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일본은 올림픽 금메달…시선부터 다른 한일 축구
오이와 고(54) 일본 21세 이하(U-21) 대표팀 감독. 오이와 고 인스타그램[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일본 축구의 시선은 이번 아시안게임보다 더 멀리 가 있다.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도 노리지만, 진짜 목표는 2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금메달이다.오이와 고(54) 일본 21세 이하(U-21)...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일본 축구의 시선은 이번 아시안게임보다 더 멀리 가 있다.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도 노리지만, 진짜 목표는 2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금메달이다.
오이와 고(54) 일본 21세 이하(U-21) 대표팀 감독은 15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A조 홍콩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목표는 LA 올림픽에 출전해 본선에서 계속 승리하고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이번 아시안게임은 그 목표로 가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대회”라고 말했다.
말뿐이 아니다. 일본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23명을 전원 U-21 선수로 꾸렸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U-23 선수들이 출전하고, 24세 이상 선수도 와일드카드로 3명까지 뽑을 수 있지만 일본은 그 카드를 아예 쓰지 않았다. 당장 금메달 확률을 높이기보다 2년 뒤 올림픽을 위한 경험에 투자한 것이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병역 혜택까지 걸려 있어 매 대회 가능한 최상의 전력을 꾸리고, 부족한 포지션에는 와일드카드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번 대회 역시 U-23 대표팀에 경험 많은 선수를 더해 우승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반면 일본은 아시안게임 자체보다 그다음을 본다. 이번 대회를 LA 올림픽을 위한 실전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나이 어린 선수들에게 아시아 종합대회의 압박과 토너먼트 경험을 미리 쌓게 하고, 2년 뒤에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층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오이와 감독은 “아시안게임에는 특유의 긴장감이 있다”며 “다른 종목을 포함해 ‘아시아의 올림픽’이라는 대회를 존중하면서 일본 대표로서 한 경기 한 경기 이겨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의 이런 운영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일본은 최근 아시안게임이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도 실제 출전 연령보다 어린 선수들을 꾸준히 내보내왔다. 현재 성적과 다음 올림픽 준비를 하나의 과정으로 묶는 방식이다.
성과도 있었다. 오이와 감독은 2021년 12월 일본 U-21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2024년 AFC U-23 아시안컵 우승으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와일드카드 없이 8강까지 올랐다. 지난 1월 열린 AFC U-23 아시안컵에서도 다시 U-21 대표팀을 이끌고 정상에 섰다. 결과만 보면 일본의 선택이 무모한 실험은 아닌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원칙은 같다. 일본은 수비수 이치하라 리온(AZ 알크마르) 등 해외파 4명이 소속팀 일정 때문에 조별리그 초반부터 합류하지 못한다. 당장 성적만 생각한다면 전력 누수다.
그러나 오이와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가능한 한 전원이 모이는 게 이상적이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 선택을 했다”며 “첫 경기부터 뛸 수 있는 선수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일본 선수층이 얼마나 두꺼운지, 선수들의 연계와 결속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린다. 하지만 우승에 실패한다고 해서 이번 대회의 의미가 사라지는 구조는 아니다. 주축 선수들이 2년 뒤 LA 올림픽에서도 그대로 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마다 ‘금메달을 따야 하는 대회’가 된다. 일본 역시 우승을 원하지만 동시에 ‘2년 뒤를 준비하는 대회’로 활용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의 결과를 위해 경험 많은 선수를 더하고, 일본은 다음 대회의 결과를 위해 어린 선수에게 경험을 준다.
어느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가치와 병역 혜택이라는 한국만의 현실도 있다. 다만 일본의 시선은 분명 더 길다.
아시안게임 우승, 올림픽 메달, A대표팀 강화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 세대를 미리 선발해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하고, 그 선수들을 다음 올림픽과 A대표팀까지 연결한다.
오이와 감독이 말한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보다 훨씬 크다. 역대 아시아 국가의 올림픽 남자 축구 최고 성적은 일본이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에서, 한국이 2012년 런던 대회에서 기록한 동메달이다. 일본은 이제 그 벽을 넘어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공개적으로 목표로 내걸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우승을 바라본다. 일본은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과 동시에 2년 뒤 올림픽 정상까지 바라본다.
눈앞의 금메달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한 대회를 넘어 다음 세대와 다음 목표까지 이어지는 일본의 설계가 부럽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세훈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