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이가 이럴 줄은”…AG 예행연습 시작된 KIA, ‘울보’ 박정우의 시간이 온다
KIA 박정우가 11일 광주 SSG전 승리 뒤 인터뷰 하고 있다. 선발 출전해 4출루 활약을 펼친 이날은 울지 않고 환하게 웃었다. 광주 | 김은진 기자[스포츠경향 광주 | 김은진 기자] 박정우(28)는 지난 8월29일 광주 SSG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쳤다. 1-1이던 경기를 KIA의 2-1 승리로 끝내버린...

[스포츠경향 광주 | 김은진 기자] 박정우(28)는 지난 8월29일 광주 SSG전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쳤다. 1-1이던 경기를 KIA의 2-1 승리로 끝내버린 박정우는 펑펑 울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부모님을 향해 주전이 되지 못한 죄송함을 전했다. 이날도 박정우는 교체 출전했었다. 9회말 대주자로 투입된 뒤 10회말 타석에 나갈 기회를 얻어 끝내기 안타를 쳤다.
2년 전에도 그랬다. 2024년 7월 4일 대구 삼성전에서 역시 대주자로 나갔다가 결승 2루타까지 쳤다. 역전승의 주인공이 된 그때도 박정우는 펑펑 울었다. 역시 부모님 이야기를 했었다. 눈물이 많은 박정우는 “제가 (MBTI가) F라서 눈물이 많다. 밤에 강아지 유튜브 보고도 운다”라고 ‘해명’ 했다.
덕수고 출신으로 2017년 KIA에 지명받았으나 2021년 1군 데뷔한 박정우는 백업의 생활을 하고 있다. 1군 데뷔 6년 차, 279경기에 나갔고 그 중 선발 출전한 것은 26경기뿐이다. 발이 빨라 대주자 혹은 대수비로 출전 경력을 쌓아온 박정우는 가끔 선발 출전해도 9번 타순에 섰지만 지난 11일 SSG전부터 이틀 연속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KIA의 타격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지자 라인업이 확 바뀌면서 1번 타자로 나선 11일, 박정우는 3타수 2안타에 사사구 2개를 얻고 1타점 2득점을 했다. 3회초 두번째 타석에서는 몸에 맞고 나가면서도 1루로 향하는 발걸음이 날아가는 듯 가벼웠다. 절실한 마음으로, 신나게 경기한 박정우는 4-2로 앞선 8회말 2사 3루에서는 적시타로 쐐기 타점을 올렸다. 4출루를 한 박정우는 “끝내기 안타 친 것보다 오늘이 기쁘다”고 했다. “라인업 나오기 전인데 코치님이 선발 출전 준비하라고 하셔서 낮 2시부터 라커룸에서부터 긴장이 됐다. 기회가 많은 게 아니다보니 어떡하면 잘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3연패 중이었던 KIA는 이날 승리했고 박정우는 12일 KT전에도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그리고 도루도 성공했다.
올해 100타석에도 나서지 못했지만 박정우는 12일까지 타율 0.338을 기록 중이다. 96타석에서 77타수 26안타를 쳤다. 볼넷이 13개, 몸에 맞는 공이 3개, 희생번트도 3개가 있다. 출루율이 0.452나 되는 매우 효율 높은 백업 타자다.
KIA는 외야에서 주전이 되기 쉽지 않은 팀이다. 대부분 시즌, 외국인 선수가 늘 한 자리를 차지했고 스타 나성범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내야수로 뛰고 있는 해럴드 카스트로도 원래는 외야수다. 지난해부터 김호령이 주전으로 뛰었고 2년 차 박재현이 백업으로 출발한 뒤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발도 빠르고 외야 수비력도 준수하고 기회가 주어지면 타격도 곧잘 치지만 박정우는 올해도 계속 백업의 삶을 살고 있었다. 입단한 지 10년 차, 1군 생활 6년 차가 된 올해는 마음도 급해졌다.

박정우는 “1군 생활을 감사해야지, 때가 되면 기회가 오는데 왜 더 바라느냐고, 시즌 초반에는 코치님한테서 혼도 많이 났다. 어린 친구들도 잘 하다보니 내가 마음이 급해졌다. 석 달 정도는 많이 힘들었다”라고 했다. “사실 도영이가 다친 기간도 힘들었다. 내 기준에 도영이 지분이 50%는 된다. 이겨야 대수비라도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도영이 부상은 나한테도 위기였다”라고 웃었다.
이제 다음주부터 당장 아시안게임 기간이다. 김도영과 함께 외야수 박재현이 국가대표로 나간다. 지난 이틀의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은 박정우는 그 사이 선발 출전해 짧지만 주전의 나날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박정우는 “재현이가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재현이의 빈 자리가 너무 클 것 같다. 나는 그렇게 홈런도 못 치는데, 나가게 된다면 재현이가 했던 몫의 발톱 만큼이라도 진짜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