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도 3개, 팀도 3개…유소년축구에게 필요한 ‘오메가볼’을 아시나요
오메가볼 경기 장면. ESPN[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축구장에 두 팀이 아니라 세 팀이 동시에 들어온다. 골대도 세 개다. 경기장은 직사각형이 아니라 원형이고 오프사이드도 없다. 한 팀의 공격을 가로챈 제3의 팀이 그대로 골을 넣을 수도 있다.축구의 익숙한 규칙을 크게 바꾼 ‘오메가볼(OmegaBall)’이 미국을 넘어...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축구장에 두 팀이 아니라 세 팀이 동시에 들어온다. 골대도 세 개다. 경기장은 직사각형이 아니라 원형이고 오프사이드도 없다. 한 팀의 공격을 가로챈 제3의 팀이 그대로 골을 넣을 수도 있다.
축구의 익숙한 규칙을 크게 바꾼 ‘오메가볼(OmegaBall)’이 미국을 넘어 세계 각지로 확산하고 있다. ESPN은 9일 “원형 경기장에서 세 팀이 맞붙는 오메가볼이 세계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며 이 새로운 형태의 축구를 소개했다.
오메가볼은 기본적으로 축구와 비슷하지만 경기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지름 60야드(약 55m)의 원형 경기장에서 세 팀이 동시에 경기한다. 각 팀은 골키퍼 1명과 필드 플레이어 4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골대는 경기장 둘레를 따라 세 곳에 설치된다. 각 골대 사이의 거리는 약 60야드이고 중앙 지점에서 각 골대까지는 약 30야드(약 27m)다. 각 팀은 자신의 골대 하나를 지키면서 나머지 두 팀의 골대에는 어느 곳이든 공격할 수 있다.
상대 골대에 공을 넣으면 1점을 얻는다. 어느 상대의 골대에 넣었는지는 관계없다. 반대로 자책골을 기록하면 1점이 깎인다. 경기 종료 때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팀이 승리한다.
경기 시간도 짧다. 13분씩 3피리어드, 모두 39분이다. 득점이 나온 뒤에는 실점한 팀의 골키퍼가 5초 안에 경기를 재개해야 한다. 골을 넣고 기뻐하는 사이 곧바로 다른 팀의 역습을 받을 수도 있는 구조다.
오메가볼의 가장 큰 특징은 오프사이드가 없다는 점이다. 공격수가 상대 골문 앞에 머무는 것도 허용된다. 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면 스로인이나 코너킥 대신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발로 차 넣는 ‘델타 킥(Delta Kick)’으로 경기를 재개한다.
세 팀이 동시에 움직이는 만큼 기존 축구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도 나온다. 한 팀이 두 번째 팀의 골대를 공격하다 공을 빼앗기면 제3의 팀이 이를 가로채 곧바로 해당 골대를 공격할 수 있다. 오메가볼에서는 이런 식으로 제3의 팀이 공격권을 낚아채 득점하는 것을 ‘벌처 골(vulture goal)’이라고 부른다.
오메가볼 탄생의 출발점은 오프사이드였다. 창안자 가운데 한 명인 앤서니 디트먼은 기존 축구에서 오프사이드를 없애면 경기가 어떻게 달라질지 고민했다.

디트먼은 ESPN에 “‘오프사이드를 없애면 어떨까. 경기가 달라지고 더 재미있어질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경기장을 보다 원형으로 만들고 직선적인 경기 흐름을 없애면 오프사이드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디트먼은 과거 ESPN에서 함께 일했던 밥 펑크, 제이미 헤먼과 오메가볼을 만들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미국 오클라호마의 축구 시설에서 초기 테스트를 진행했다.
선수 수도 시행착오를 거쳤다. 처음에는 한 팀에 8명을 투입했지만 너무 많다고 판단해 7명, 6명으로 차례로 줄였다. 5명까지 줄인 뒤 현재의 경기 형태가 만들어졌다.
2022년 캘리포니아에서 첫 오메가볼 챔피언십이 열렸다. 대학 축구 선수 출신과 전직 프로 선수, 일부 국가대표 출신 선수 등이 참가했다. 이후 남녀부 초청대회와 상금이 걸린 대회가 잇따라 열렸다.
최근에는 미국을 넘어 해외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스페인과 독일 등 유럽뿐 아니라 나이지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에서도 경기가 열렸다.
물론 세 팀이 맞붙는 축구 자체가 오메가볼이 처음은 아니다. 1990년대 초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는 학생들이 육각형 경기장에서 세 팀이 맞붙는 경기를 시도했고, 2014년 스웨덴과 2017년 독일에서는 ‘3면 축구(Three-Sided Football)’ 월드컵도 열렸다.
오메가볼은 여기에 원형 경기장과 3개의 골대, 5인제 구성, 오프사이드 폐지 등을 결합했다. 160여 년 동안 두 팀과 두 개의 골대를 기본으로 발전해온 축구의 공식을 바꾼 실험이다.
‘두 팀이 하나의 공을 놓고 싸운다’는 축구의 상식을 깨뜨린 오메가볼. 아직 기존 축구와 비교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미국에서 시작된 ‘세 팀 축구’는 조금씩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메가볼은 세 팀이 동시에 경기하고 공격할 골대가 두 곳이어서 유소년 선수의 공간 인식과 스캐닝, 빠른 판단 능력을 요구한다. 5인제로 진행되고 공수 전환이 빠른 만큼 선수들이 공을 만지고 플레이에 관여할 기회가 많아 기술과 창의성을 키우는 보조 훈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김세훈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