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에 도전하는 GS칼텍스 이영택 감독 “‘몰빵’ 배구도 능력, 달라진 ‘몰빵’ 배구 기대해달라”···일본인 코치 2명+아쿼 타나차 영입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이 일본 전지훈련에서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스포츠경향 이정호 기자] 여자배구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에게 지난 두 시즌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이었다. 2024~2025시즌 14연패에 빠져 감독직을 내려놓을 생각까지 했던 그는 결국 2025~2026시즌 ‘봄 배구’에서 극적인...

[스포츠경향 이정호 기자] 여자배구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에게 지난 두 시즌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이었다. 2024~2025시즌 14연패에 빠져 감독직을 내려놓을 생각까지 했던 그는 결국 2025~2026시즌 ‘봄 배구’에서 극적인 반전을 일궈내며 ‘우승 사령탑’이 됐다.
그가 이끈 GS칼텍스는 정규리그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4위 흥국생명과의 준플레이오프(단판), 2위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위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5전 3선승제)까지 6경기를 내리 이기며 완벽한 ‘업셋 우승’을 완성했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행복을 만끽할 여유는 길지 않았다. 13일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시 전지훈련장에서 새 시즌을 준비 중인 이 감독은 “봄 배구 당시 경기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런데 우승의 여운은 별로 안 남는 것 같다. 정말 다음 날 자고 일어나니까 끝이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4라운드까지 5위로 처져 있었지만, 막판 4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3위로 올라섰고, 포스트시즌에서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냈다. 그 과정에서 이 감독 자신도 달라졌다. 정규리그에서는 젊은 선수를 키우기 위해 부진하더라도 기다려주는 편이었지만 단기전에서는 승부사로 달라져야 했다.
다시 돌아오는 정규시즌에서는 다시 ‘기다리는 감독’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는 “선수를 성장시키려면 꾸준히 기회를 줘야 한다. 팬들이 ‘감독이 관망한다’, ‘뒷짐 지고 있다’고 할 때도 있는데 저도 아무 생각 없이 그러고 있는 건 아니다”며 웃으며 이야기했다.
GS칼텍스는 ‘몰빵’ 배구로 불린다. 한 선수에게 공격을 집중시키는 배구를 두고 흔히 부정적 의미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지젤 실바라는 압도적인 기량의 외국인 선수의 존재감 덕분이다. 그러나 이 감독은 ‘몰빵’ 배구라는 표현에 대해 “그렇게 부정적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도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몰빵’ 배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에는 그의 현역 시절 경험도 녹아 있다. 이 감독이 대한항공에서 뛰던 당시 최강팀인 삼성화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삼성화재에는 가빈, 레오 등 ‘알고도 막지 못한다’는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뛰고 있었다.
이 감독은 “저는 선수 시절 정규리그 우승은 해봤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한 번도 못 해봤다. 삼성화재의 ‘몰빵’에 당했죠. 알고도 못 막았다. 2011~2013년엔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가서 졌다”고 떠올렸다. 그런 외국인 선수를 뽑는 것부터 안정적으로 공을 올려줄 수 있는 세터와 뒤에서 리시브와 수비를 해주는 선수들의 희생까지. ‘몰빵’ 배구 역시 팀으로 모든게 갖춰져야 가능하다는 것을 이때 깨달았다.
실제로 준플레이오프에서 실바의 공격 점유율은 50% 가까이 치솟았다. 성공률 역시 50%에 달했다. 이 감독은 여기서 만족하기는커녕 다음 경기를 앞두고 세터들에게 “잘했는데 내가 기대한 만큼 많이 실바에게 올린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여자 배구에서 성공률 50%면 엄청난 건데 ‘더 올려도 괜찮다’고 했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결국 정상에 올랐고 실바는 MVP까지 거머쥐었다. 이 감독은 “우승하면 결국 우리 모두가 잘한 것 아닌가. 실바가 MVP를 받았지만 결국 선수들 모두가 우승 멤버로 남는 것”이라고 했다.
한 번 정상에 올랐다고 마음이 편해진 것은 아니다. 마음의 부담감은 더 커졌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을 시작할 때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시즌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걱정과 부담이 크다”며 “우승을 하고 눈높이가 높아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지금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미흡한 부분도 있는거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코칭스태프에도 변화를 줬다. 디테일한 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일본인 코치 2명을 영입했다. 가와무라 신지 코치는 아웃사이드히터 출신으로 일본 SV리그 남자 팀에서 감독도 지냈다. 이시이 스구루 코치는 세터 전문 지도자다. GS칼텍스로선 안혜진의 이탈로 생긴 공백을 김지원과 새로 영입한 박사랑이 얼마나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이 감독은 “김지원과 박사랑, 두 선수가 어떻게 보면 이번 시즌의 키 플레이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공격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V리그 최초로 3시즌 연속 1000득점을 올린 실바에게 쏠리는 공격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는게 목표다. 새로 합류한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태국)에게 기대가 크다.
이 감독은 “강한 서브를 넣고 블로킹으로 끝내버리는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배구다. 공격도 골고루 분배되면 좋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면서 “우리 팀에는 실바라는 엄청난 외국인 선수가 있다. 가진 무기를 최대한 살리고, 승부를 걸어야 할 순간에는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은 이 감독에게 한 번의 우승이 행운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시즌이다.
이정호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