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예견된 참사 막지 못한, 예견된 이별

[오피셜]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예견된 참사 막지 못한, 예견된 이별

출처:한화 이글스(MHN 정철우 기자) 참사는 예견돼 있었다. 문제는 그 참사를 막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팀이 불과 1년 만에 9위로 추락했다. 단순히 운이 나빴다고 설명하기에는 전력 손실이 너무 컸고, 그에 대한 대비는 너무 부족했다. 결국 감독과 단장이 함께 팀...

출처: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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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정철우 기자) 참사는 예견돼 있었다. 문제는 그 참사를 막기 위한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팀이 불과 1년 만에 9위로 추락했다. 단순히 운이 나빴다고 설명하기에는 전력 손실이 너무 컸고, 그에 대한 대비는 너무 부족했다. 결국 감독과 단장이 함께 팀을 떠나게 됐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과 손혁 단장의 동반 퇴진은 충격적인 결말이지만, 그 과정까지 돌아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이별이기도 하다.

한화는 10일 김경문 감독이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손혁 단장 역시 계약 만료와 함께 구단을 떠난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직접 퇴진 의사를 밝혔다. 구단은 후임 감독과 단장을 선임하기 위한 작업에 신속하게 착수할 계획이다. 2024년 중반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하며 한화의 재건을 맡았던 김 감독은 결국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됐다.

김 감독이 남긴 성과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부임 첫해 흔들리던 팀을 수습했고, 2025년에는 정규시즌 2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성과를 냈다. 한화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은 19년 만이었다. 비록 LG 트윈스에 1승4패로 패하며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오랜 암흑기를 겪었던 한화 팬들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문제는 그 성공을 만들어낸 전력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핵심 전력이 사라진 뒤 어떤 대비책을 마련했느냐에 있었다.

출처: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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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화의 가장 큰 힘은 단연 마운드였다. 폰세와 와이스로 이어지는 외국인 원투펀치는 상대 팀에 엄청난 부담을 안겼다. 두 투수 모두 리그 정상급 경쟁력을 보여주며 선발진의 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안정적인 불펜까지 뒷받침되면서 한화는 투수력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팀이 됐다. 타선이 폭발하지 않는 날에도 선발 투수가 버텨주고 불펜이 리드를 지켜내는 승리 공식이 만들어졌다. 한화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갈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난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폰세와 와이스가 모두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리그 정상급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동시에 잃었다는 것은 단순히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가 비었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매 경기 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던 확실한 카드가 사라졌다는 뜻이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이 아무리 좋은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폰세와 와이스가 보여준 위력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불펜에서도 적지 않은 전력 손실이 발생했다. 한승혁이 FA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팀을 떠났고, 김범수 역시 FA 시장을 통해 이탈했다. 한승혁과 김범수는 지난해 한화 불펜을 지탱했던 중요한 자원들이었다. 선발진에서 확실한 카드 두 장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불펜의 핵심 전력까지 잃었다. 선발과 불펜이 동시에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 정도면 마운드가 흔들릴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야구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걱정할 만한 상황이었다. 특히 지난해처럼 압도적인 선발 투수들이 버텨주지 못한다면 불펜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구원 투수들의 등판 횟수와 투구 이닝이 늘어난다. 불펜의 핵심 자원까지 빠져나간 상태라면 그 부담은 더욱 커진다. 시즌이 길어질수록 투수진 전체가 흔들릴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계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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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화가 해야 할 일은 분명했다. 떠난 선수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기존 자원만으로 부족하다면 외부에서라도 전력을 보강해야 했다. 특히 선발 투수와 불펜의 뎁스를 두껍게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지난해의 성공이 투수력에서 출발했다면 그 투수력이 약해진 상황에 대한 대비가 우선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한화가 선택한 대형 투자는 타선에 집중됐다. 강백호를 100억원에 영입했다. 강백호는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선수다. 타선의 무게감을 높일 수 있는 자원이라는 점에서 영입 자체를 잘못된 선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당시 한화에 가장 절실했던 보강이 무엇이었느냐는 점이다.

강백호는 수비 포지션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선수다. 공격력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수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폭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한화는 마운드에서 대규모 전력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수비 활용도가 제한적인 거포에게 거액을 투자했다. 타선의 파괴력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선발과 불펜에서 발생한 공백을 해결하는 선택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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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시 FA 시장에 확실한 선발 투수가 많지 않았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돈을 쓰고 싶다고 해서 원하는 수준의 투수를 반드시 영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FA 시장에 마땅한 자원이 없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즉시 전력감을 확보하거나, 기존 투수들의 역할을 재조정하고 젊은 투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면밀하게 점검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준비했어야 했다.

