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 캡틴' 황재균 마지막 소원은 KT의 V2…"꾸준히, 묵묵히 자리 지켰던 선수로 기억되길"

'첫 우승 캡틴' 황재균 마지막 소원은 KT의 V2…"꾸준히, 묵묵히 자리 지켰던 선수로 기억되길"

▲ 황재균 ⓒKT 위즈[스포티비뉴스=수원, 최원영 기자] '굿바이 황재균.'황재균(39)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맞대결에서 은퇴식을 치른다.2006년 현대 유니콘스의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을 받은 황재균은 이듬해 1군 무대 데뷔를 이뤘다. 이후...

▲ 황재균 ⓒKT 위즈
▲ 황재균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최원영 기자] '굿바이 황재균.'

황재균(39)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맞대결에서 은퇴식을 치른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의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을 받은 황재균은 이듬해 1군 무대 데뷔를 이뤘다. 이후 히어로즈, 롯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을 거쳤다. 2018시즌을 앞두고 KT와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어 마법사 군단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KT의 3루를 책임졌던 황재균은 2021년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공헌하며 첫 우승 주장으로 영광을 누렸다. 지난 시즌에도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했으나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뒤 장고 끝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황재균의 프로 통산 성적은 18시즌 2200경기 타율 0.285, 2266안타, 227홈런, 1121타점, 1172득점, 235도루다.

▲ 황재균 ⓒKT 위즈
▲ 황재균 ⓒKT 위즈

황재균은 13일 은퇴식을 맞이해 특별 엔트리로 선수단에 등록됐다. 경기 전 훈련까지 소화하고 기자회견에 임한 그는 "기분이 이상해 잠을 거의 못 잤다. 오랜만에 야구하니 정말 재밌다. 처음 야구하는 감정이 들었다"며 "경기 출전 여부는 감독님께서 정하시는 것이다. 내가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는, KT가 1위 싸움 중이고 5연승 중이라 그걸 끊고 싶지 않다.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데뷔 첫 타석과 현역 마지막 타석이 기억에 남는다. 물론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우승하던 그 순간이다"며 "올해도 우리 KT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 지금처럼만 잘 마무리하면 V2를 해내지 않을까 싶다.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황재균은 "지금까지 황재균이란 선수를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꾸준히, 자리를 묵묵히 지켜줬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던 황재균은 금세 눈시울을 붉혔다.

다음은 황재균과의 일문일답.

▲ 왼쪽부터 황재균, 이강철 감독 ⓒKT 위즈
▲ 왼쪽부터 황재균, 이강철 감독 ⓒKT 위즈

- 은퇴식 당일인데 집에서 나올 때 어땠나.

"어제(12일)도 기분이 이상해 잠을 거의 못 잤다. 2시간 자고 나왔는데 오늘(13일)도 이게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다. 무척 이상했다. 정말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 폭염에 따른 경기 취소 이슈로 은퇴식이 한 차례 연기됐다가 이번에 열린다.

"한 번 연기되고 두 번째인 오늘 하는 건데 구단에서 신경을 진짜 많이 써주셨다. 롯데와의 주말 경기로 잡아주셨다. 구단에 감사하다."

- 은퇴식 관련 티빙(TVING) 해설위원 선배들에게 조언 들은 게 있나.

"우리 형들 중 은퇴식을 한 형들이 없어서 물어볼 데가 없었다. 가서 형들 앞에서 꺼드럭댈 것이다(웃음)."

-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는데 기분이 어땠나.

"오랜만에 글러브도 만져보고 야구공도 던져봤다. 방망이도 쳐봤는데 정말 재밌더라. 오랜만에 야구하니 뭔가 처음 야구하는 그런 감정이 들었다. 웃으면서 잠깐이나마 그 기분을 다시 즐겨봤다."

- 이강철 감독이 대타, 대주자 기용 가능성도 있다고 농담 섞어 예고했다.

"아까 잠깐 방망이 치는 걸 감독님이 보셨다. 나도 왜인지 모르겠는데 공이 너무 잘 맞았다. 감독님께서 '너 은퇴하지 말고 오른손 대타나 해라'라고 하셨다. 나도 '2주만 시간 주시면 몸 만들어 오겠습니다'라고 했다. 계속 운동하고 있어서 뛰는 건 현역 때보다 더 잘할 것 같다. 출전 여부는 감독님께서 정하시는 것이다. 내가 경기에 나가는 것보다, 지금 KT가 1위 싸움 중이고 5연승 중이라 그걸 끊고 싶지 않다.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 왼쪽부터 황재균, 김주일 응원단장 ⓒKT 위즈
▲ 왼쪽부터 황재균, 김주일 응원단장 ⓒKT 위즈

- 은퇴 후 운동을 쉬고 싶은 마음은 안 들었나. 체중도 많이 빠졌다.

"앞서 보디 프로필을 찍을 당시에는 98kg에서 80.2kg까지 뺐다. 지금은 87~88kg을 유지 중이다. 야구장에서 나오는 도파민이 엄청 센데 은퇴 후 그만큼 도파민을 채울 게 없었다. 그러다 크로스핏을 하게 됐는데 내 몸을 혹사하면서 이상하게 재미를 느꼈다. 운동하러 가면 '여기서 내 돈 내고 왜 이러고 있지?'란 생각이 드는데 끝나고 나면 기분이 좋더라. 몸도 (좋게) 변했다.

보통 은퇴하고 술을 많이 마시는데 난 건강하게 운동 쪽으로 생각했다. 러닝, 크로스핏 등을 하게 됐다. 재밌고 좋아서 운동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 프로 데뷔와 마무리를 모두 수원에서 하게 됐다.

