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모레노 감독은 왜 ‘4-4-2’를 선택했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14일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스포츠경향 박찬기 기자] “활용하고자 하는 모델은 4-4-2다.”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의 재건 임무를 맡은 소방수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48·스페인)이 선택한 출발점이...

[스포츠경향 박찬기 기자] “활용하고자 하는 모델은 4-4-2다.”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의 재건 임무를 맡은 소방수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48·스페인)이 선택한 출발점이다. 자신에게, 선수들에게 익숙한 형태로 출발하겠다는 의중이다.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축구를 구현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임시 사령탑의 현실적인 선택이다.
모레노 감독은 14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의 기본 전술로 4-4-2를 활용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최근 2년간 K리그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포메이션이라고 판단했다”며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소 의외의 발언이었다. 모레노 감독이 스페인 대표팀에서 보여준 축구는 4-3-3 내지 4-2-3-1을 기반으로 한 점유 축구다. 볼 점유를 높이고, 풀백을 공격적으로 활용하며, 공격 지역에서 유기적인 스위칭을 통해 상대 수비에 균열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이후 이끌었던 AS 모나코(프랑스), 그라나다(스페인) 등에서도 비슷한 형태, 전술을 활용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축구를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낯선 그림은 아니다. 우선 모레노 감독은 4-4-2를 깊이 연구한 지도자다. 과거 2013년 ‘나의 4-4-2 레시피’라는 제목으로 전술서까지 냈었다. 이 책에서 그는 공격과 수비의 기본적인 배치와 움직임부터 공수 전환, 훈련 적용까지 4-4-2에 대해 폭넓게 분석하고, 다뤘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모델임은 틀림없다.
한국 선수들에게도 익숙하다. 실제 K리그에서 많은 팀들이 4-4-2를 활용하고 있다. 당장 이번 시즌 압도적인 K리그1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기동 감독의 FC서울도 4-4-2를 사용하고 있으며, K리그 대표 명장으로 꼽히는 이정효 감독 역시 4-4-2를 활용해 수원 삼성을 선두로 이끌고 있다. 물론 경기장 안에선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나 기본적인 구조는 동일하다.

한국 대표팀은 과거에도 4-4-2를 활용해 반등한 경험이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던 2017년 11월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국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과 이근호를 투톱으로 내세웠고, 양쪽 측면에는 이재성과 권창훈, 중원에 기성용과 고요한을 배치했다. 공격에선 유기적인 플레이가 눈에 띄었고, 수비에선 공간을 최소한으로 내주며 조직적으로 대응했다. 이어진 세르비아전에선 손흥민과 구자철이 투톱으로 나섰고, 1-1 무승부를 거뒀다. 남미와 유럽의 강호를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하며 2018 러시아 월드컵 직전 분위기를 바꿨던 좋은 기억이 있다.
4-4-2는 축구에서 가장 클래식하고도, 기본적으로는 수비 지향적인 포메이션이다. 공격과 수비에서 밸런스가 잘 잡혀 있고, 대형 자체도 쉽게 구축할 수 있어 다양한 포메이션의 시작점으로 꼽힌다. 다만 수비적인 형태인 만큼 공격에서 다양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부분 전술이 없다면 단조롭고, 답답한 플레이가 이어질 수 있다. 감독의 역량이 필요한 부분이며 모레노 감독은 스페인 시절부터 공격에서 자유로운 스위칭과 움직임을 강조한 축구를 활용해 왔다. 그가 만들 한국식 4-4-2의 모습이 기대되는 이유다.

박찬기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