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위기에서 대반전! 기다림의 미학이 만든 폭풍질주…7월 MVP 3인방 낳은 '강철매직'의 핵심

퇴출 위기에서 대반전! 기다림의 미학이 만든 폭풍질주…7월 MVP 3인방 낳은 '강철매직'의 핵심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 3회초 2사 만루 KT 힐리어드가 만루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7.17/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 3회 KT 힐리어드가 두산 최승용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날렸다. 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 3회초 2사 만루 KT 힐리어드가 만루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17/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 3회초 2사 만루 KT 힐리어드가 만루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7.17/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 3회 KT 힐리어드가 두산 최승용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날렸다. 타격하는 힐리어드.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6.16/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 3회 KT 힐리어드가 두산 최승용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날렸다. 타격하는 힐리어드. 잠실=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6.16/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8회초 1사 만루 힐리어드가 2타점 적시타를 치고 2루까지 진출하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5.28/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8회초 1사 만루 힐리어드가 2타점 적시타를 치고 2루까지 진출하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05.28/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후반기 KT 위즈의 폭풍 상승, 그 중심에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다.

KT 위즈 힐리어드는 7월 한달간 타율 3할6푼5리 9홈런 2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56의 불방망이를 휘두른 끝에 7월 월간 MVP로 선정됐다.

힐리어드의 2026시즌이 처음부터 꽃길은 아니었다.

시즌전 플랜에서 KT가 준비한 힐리어드의 포지션은 1루수였다. 앞서 무려 98억원을 투자해 최원준-김현수를 영입, 외야를 보강했고, 중심타선에서 한방을 쳐줄 확실한 거포를 필요로 했다.

막상 호주 스프링캠프에 임한 힐리어드는 1루 포지션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익숙하지도 않고, 기대와 달리 포구와 약속된 플레이 등 전반적인 퀄리티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 빅리그에서 7시즌을 뛰는 동안 꾸준히 맡았던 외야 수비는 수준급이었고, 타격 역시 외야수로 뛸 때 한층 더 편안한 기색이었다.

이에 이강철 KT 감독은 스프링캠프 초반 일찌감치 결단을 내렸다. LG 트윈스 시절 1루수를 선호하지 않던 김현수를 1루로 돌리고, 힐리어드를 외야에 고정키로 한 것.

후반기 KT의 상승세를 이끄는 힐리어드와 로건.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17/
후반기 KT의 상승세를 이끄는 힐리어드와 로건.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7.17/

그럼에도 힐리어드의 3~4월 성적은 타율 2할3푼2리, OPS 0.728에 불과했다. KBO리그의 ABS(자동 볼판정시스템)존 특유의 높은 코스 스트라이크에 고전했다. 납득하기 힘든 스트라이크가 선언될 때면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때론 배트로 땅을 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부진한 성적에 멘털 우려까지 더해지자 한때 퇴출론이 떠오르기도 했다.

힐리어드는 최근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시즌초 한국 ABS존을 처음 접하는 입장에선 이해하기 힘든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면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많았다"면서 "지금도 그런 콜은 여전하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 아닌가. 빨리 잊고 다음 공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힐리어드에겐 1m96의 큰 키에 걸맞지 않은 빠른 발, 그리고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가 있었다. 적어도 주루와 수비만큼은 5년전 KT의 우승시즌 외국인 타자였던 제라드 호잉보다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였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 5회초 2사 1루 KT 힐리어드가 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17/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 5회초 2사 1루 KT 힐리어드가 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7.17/

이강철 감독의 '믿는 구석'은 두 가지 더 있었다. 그래도 확실한 자신의 존을 가진 선수라는 점, 180㎞를 넘나드는 '걸리면 넘어가는' 타구 속도를 뿜어낼 수 있는 힘이 있는 타자라는 점이다.

자신의 눈을 믿고 기다린 사령탑의 배려에 힐리어드는 5월부터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화답했다. 어느덧 3할 타율에 홈런 3위(29개)로 올라서며 향후 페이스 유지 여부에 따라 시즌 MVP에도 도전 가능한 선수로 거듭났다.

후반기 상승세를 이끈 또다른 주역, 필승조 스기모토 역시 마찬가지다. 시즌초에는 독립리그 출신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갖고도 자신있게 존에 꽂지 못했고, 일본 투수에 대한 선입견과 다르게 제구력과 변화구에서 오히려 약점을 내보이기도 했다.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7회초 1사 1,3루 두산 박찬호를 병살 처리한 KT 스기모토가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1/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7회초 1사 1,3루 두산 박찬호를 병살 처리한 KT 스기모토가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7.21/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스기모토 역시 서두르지 않았다. 스기모토로선 1군에서 말소되는 등 퇴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KT 수뇌부는 스기모토의 실력을 믿고, 스스로를 보완할 '숙제'를 줬다. 투구폼을 세트포지션으로 고정시키고, 그 폼의 밸런스를 안정되게 유지시키는 것.

스기모토는 그 숙제를 멋지게 해결해냈다. 7월 한달간 13경기 13이닝 평균자책점 1.38의 짠물 피칭을 펼치며 힐리어드-소형준과 함께 7월 월간 MVP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단점보단 장점을 보고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준 이강철 감독의 리더십, 시즌초보다 후반에 강한 '강철매직'의 비밀이 아닐까.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