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성·김민지 '동반 해트트릭' 폭발… 위기의 한국 축구, 나고야서 금빛 희망 쐈다 [나고야 AG]
지난 1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D조 1차전 대한민국 대 카타르의 경기에서 엄지성이 강력한 슈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가 일본 열도에서 통쾌한 골 폭풍을 몰아치며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기 위한 힘찬 진군을 시작했다....

[파이낸셜뉴스]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가 일본 열도에서 통쾌한 골 폭풍을 몰아치며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기 위한 힘찬 진군을 시작했다. 아시안게임 4연패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노리는 남자 축구대표팀과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나란히 첫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며 '남녀 동반 우승'을 향한 뚜렷한 청신호를 켰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은 1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카타르를 4-1로 완파했다.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직전 2022년 항저우 대회까지 3회 연속 아시아 정상에 올랐던 한국은 초유의 4연패 달성을 향해 완벽한 첫 단추를 꿰었다.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 중인 와일드카드 엄지성(스완지시티)이었다. 이민성호는 김명준(헹크)을 최전방에 세우고 엄지성, 배준호(스토크시티), 양현준(셀틱) 등 유럽파로 2선을 탄탄하게 꾸렸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김지수(브렌트퍼드)의 정교한 롱 패스를 받은 엄지성이 절묘한 공간 침투 후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했다.
기세가 오른 엄지성은 전반 20분 상대 수비의 볼 처리 실수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추가골을 뽑아냈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이승원(강원)의 패스를 받아 기어이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전반전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한국은 후반 21분 양현준의 날카로운 도움을 받은 김명준의 쐐기골까지 터지며 승부를 완전히 갈랐다. 다만 4-0으로 크게 앞서던 후반 40분, 프리킥 수비 상황에서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로 미르완 하산에게 만회 골을 내준 장면은 유일한 옥에 티였다.

이번 대회는 지난여름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사와 이어진 거센 후폭풍 이후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의 침체한 분위기를 회복할 기회를 만들자고 선수들과 굳게 다짐했다"며 "마지막 실점은 더 높은 단계로 가기 위해 선수들의 집중력을 다잡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계속 승리해 팬들의 사랑을 되찾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남자 대표팀의 승전보에 앞서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 역시 쾌조의 화력 쇼를 선보였다. 지난 14일 오사카 나가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과거 4년 8개월간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콜린 벨 감독의 미얀마를 5-0으로 융단폭격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2003년생 미드필더 김민지(서울시청)의 맹활약이 단연 빛났다. 김민지는 전반 29분 감각적인 보디 페인팅으로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전반 33분 타점 높은 헤더 추가골, 후반 14분 컷백을 마무리하며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베테랑 장슬기(경주한수원)가 1골 2도움으로 공수를 완벽히 조율했고, 후반 31분 최유리(수원FC위민)가 통쾌한 쐐기골을 터뜨렸다. 특히 지소연과 최유리가 각각 한 차례씩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불운 속에서도 무려 5골을 쏟아부으며 아시아 정상급의 전력 차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남녀 축구대표팀이 나란히 첫판부터 압도적인 화력을 뽐내며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를 배출한 것은 일단 고무적인 성과다. 시원한 승리로 예열을 마친 한국 축구는 이제 더 높은 고지를 바라본다. 합류가 지연됐던 이영준(그라스호퍼)까지 완전체를 이룬 남자 대표팀은 22일 사우디아라비아와 D조 최종전을 치른다. 여자 대표팀은 17일 방글라데시를 거쳐 21일 북한과 운명의 남북 맞대결을 펼친다. 일본의 가을 하늘 아래,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하기 위한 태극전사들의 거침없는 금빛 질주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