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벌써 잊었다… 김지원 “다채로운 토스로 상대 허 찌를 것”
GS칼텍스의 세터 김지원. / GS칼텍스 “제가 직접 뛰면서 우승을 해본 건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감회가 남달랐죠.”여자배구 GS칼텍스의 세터 김지원(25)은 지난 시즌 챔피언전 정상에 오른 뒤에도 한동안 정말 우승한 게 맞는지 실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기 영상을 몇 번이고 다시 돌려보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가 정말...

“제가 직접 뛰면서 우승을 해본 건 처음이었거든요. 그래서 감회가 남달랐죠.”
여자배구 GS칼텍스의 세터 김지원(25)은 지난 시즌 챔피언전 정상에 오른 뒤에도 한동안 정말 우승한 게 맞는지 실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기 영상을 몇 번이고 다시 돌려보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가 정말 우승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그 달콤했던 기억은 접어두려 한다.
12일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나카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김지원은 “이제 거기에 취해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며 “선수단 안에서도 지난 시즌 우승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안혜진의 이탈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김지원은 어느덧 V리그에서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그는 배구가 여전히 어렵다고 했다. 특히 세터라는 자리가 그렇다. 고교 시절 공격수와 세터를 모두 경험한 그는 “체력적으로 더 힘든 포지션을 꼽으라면 공격수지만, 머리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건 단연 세터”라며 “사실 세터는 내가 빛나는 포지션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김지원은 자신의 손끝에서 시작된 공이 공격수의 득점으로 완성되는 순간 ‘세터의 맛’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좋은 토스로 상대 블로커가 한 명만 따라붙거나 아예 블로커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공격수가 점수를 낼 때 정말 짜릿하다”고 했다.
올 시즌에는 또 다른 숙제가 기다린다. 아시아쿼터로 새로 합류한 타나차 쑥솟(태국)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오랫동안 함께한 지젤 실바와는 이제 굳이 많은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될 만큼 익숙하지만, 타나차는 다르다. 김지원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공격수 스타일이라 색다르고 아직은 조금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연습 때마다 대화를 늘려가고 있다. 타나차가 어떤 높이와 스피드의 공을 좋아하는지 듣고, 직접 공을 올려보며 접점을 찾아가는 중이다.
이번 일본 전지훈련은 김지원에게는 또 한 번의 성장의 기회다. 일본 팀 특유의 빠르고 정교한 배구를 상대할 때마다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일본 팀과 경기하면 정말 빨라서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 “그런데 그 속도에 적응하고 나면 내가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본은 워낙 세터들이 좋아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GS칼텍스는 올 시즌 일본인 코치 두 명을 영입했는데, 이 가운데 이시이 스구루 코치는 세터를 전담한다. 김지원은 “평소에는 정말 재미있는 분인데 훈련에 들어가면 굉장히 진지해진다”며 “어제 훈련이 끝난 뒤 나를 부르시길래 토스 컨트롤에 관한 이야기를 하실 줄 알았다. 그런데 상대 플레이가 빠르다 보니 덩달아 내 플레이까지 급해졌다고 하시더라. 경기 전체를 크게 보고 조언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지난 4일 트레이드를 통해 SOOP에서 장신 세터 박사랑(177㎝)을 영입했다. 새로운 경쟁자가 합류한 가운데 김지원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 성격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분명하다.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플레이가 다양해졌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GS칼텍스는 지난 세 시즌 동안 실바가 매 시즌 1000점 이상을 책임졌을 만큼 공격에서 실바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김지원에게는 실바를 잘 활용하면서도 공격 루트를 다양하게 만드는 것이 숙제다. 그는 “실바만 바라봐서는 안 되지 않느냐”며 “다른 공격수들을 고루 활용하면서 상대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