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투수’ 걱정 없다… 리그 최고로 성장한 곽빈이 뜬다[AG 야구]

‘결승전 투수’ 걱정 없다… 리그 최고로 성장한 곽빈이 뜬다[AG 야구]

두산 곽빈이 지난 3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스포츠경향 심진용 기자] 단기전 야구는 종목 특성상 에이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아시안게임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달리 투구 수 제한도 없다. 체력이 허락하는 동안 에이스 혼자 마운드 위에서 버티며 팀에 승리를 안길 수도 있다.3년 전 항저우...

두산 곽빈이 지난 3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산 곽빈이 지난 3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경향 심진용 기자] 단기전 야구는 종목 특성상 에이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아시안게임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달리 투구 수 제한도 없다. 체력이 허락하는 동안 에이스 혼자 마운드 위에서 버티며 팀에 승리를 안길 수도 있다.

3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문동주는 결승전 6이닝 무실점으로 대표팀 우승을 이끌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양현종이 역시 6이닝 무실점 역투로 금메달 획득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 5연패에 도전한다. 대회를 앞두고 문보경·김도영 등 타선 핵심들이 부상을 당하는 등 변수가 발생했지만, ‘결승전 투수’만큼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선발로 발돋움한 두산 곽빈이 출격을 기다린다.

곽빈은 아시안게임 전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9일 SSG전 7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절정에 오른 컨디션을 과시했다. 앞선 3일 LG전도 7이닝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았다.

이번 시즌 곽빈의 성적은 눈부시다. 26차례 선발 등판해 155이닝 동안 11승, 평균자책 2.26, 186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국가대표 에이스 투수에 걸맞은 숫자를 찍었다. 그간 구위에 비해 막상 결과는 아쉽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올 시즌 마침내 알을 깨고 나왔다.

곽빈은 2024시즌 공동 다승왕에 오른 뒤 투구 폼을 수정했다. 팔 스윙을 비롯해 동작 전반을 한층 간결하게 다듬었다. 다승왕 타이틀을 따낸 직후 변화를 택한 것을 두고 “대단한 용기”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곽빈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이대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곽빈은 끝내 새 투구 폼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마지막 두 차례 등판 정도를 남기고서야 비로소 투구 폼이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폼 교정 효과가 이번 시즌 눈부시다. 원래도 빨랐던 구속이 시속 2㎞ 이상 더 올랐다. 올 시즌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53.7㎞로 외국인 투수를 포함해 리그 전체에서 가장 빠르다. 지난달 29일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시속 160㎞ 벽까지 뚫었다.

구속은 빨라졌는데 제구는 훨씬 더 안정됐고, 커터를 장착하며 구종까지 늘렸다. 좀처럼 위기에 몰리지도 않지만, 고비를 맞더라도 예년처럼 쫓기지 않는다. 구위와 제구는 물론 마운드 위 태도까지 모든 면에서 진화한 게 올해의 곽빈이다.

곽빈이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3회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빈이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3회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빈은 그동안에도 꾸준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2023년에 이어 올해 3월까지 WBC도 2차례 경험했다. 대회를 다녀올 때마다 곽빈은 크게 자랐다. 2023년 2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했고, 올해는 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다만 대회에서 아주 크게 활약하지는 못했다. 국가대표 데뷔 무대였던 2023 WBC에서 2경기 2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3월 WBC에서는 3.2이닝 1실점을 남겼다. 도미니카공화국 최강 타선과 만난 8강전 때 3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 실점한 장면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예 공을 던지지도 못했다. 문동주와 함께 대표팀 원투펀치로 낙점됐지만, 대회 직전 담 증세에 몸살이 겹쳤다. 다른 선수들이 분전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곽빈은 “동료들에게 미안했다. 몸이 아파 마음이 불편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이치·나고야 대회는 3년 전 아쉬움까지 털어낼 기회다. 국가대표 경험치를 쌓아가며 성장해 온 곽빈이 이제는 에이스의 책임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목표는 분명하다. 한국 야구의 아시안게임 5연패다.

심진용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