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면 돼"… 韓 새 선장 모레노가 첫날 들려준 이야기들→ "활용 모델은 4-4-2고, 1,700명 분석했다"

[B11 현장] "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면 돼"… 韓 새 선장 모레노가 첫날 들려준 이야기들→ "활용 모델은 4-4-2고, 1,700명 분석했다"

천안-조남기 기자"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14일 오후 2시,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스타디움 1층 대강당에서 로베르트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다가오는 9·10·11월 A매치 여섯 경기를 지휘한 뒤 다시 평가를 받는다....

천안-조남기 기자

"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

14일 오후 2시,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스타디움 1층 대강당에서 로베르트 모레노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이 열렸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다가오는 9·10·11월 A매치 여섯 경기를 지휘한 뒤 다시 평가를 받는다. 이날 모레노호 1기의 명단이 발표되기도 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자신의 첫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뒤 곧장 기자회견에 임했다. 한 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자신의 개인적 일화까지 덧대 기나긴 이야기를 전한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었다. 그는 자신이 세운 원칙을 기반으로 선수들을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레노호는 4-4-2 포메이션을 쓸 거라는 것도 귀띔해줬다.

다음은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부임 기자회견 전문이다.

○ 부임 소감과 첫 명단의 선발 배경

"먼저 나와 코칭스태프에게 팀을 맡겨준 대한축구협회(이하 KFA)에 감사드린다. 따듯하게 맞아준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감사 말씀을 드린다. 여섯 경기 동안 대한민국을 이끄는 건 큰 영광이다. 성실하게 보여드리고 싶다. 정직한 자세로 일을 하겠다."

"기본적으로 대표팀 선발은 엄격한 과정이다.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고, 이번에 함께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건 축구적인 기준이다. 1,700명의 한국 선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여러 데이터를 기준으로 선수들을 추렸고,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 축구에 잘 맞는 경기 모델과 플레이 스타일,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정의하는 요소들을 바탕으로 선발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선수들이 누구인지 판단하고 결정했다. 나의 한 가지 기준은 이름이 아니라 '경기력'이다. 선수들은 모두가 계속해서 관찰 대상에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라 지금 경기장에서 무엇을 보여주는지가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기회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균형 잡힌' 선수다. 공격도 잘하고 수비도 잘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눈을 마주쳤을 때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는 열정이 느껴지는 선수여야 한다."

○ 추구하는 경기 모델은 무엇일까? 주어진 시간이 짧은데 얼마나 구현할 수 있을까?

"우선 현재 주어진 시간이 길지 않다. 국가대표팀에 특정 경기 모델을 구현하는 건 어려운 시간이다. 준비할 시간도 충분하지 않다. 클럽에서도 하나의 경기 모델을 완성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대표는 더 어렵다. 그래서 제 경험상 감독이 요구하는 플레이를 자연스럽게 해내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게 중요했다."

"선수들을 선발했을 때 포지션별로 역할을 명확하게 정의했다.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경기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 선수들의 역을 구체적으로 정의했다. 특성과 능력을 갖춘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찾았다."

"그리고 활용하려고 하는 모델은 4-4-2다. 최근 2년간 K리그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사용한 시스템이 4-4-2였다. 선수들과 소집 기간 동안 해야 할 일은 왜 선발됐는지 설명해주는 것이다. 어떤 걸 잘하는지, 상대적으로 부족한 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세부적인 부분을 조금씩 조정하고 보완해주려고 한다. 그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 손흥민이나 이강인 같은 주축 선수 어떻게 활용할 계획일까? 최초 발탁인 김건희와 박태준은 어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뽑았나?

"기본적으로 선수들을 선발하면, 선수들과 먼저 소통한 뒤에 공개적으로 말하는 걸 선호한다. 다만 모두가 알 듯 손흥민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그래서 선발했다. 김건희와 박태준은 자신의 포지션이 아주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대표팀에 선발된 이유 역시 소속팀에서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이 있기 때문이다."

○ 2026 국제축구연맹(이하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사령탑이었다면 한국의 어떤 부분을 부각했을까?

"기본적으로 동료인 감독들의 업무를 존중한다. 국가대표팀의 원칙 중 하나는, 개선점이나 실수에 대해서는 팀 내부에서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해당 경기들을 충분히 분석하긴 했다.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면밀히 살폈다. 다만, 전임 감독에 대한 존중의 의미에서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평가하거나 언급하는 건 적절치가 않다고 생각한다."

○ 김민수와 정승원을 깜짝 발탁한 이유? 이승우를 안 뽑은 이유?

"선발한 선수들에 대해서만 말씀드릴 수 있다. 선발되지 않은 선수들 이야기하면 끝이 없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은 공개적 자리에서 이야기하기보다는 해당 선수와 얼굴을 맞대고 먼저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는 지금 하고 있는 경기를 보고 선발했다. 팀에서 하고 있는 역할들로 선발했다. 중점적으로 본 건 마지막 10경기다. 경기력과 팀 내에서 하는 역할을 위주로 선발했다."

