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이현승 샤라웃 받은 장재석의 고군분투
13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예선 대한민국 대 일본 경기. 승리를 거둔 한국 이승현과 장재석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이정현.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북산고 주장 채치수는 강백호에게 리바운드...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농구 만화 슬램덩크에 나오는 북산고 주장 채치수는 강백호에게 리바운드와 골밑 싸움의 중요성을 그렇게 강조한다. 아시안게임 한·일전에서 장재석이 그걸 몸으로 보여줬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13일 일본 나고야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일본을 100-83으로 꺾었다. 일본은 NBA에서 뛰는 하치무라 루이를 비롯해 1진 멤버를 소집하지 않았다. 그러나 NBA 경력이 있는 귀화선수 알렉스 커크를 앞세워 한국을 압박했다. 주장 이승현은 경기 시작 2분도 되지 않아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설상가상 이날 대표팀은 10명으로 싸워야 했다. 여준석이 발바닥 부상으로 빠졌고, NBA 진출을 타진 중인 최준용은 8강 이후에나 합류한다. 두 선수 모두 골밑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 빅맨인 이승현과 장재석의 어깨가 무거웠다.

하지만 대표팀 최선참 장재석은 이날 모든 걸 불태웠다. 커크에게 골밑 슛을 허용하면서도 상대의 공격 리바운드만큼은 어떻게든 저지했다. 수비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외곽 슈터들이 부진했지만 장재석이 이정현과의 투맨 게임을 통해 골밑에서 득점을 올렸다. 장재석이 골밑을 흔들자 3쿼터 막판 외곽 수비가 헐거워졌고, 이정현이 혼자서 12점을 올려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18득점 8리바운드. 숫자도 화려했지만, 장재석의 활약은 그 이상이었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현중은 “재석이 형에게 너무 고맙다. 상대의 높이가 좋았는데 너무 잘 막아줬다. 젊은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뛰었다”고 했다.
경기 뒤 장재석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나이도 있고, 어렸을 때 했으면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을 텐데”라고 웃으며 “국민들과 가족들의 응원이 컸다. 젊은 선수들은 금메달이 간절하다. 그 힘이 내게 전해져서 힘이 생겼다”고 했다. 이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조 2위로 가면 분위기상 어렵다. 그래서 오늘 승리가 좋다. 팀을 이기게 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까지 대표팀은 올해 일본 상대로 1승 3패로 밀렸다. 특히 8월 14·15일에 치른 연습경기에선 두 경기 연속 20점 이상 대패를 당했다. 장재석은 “일본 선수들 영상을 많이 봤다. 지난 패배가 약이 됐던 거 같다. 복수심이라고 할까, 그런 것도 있었다. 그땐 컨디션도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중요한 경기에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기기 힘들었는데 (이)정현이가 잘해줬고, 현중이도 리바운드에 많이 참여해줬다”고 했다.
이제 3승을 더 거두면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이다. 장재석은 “일본은 강팀이다. 오늘은 선수들이 한 발 더 뛰어서 이긴 것 같다. 그런 마음이 나오면 결선에서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 국민들께도 좋은 선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