"현대에서 데뷔하고 은퇴도 KT, 수원에서 하는데 이런 선수가 또 있을까 싶다. 아, (유)한준이 형 있구나. 이건 최초가 아니다(웃음). 그런 면에서 나는 운이 참 좋은 야구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런 게 흔하지 않다."

- 야수 중에선 마지막 현역 현대맨이었다.

"그만큼 내가 야구를 오래 해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 늦게까지, 오랫동안 야구할 수 있게 해주신 코칭스태프와 감독님께도 너무 감사드린다. 오늘 이 하루 자체가 내겐 감회가 남다른 것 같다."

-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자르고 왔다.

"그래도 야구선수 황재균이 팬들 앞에 마지막으로 서는 자리인데 지저분한 느낌으로 은퇴하고 싶지 않았다. 진짜 큰 결심 하고 잘랐다. 아까 자르면서 그때부터 울뻔했다. 머리카락을 기른 이유는 그냥 한번 길러보고 싶어서였다. 야구하면서 평생 한 번도 길러본 적이 없어서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솔직히 더 기르고 싶었는데 마지막엔 팬들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어서 잘랐다."

▲ 황재균 ⓒKT 위즈
▲ 황재균 ⓒKT 위즈

- 방송 활동하며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관심받고 있다.

"난 야구할 때가 가장 재밌었다. 지금 방송하는 것도 너무 재밌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감사하게도 많이 찾아주셨다. 은퇴 후 방송 쪽에서도 열심히 해야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불러주시는 대로, 닥치는 대로 하고 있다."

- 지금의 황재균이 프로 데뷔 후 처음 수원에 온 황재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냥 잘 버티라고만 해줄 것 같다.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버티다 보면 어느샌가 커리어가 쌓일 테니 버티라고만 할 것 같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경기는.

"데뷔 첫 타석도 아직 기억에 남고, 현역 마지막 타석도 기억에 남는다. 물론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다 아시겠지만 우승하던 그 순간이다. 고척돔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올해도 KT가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조언해 준다면.

"지금 우리 KT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어서 조언 같은 건 해줄 게 없다. 지금처럼만 이 분위기로 잘 마무리한다면 올해 V2를 하지 않을까 싶다. 투수력이 무척 좋고 상하위 타선에 빠른 선수들, 장타 치는 선수들도 있다 보니 팀이 좋은 방향으로, 우승 멤버로 가고 있는 듯하다.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 히어로즈, 롯데에서도 좋은 경험을 쌓았다.

"내가 처음 데뷔한 게 현대였고, 히어로즈에서도 한번 커리어를 좋게 보냈다. 롯데에선 야구선수 황재균이 국가대표팀에 들어가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롯데에서도 물론 좋은 선후배들과 같이 야구를 재밌게 했다. KT에선 내가 가장 오래 뛰었고, 우승을 같이 한 후배들도 있어서 제일 정이 많이 간다. 지금도 날 KT맨이라 생각하고 있다."

▲ 황재균 ⓒKT 위즈
▲ 황재균 ⓒKT 위즈

- 롯데 시절 같이 뛴 선수가 많이 남지 않았다.

"(전)준우 형이 다시 (1군에) 올라와서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손)아섭(두산 베어스)이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형이 없는 게 아쉽긴 한데 준우 형이 있으니 그래도 좋다."

- 몸 관리 비결이 있었나.

"그냥 진짜 하지 말라는 거 안 하고 잠 일찍 잤다. 난 좋은 음식 챙겨 먹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몸에 염증이 많으면 부상 위험이 크고, 수분이 없으면 근육이 다칠 확률이 높다.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몸에 좋은 영양소도 많이 먹었다. 잠까지 많이 자 선수 생활을 오래 건강하게 할 수 있었다.

- 가장 뜻깊은 기록은.

"솔직히 난 톱클래스의 선수는 아니었다. 3루수로 따지면 최정(SSG 랜더스) 형 같은 레전드 홈런타자도 아니었고, 박석민(은퇴) 형처럼 정말 잘하는 톱클래스 선수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 정도로 커리어를 갖게 된 것은 꾸준하게 안 아프고 경기에 많이 나간 덕분인 것 같다. 경기에 출전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 지난해 마지막 타석이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끝났다.

"그때는 우리가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원래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하면 더 늦는다. 선수로서 나도 알고 있어서 1루에선 슬라이딩을 절대 안 한다. 근데 그 마지막 타석에선 머리보다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을 했다. 그 한 경기가 진짜 너무 간절했다. 결국 비겨서 그다음 경기까지 우리 팀에 (가을야구 진출) 기회가 남아 있었다. 그래도 다른 선수들은 안 했으면 좋겠다. 부상 위험도 있고, 슬라이딩하면 더 늦는다."

-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 황재균이란 선수를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게 첫 번째다. 항상 팀에 필요할 때 꾸준히 자리를 묵묵히 지켜줬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 은퇴사는 미리 준비했나.

"솔직히 오래전부터 천천히 써왔다. 거의 몇 개월 동안 생각나는 대로 쓰고, 고치고 하면서 완성했다. 그래서 좀 길다. 지금도 은퇴사를 볼 때마다 울컥한다. 이따가 진짜 못 읽는 상황까지 올 텐데 은퇴사가 길어서 1시간 동안 읽어야 할 듯해 기다려 주셔야 한다. 걱정이긴 하다. 이따가는 진짜 오열할 것 같아 걱정된다. 은퇴사가 좀 많이 길다."

출처: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