○ KFA로부터 국가대표팀 내부의 여러 분위기에 대해 전달을 받았는지?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 받았다. 관련 정보는 더 파악하고 있다. 중요한 건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배움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패배했을 때는 흔히 여러 가지 문제가 부각되는 반면, 승리하면 문제가 자연스럽게 완화된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최상의 환경과 조건에서 선수들이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제대로 준비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내 역할이다."

"한 가지 일화를 말씀드리고 싶다. 어려운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다. 개인적 일화다. 지난주에 10살인 내 아들이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다쳤다. 한 달 동안 축구를 할 수 없어서 아들에겐 굉장히 실망스럽고 힘든 일이 발생했다. 그때 아들에게 말해줬던 걸 국가대표팀에도 똑같이 해주고자 한다. 팀 안에서 심어주고 싶은 '정신'이다. 아들이 다친 날부터 매일 밤 잠들기 전에 이렇게 말을 해줬다. '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 그 다음날에도 넘어졌으면 다시 일어나면 된다. 앞서서 한 달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현재에 집중하고 현재 걸음을 생각하고, 그 다음에 한 발 한 발 디디는 걸 생각해야 한다. 축구팬들이 기다리는 마음을 담아서 앞으로 한 발 한 발 나가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 K리그를 검토하면서 파악한 한국 선수들의 특징에 대해 말해줄 수 있나?

"기본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가진 기술적 능력, 어떻게 보면 공을 소유하고 점유하는 유지하는 능력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수비에서는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압박하기 보다는 상대를 기다리면서 수비 진영으로 내려선 뒤 역습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선수들이 보여주는 플레이에서 강도와 적극성 역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포지션별로 보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 중 인상적이었던 게 있다. 공격 지역에서 뛰는 선수들의 재능이다. 미드필더들을 포함해서 선수들이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큰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 과거 챗지피티를 과도하게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설명을 부탁한다.

"일단 그 부분은 확산이 된 부분도 있다. 축구에 챗지피티를 활용했다는 건 거짓이다. 내가 축구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기술과 관련이 있기는 하다. 다만, 기술력을 영상과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사용할 뿐이지 챗지피티를 쓰는 건 아니다. 누구든 10분 정도만 시간을 들여서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면, 당시 내용이 맥락에서 벗어나고 왜곡됐고 내게 피해를 주기 위해서라는 걸 알 수 있다. 나의 웹사이트에도 관련 내용이 올라가 있다. 순전히 거짓이다. 한 번 더 확인하셨으면 좋겠다."

"질문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답변을 드렸다. 여러 팬 분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인 것도 이해한다. 다만 이렇게 좋은 자리, 대한민국 임시 감독으로서 처음 갖는 기자회견이다. 뜻 깊은 날인만큼 이 이야기를 너무 길게 이어가고 싶지 않다. 이 이야기는 부차적인 사안으로 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팀과 선수 선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궁금하다면 더 디테일하게 설명을 해보겠다."

○ 스페인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임시 감독을 맡았을 때 당시 최초 발탁한 선수들이 월드컵 우승 멤버가 됐다. 뉴페이스를 발굴하는 비결이 있나?

"기본적으로 일단 대표팀 감독들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선수들의 경기력은 언제나 똑같은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한 단계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도 있다. 선수들에 대한 존중, 대표팀에 대한 존중, 국가에 대한 책임을 생각한다면 항상 모든 선수들의 활약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 그 순간 가장 좋은 선수들을 선발하고, 그 선수들이 대한민국의 유니폼을 입고 국가를 대표하게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부임하자마자 경기력과 결과를 다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결과를 가져온다. 선수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서 그들이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경험상 경기 내용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서 승리하는 건 어렵다. 먼저 우리가 해야 할 축구를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과 함께하면서 선수들이 잘하는 걸 알려주고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설명을 해야 한다."

○ 모레노호 1기 명단

GK: 조현우(울산 HD), 김승규(FC 도쿄), 송범근(전북 현대), 구성윤(FC 서울)

DF: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 최준(FC 서울), 김태현(전북 현대), 이한범(클뤼프 브뤼허), 조위제(전북 현대), 김건희(인천 유나이티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조현택(울산 HD),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MF: 박진섭(저장 FC), 김봉수(대전 하나 시티즌), 황인범(포르투), 이재성(마인츠 05), 박태준(김천 상무), 백승호(버밍엄 시티),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정승원(FC 서울), 김민수(레인저스), 송민규(나시오날), 황희찬(샬케 04)

FW: 손흥민(LA FC), 이동경(울산 HD), 오현규(베식타스), 조규성(미트윌란), 오세훈(시미즈 S 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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