트레이드 역시 상대 구단이 원하는 조건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쉽게 성사시킬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로 트레이드가 이뤄졌느냐보다 전력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였느냐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외부에서 마운드의 공백을 메울 만한 확실한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강력했던 투수진의 힘이 상당 부분 사라졌는데도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았다.

어쩌면 지난해의 성공이 오히려 판단을 흐리게 했을 가능성도 있다. 폰세와 와이스가 워낙 뛰어난 투구를 했고 불펜까지 안정적으로 돌아가다 보니 한화는 자신들이 갖고 있던 투수력의 가치를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 외국인 투수만 새롭게 구성하고 공격력을 보강하면 지난해보다 더 강한 팀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마운드가 얼마나 특별한 수준이었는지, 그 전력이 사라졌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계산은 부족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한화는 9일까지 143경기에서 57승4무82패에 그치며 9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팀이라고 믿기 어려운 성적표다. 투수진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제 몫을 하지 못했고,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한 마운드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공격력을 보강했지만 마운드의 약화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출처: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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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예상하지 못했던 부상자가 발생했고, 기대했던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하더라도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감독과 단장의 역할은 단순히 좋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경기를 치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예상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준비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특히 한화의 경우에는 마운드 약화 자체가 돌발 변수가 아니었다. 폰세와 와이스가 떠났고 한승혁과 김범수가 이탈했다는 사실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알고 있던 문제였다.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투수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쳤다면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부상이 발생했다는 사실보다 부상이 발생했을 때 버틸 수 있는 전력을 만들어 놓지 못했다는 점에 더 큰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손혁 단장은 전력 구성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떤 선수에게 투자하고 어떤 부분을 보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프런트의 핵심 업무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면서 팀의 약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강백호 영입이라는 대형 투자를 단행했지만 정작 가장 큰 위험 요소였던 마운드의 공백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은 결과적으로 뼈아픈 판단 착오가 됐다.

김 감독 역시 현장 책임자로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투수진의 약화가 예상됐다면 기존 자원들의 활용 방식을 바꾸고 새로운 전력을 발굴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섰어야 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어떻게 구성하고 불펜의 부담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했다. 물론 감독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주어진 전력의 한계를 파악하고 구단과 함께 대안을 마련하는 것 역시 감독의 역할이다.

결국 한화의 실패는 감독과 단장 어느 한 사람의 문제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전력을 구성하는 프런트와 그 전력을 운영하는 현장이 동시에 실패한 결과에 가깝다. 지난해의 성공을 만들어낸 핵심 전력이 사라졌는데도 새로운 승리 공식을 준비하지 못했다. 공격력 보강이라는 하나의 선택에 무게를 실었지만 그 과정에서 투수력 약화라는 가장 큰 위험 요소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

그래서 김경문 감독과 손혁 단장의 동반 퇴진은 더욱 상징적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성과를 함께 만들었던 두 사람이 불과 1년 만에 팀을 떠나게 됐다. 성공의 공을 나눠 가졌던 만큼 실패의 책임에서도 함께 자유로울 수 없었다.

출처: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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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이번 실패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교훈도 분명하다. 강팀을 만드는 것보다 강팀의 전력을 유지하는 일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특정 선수들의 압도적인 활약에 의존해 성공을 거둔 팀이라면 그 선수들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폰세와 와이스가 다시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는 지난해의 영광을 되찾을 수 없다. 그들이 없어도 경쟁할 수 있는 전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감독과 단장을 선임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한화는 이번 시즌의 실패가 단순히 선수들의 부진이나 부상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전력 구성 단계에서부터 잘못된 판단이 있었는지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때 또다시 감독과 단장만 바뀌는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

지난해 한화는 강력한 마운드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올해는 그 마운드가 사라졌는데도 충분한 대비 없이 우승을 꿈꿨다. 성공을 만들어낸 힘이 무엇이었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더 높은 곳을 바라본 셈이다.

김경문 감독과 손혁 단장이 떠난다. 계약 만료에 따른 결별이지만 9위라는 성적표가 그 결정에 무게를 더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화의 추락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사고가 아니었다.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위험 신호는 충분히 나타나 있었다. 그러나 그 신호를 읽고도 제대로 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

예견된 참사를 막지 못했다. 결국 예견된 이별을 맞았다. 한화의 2026년이 남긴 가장 뼈아픈 결론이다.

출처: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