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옌청, 절대 안 봐준다...한국 대표팀 쉽지 않을 것" 유쾌한 캡틴 노시환의 엄포 [AG 현장]

"왕옌청, 절대 안 봐준다...한국 대표팀 쉽지 않을 것" 유쾌한 캡틴 노시환의 엄포 [AG 현장]

노시환(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더게이트=고척]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6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감과 역할이 주어진 가운데 아시안게임 팀의 '캡틴'으로 국제대회에 나선다. 특유의 유쾌하고 밝은 태도를 간직하면서, 한편으로는 진지함과 절...

노시환(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노시환(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더게이트=고척]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6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보다 훨씬 무거운 책임감과 역할이 주어진 가운데 아시안게임 팀의 '캡틴'으로 국제대회에 나선다. 특유의 유쾌하고 밝은 태도를 간직하면서, 한편으로는 진지함과 절실함으로 대표팀에 임할 각오다.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공식 훈련 첫날인 15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주장으로 노시환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노시환은 성격이 밝고 유쾌해 후배들을 이끄는 힘이 있다"며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도영도 후보군에 두고 고민했지만, 모든 시선이 쏠리면 부담이 커져 집중력을 뺏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가슴이 넓은 노시환이 중심을 잘 잡아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장 선임 소식을 들은 노시환의 마음은 어땠을까. 16일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소집 날 감독님께서 갑자기 부르셔서 '큰 역할을 맡아줘야 될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주장이구나 생각했다"며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다. 야수 중에서 나이가 제일 많다 보니 혹시나 주장을 맡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께서 맡겨주셔서 흔쾌히 '알겠습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제가 원래 주장을 한 번도 안 해봤다"면서 "야구하면서 어릴 때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많이 했지만 주장을 하는 건 별로 안 좋아했었는데, 대표팀에서 해보니까 오히려 재미있고 좋은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노시환을 오래 지켜봐온 한화 팬들은 주장 선임 소식을 접한 뒤 '분위기 하나는 끝내줄 것 같다'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분위기일 것 같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이에 관해 노시환은 "원래 분위기 띄우고 말 많이 하는 걸 워낙 좋아한다. 하던 대로 하고 있다"며 "주장이 됐다고 무거운 분위기보다는 밝게, 다 같이 친구 같은 분위기로 했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게 원팀이 되는 데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도 노시환은 훈련하며 김도영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선수들에게 농담을 건네며 웃음꽃 가득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물론 마냥 웃고 떠드는 분위기만은 아니다. 첫날에는 선수들 앞에서 대표팀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진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도영은 "시환이 형이 주장을 달더니 사람이 바뀐 것 같다"며 "전체 미팅 때 '이번 대회는 경험을 쌓으러 온 자리가 아니다. 24명 전원이 결과와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하더라"고 전한 바 있다.

노시환은 이에 대해 "대표팀을 처음 나오는 선수들도 많다. 대표팀이라고 해서 즐기거나 경험을 쌓으러 왔다는 생각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전투적으로 했으면 좋겠고, 정말 한 팀이 돼서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험을 쌓는다는 마인드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 팀이 되자는 메시지를 돌려서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6개월 전 WBC 대표팀과 지금의 분위기를 비교해달라는 물음에는 "나이 차가 많이 안 나서 확실히 예전보다 좀 더 밝은 분위기인 것 같다. 선수들이 워낙 어리고 저와도 나이 차가 얼마 안 난다"면서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어린 친구들이 한 번 불붙기 시작하고 분위기를 타면 진짜 막기가 힘들다. 그 분위기를 1차전부터 잘 끌고 가면 대한민국 대표팀을 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영아, 3루 안 나갈 생각 마"

