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하느라 우승한 줄도 몰랐다…츠베레프, US오픈 제패

집중하느라 우승한 줄도 몰랐다…츠베레프, US오픈 제패

알렉산더 츠베레프(세계 2위·독일·사진)가 올해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시즌 ‘메이저 2관왕’을 차지했다. 츠베레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 메도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신예 벤 셸턴(9위)과 3시간 33분의 혈투를 벌인 끝에 3-1(6-3 7-6〈7-2〉 5-7...

알렉산더 츠베레프(세계 2위·독일·사진)가 올해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시즌 ‘메이저 2관왕’을 차지했다.

츠베레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플러싱 메도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신예 벤 셸턴(9위)과 3시간 33분의 혈투를 벌인 끝에 3-1(6-3 7-6〈7-2〉 5-7 6-2)로 이겼다. 지난 6월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른 여세를 몰아 메이저 2승째를 올렸다.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독일인이 우승한 건 1989년 보리스 베커 이후 37년 만이다. 츠베레프는 우승 상금으로 550만 달러(약 74억원)를 챙겼다. 더불어 셸턴을 상대로 6전 전승의 절대 우위도 이어갔다.

앞서 2020년 US오픈, 2024년 프랑스오픈, 2025년 호주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 세 차례 결승에 오르고도 모두 준우승에 그쳐 ‘만년 2인자’ 꼬리표가 붙기도 했던 츠베레프는 올해 4대 메이저대회에서 두 번의 우승을 포함해 모두 4강 이상에 오르며 전성기를 활짝 열어 젖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 보도에 따르면 한 해 메이저대회 2관왕을 기록한 남자 선수는 지난 1974년 지미 코너스를 시작으로 기예르모 빌라스(1977년)와 얀니크 신네르(2024년)에 이어 츠베레프가 네 번째다.

셸턴의 샷이 라인을 벗어나 챔피언십 포인트를 획득한 츠베레프는 경기에 집중한 나머지 우승한 걸 인식하지 못한 채 다음 서브를 준비했다. 기립 박수를 치는 관중들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츠베레프는 뒤늦게 우승이 확정된 사실을 깨닫고 두 팔을 들어 기쁨을 만끽했다.

츠베레프는 병마를 이겨낸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4세 때부터 현재까지 제1형(소아) 당뇨와 싸우고 있다. 프로에 데뷔한 이후에도 한동안 자신의 병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기 중 인슐린 투여가 필요할 땐 화장실에 가서 남몰래 주사를 놨다. 건강 상태를 공개한 건 4년 전, 당뇨병 어린이 등을 돕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출범하면서부터다. 이후부터는 벤치에서 자가 혈당 체크를 하는 장면도 스스럼 없이 선보인다. 츠베레프는 “소아 당뇨를 앓던 나를 테니스 선수가 되기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어머니께 감사한다. 질병은 불편하지만 내 삶을 지배하는 요인이 되진 못할 것”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의 2026년은 그 이전 모든 세월과 노력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