 "5번째 경기는 딱 한번 경험한 것인데 영광이라 생각한다"면서 "국가대표로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그걸로 많은 걸 얻었고, 힘든 상황에서 컨트롤할 수 있는 경험이 생겼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데이비스컵은 나라를 대표하는 데다 단체전이라 책임감, 부담감이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권순우와 1997년생 동갑내기 홍성찬(당진시청)은 특히 이번 대결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현 대표팀에서는 인도와 10년 전 마지막 대결을 치렀던 유일한 선수인 까닭이다. 당시 한국은 2016년 인도 찬디가르 원정에서 나섰으나 매치 스코어 1-4로 졌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6승 5패로 앞서지만 2014년과 마지막 대결은 씁쓸한 패배였다.

홍성찬은 "당시는 대표팀 2년차였는데 원정인 데다 천연 잔디에 무척 더워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나도 어렸고, 국가대표에 오른 지도 얼마 안 돼서 경험도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뛰게 된다면 인도에 당한 패배를 이기는 기억으로 바꾸고 싶다"면서 "그만큼 많이 준비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2016년 당시 인도와 데이비스컵에 나선 국가대표 선수단 중 홍성찬(오른쪽 밑)만이 올해도 인도와 격돌한다. 협회
2016년 당시 인도와 데이비스컵에 나선 국가대표 선수단 중 홍성찬(오른쪽 밑)만이 올해도 인도와 격돌한다. 협회

한국은 2023년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 진출전에서 강호 벨기에를 3-2로 꺾고 역대 최초 2년 연속 16강에 오른 바 있다. 당시에도 뛰었던 복식 전문 남지성(당진시청)은 "당연히 그때 경험이 너무 큰 자신감이 됐고, 이후로도 파이널에 가고 싶다는 열망을 느꼈다"면서 "그때 경험이 한국 테니스에도 큰 힘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 랭킹에서 한국은 16위, 인도는 19위다. 18일 오후 2시 단식 2경기를 치른 뒤 19일 정오부터 복식 1경기와 단식 2경기를 펼친다.

단식 세계 247위로 인도에서 가장 높은 수미트 나갈은 "한국의 단식 선수 3명 모두 훌륭한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면서 "한국은 경기장 코트에 이미 적응했겠지만 우리도 즐기면서 잘 적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권순우는 "나갈과 동갑인데 16살 때 만나 일방적으로 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욕을 벼르고 있다.

복식에 나서는 남지성(가운데)과 박의성(오른쪽). 협회
복식에 나서는 남지성(가운데)과 박의성(오른쪽). 협회

인도의 복식 핵심 자원인 유키 밤브리의 불참도 고무적이다. 대한테니스협회는 "부상을 당한 밤브리는 서울에 오지 않았고, 인도는 니키 푸나차를 대체 선수로 정했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그래도 복식 세계 랭킹 49위인 스리람 발라지가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남지성과 복식에 나설 박의성(대구시청)은 "아르헨티나와 경기 이후 한 달 가까이 합숙 훈련을 하면서 최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면서 "더 좋은 호흡, 팀 워크가 생겼는데 인도가 복식 강국인 건 알지만 우리도 전력 분석을 많이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지성도 "누가 뛰든 우리 플레이를 한다면 훨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데이비스컵에서 최근 잇따라 명승부를 펼치며 존재감을 드러낸 한국 남자 테니스. 과연 66년 만의 세계 8강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출처: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