주루 훈련하는 노시환(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주루 훈련하는 노시환(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이번 소집을 앞두고 대표팀은 주전 3루수 김도영의 코뼈 골절 부상으로 일순 긴장이 감돌았다. 만약 김도영이 이탈하거나 수비가 불가능해지면 대표팀 전력에 큰 구멍이 생기는 상황. 노시환이 3루수로 나서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도영 우려와 달리 빠르게 회복해 그라운드에 돌아왔고, 지난 일요일 한화 전에선 3안타를 때려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노시환은 코에 보호대를 착용한 김도영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당시 대화 내용에 대해 노시환은 "괜찮냐고 제가 물어봤고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서 3루 수비 안 나갈 생각하지 말라고, 꾀병 부리지 말고 3루 나가라고 전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한편으로는 찡한 마음도 있다. 노시환은 "도영이가 부상을 입었지만 그래도 출전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걸 보면서 기특했다. 동료 선수들에게 영감이 되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준 것 같다"며 "아시안게임에 가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고, 도영이에게도 정말 좋은 선택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도영의 정상 합류로 노시환도 3루 수비 부담을 덜었다. 그는 "도영이가 올해 수비가 워낙 많이 늘어서 놀랐다. 원래는 3루에서 좀 서툴거나 급한 때가 많았는데, 올해 하는 걸 보니 저를 뛰어넘은 것 같더라"며 "타격과 주루는 원래 정말 출중한 선수지만 수비까지 장착하니 더 무서운 선수가 된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 팀 동료인 아시아쿼터 좌완 왕옌청을 적으로 만나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노시환은 "왕옌청 선수가 저랑 팀에서는 워낙 친하지만, 나 말고 다른 우리 팀 선수들에겐 워낙 눈에 익은 공이다. 그래서 다들 왕옌청에 대한 의식은 잘 안 하더라"며 "국제대회 가면 처음 보는 투수 공이 어렵지, 눈에 익은 공은 솔직히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왕옌청 선수가 나온다면 우리 대표팀으로선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린위민 선수가 더 견제가 된다"면서 "그렇다고 왕옌청 선수에 대해 안심하는 건 아니지만, 올라온다면 우리가 쉽게 봐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왕옌청과 국제대회에서 만나는 게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상대한 경험이 있다. 노시환은 "주자 3루에서 적시타를 친 기억이 있다"고 미소 지으면서도 "그때보다 공이 더 좋아진 것 같긴 하다. 같은 팀이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나는 거라 절대 봐주지 않을 거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고, 한국 대표팀이 쉽지 않다는 걸 전하고 싶다"고 새삼 강조했다.

타이완의 또 다른 유력 선발 린위민에 대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노시환은 "린위민 선수도 우리 팀에 상대해본 선수가 많다. 워낙 공이 좋고 까다롭다. 무브먼트가 엄청 좋아서 까다로운데, 그래도 처음 마주하는 선수들보다는 눈에 익은 선수들이 더 많다"며 "안 쳐본 선수들에게 공의 궤적 같은 걸 많이 얘기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커뮤니케이션이 엄청 잘 된다. 어린 선수들만 모여 있다 보니 다 친해서 소통이 잘 된다"며 "린위민 선수도 한국전에 각오 단단히 하고 와야 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엄포를 놨다. 대표팀 합류 전 왕옌청과 아시안게임에 관해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다고. 노시환은 "시간이 많지 않았다. 대표팀 오기 전에 왕옌청 선수가 아프다 보니 얘기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며 "문현빈이 왕옌청이랑 계속 얘기하던데, 서로 '나오지 마라'는 말만 계속 하더라"고 웃으며 전했다.

"부담 아닌 책임감"...컨디션 최상, 1차전 강조

캐치볼하는 노시환(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캐치볼하는 노시환(사진=더게이트 배지헌 기자)

지난 WBC 당시에는 이정후, 셰이 위트컴, 저마이 존스, 안현민 등 쟁쟁한 타자들이 즐비해 기댈 곳이 있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노시환이 팀 공격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6개월 전과는 전혀 다른 위상과 무게감이다. 그는 "아픈 데 없고 컨디션은 매우 좋다. 연습 배팅 할 때도 타격 컨디션이 너무 좋은 것 같다"며 "내일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한 번 더 체크해봐야겠지만, 컨디션이 워낙 좋아서 걱정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부담감은 없다. 각자 팀에서 최고로 잘하는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내가 터치할 게 없다. 다들 알아서 잘 하니까 부담감보다는 그냥 무조건 이겨야 된다는 생각이 더 큰 것 같다"며 "부담이 아니라 책임감이다. 선수들도 다 그런 마음가짐을 새기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하면 어떤 팀이든 어려운 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들 각오를 단단히 해서 무조건 이기고 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경험한 노시환은 국제대회에 결코 쉬운 팀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는 "정말 쉽지 않다. 약한 팀이라는 건 없는 것 같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항상 분위기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강팀이든 약팀이든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1차전부터 강팀을 만났는데, 그만큼 확실하게 이기고 가야 그 분위기를 타서 슈퍼라운드까지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1차전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출처: 더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