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광장] 리더십 위기 겪은 한국 축구, 모레노의 ‘소통’에 거는 기대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4일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취임식 및 친선경기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넌 세계 최고의 선수지만, 우승 타이틀이 없다. 트로피를 들어올려야 완성이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공개된 축구 다큐멘터리...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14일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취임식 및 친선경기 명단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넌 세계 최고의 선수지만, 우승 타이틀이 없다. 트로피를 들어올려야 완성이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공개된 축구 다큐멘터리 ‘조제 모리뉴’에서 소개된 장면이다. 세계적인 명장 모리뉴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사령탑 시절 레전드 중 한 명인 미드필더 램파드에게 이 같이 말했다. 램파드는 이후 “그 말이 힘이 됐다. ‘타이틀을 따야 최고가 돼’라는 도전 과제를 줬다”며 “그는 우리가 한팀이 되도록 조율했다”고 돌아봤다.
전술과 전략만으로 리더를 평가하는 건 옛말이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뛰는 선수를 하나로 묶고 ‘원팀’을 만드는 능력이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떠올랐다. 성격과 개성이 다른 선수들을 이끈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로는 선수단 내부 분위기가 그 팀의 성적을 좌우하기도 한다.

최근 한국 축구가 겪은 시련의 시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실패가 대표적이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드러난 무기력했던 경기력, 결국 하나의 목표로 향하는 원팀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대회 이후가 문제였다.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리더가 없었다. 선수 탓, 감독 탓으로 돌렸다. 당시 홀로 사과문을 낭독했던 박항서 전 대표팀 지원단장은 이후 “축구협회 전무와 전력강화위원장이 함께 발표하기로 했지만 두 사람이 나서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 혼자 나섰다”고 토로했다.
새롭게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첫선을 보였다. 지난 13일 입국한 뒤 14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9~10월 A매치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눈길을 끈 건 선수들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해 모레노 감독의 철학이었다. 선수 개개인의 선발 이유,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선수에 대한 말을 아꼈다. 대면도 하지 않은 선수에 대해 언급하는 것보다 조용히 내부에서 선수와 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모레노 감독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감독의 역할 중 80%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소통을 중요시하는 지도자다.
물론 아직 A매치 데뷔전도 치르지 않았다. 검증해야 할 요소도, 증명해야 할 것도 많다. 소통만으로 대표팀이 달라지길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그러나 한국 축구가 지난 실패에서 확인한 것은 근본적인 문제, 바로 원팀이 되는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위기의 순간 책임질 리더가 없었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팀을 묶어낼 구심점도 보이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의 첫 기자회견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수와 신뢰를 쌓고, 하나의 팀으로 묶어내며, 결과에 책임지는 리더십에 대한 철학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모리뉴 감독은 램파드에게 트로피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선수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했다. 지금 한국 축구가 모레노 감독에게 기대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다시 하나의 팀을 만드는 과정, 그리고 책임지는 리더의 모습이다.
출처: 스포츠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