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세터 야마모토 “나만의 무기 파이프로 대한항공 우승 돕겠다”

日세터 야마모토 “나만의 무기 파이프로 대한항공 우승 돕겠다”

대한항공 세터 야마모토 류. 대한항공 제공2026~2027시즌을 앞두고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에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세터 야마모토(26·일본)에게 이번 사카이 전지훈련은 조금 특별하다.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일본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있는 구단 숙소에서 4일 만난 야마모토는 “한...

대한항공 세터 야마모토 류.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세터 야마모토 류. 대한항공 제공

2026~2027시즌을 앞두고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에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세터 야마모토(26·일본)에게 이번 사카이 전지훈련은 조금 특별하다.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일본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있는 구단 숙소에서 4일 만난 야마모토는 “한국 팀의 일원으로 일본에 오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역시 기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1일부터 일본 SV리그 일본제철 사카이 블레이저스와 합동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한달 전에도 일본을 다녀갔던 터라 고국의 음식이 특별히 그립지는 않았지만 익숙한 거리의 풍경은 반가웠다. 야마모토는 “곳곳의 표기가 일본어로 돼 있는 걸 보면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든다”며 웃었다.

이번에는 ‘현지 가이드’ 역할도 자처했다. 야마모토는 “(김)관우에게 컵라면과 푸딩을 추천해줬고, 함께온천에도 다녀왔다. 자판기 커피를 먹으려는 쎈더에게는 대신 세븐일레븐이나 로손에서 얼음을 사서 내려 마시는커피를 추천했다”고 말했다.

일본 산토리 배구단에서 프로 데뷔해 루마니아, 이탈리아 등 유럽 무대를 거친 야마모토는 한국 배구와 일본 배구가비슷한 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야마모토는 “유럽은 상대적으로 템포가느리고 하이볼을 활용해 공격수가 확실하게 득점을 만들어내는 배구를 한다면 한국은 일본처럼 리시브 이후 공격 전개가 빠르고 한 번에 득점하지 못해도 리바운드를 활용해 다시 공격 기회를 만드는 플레이가 많다”고 말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연습경기 상대로 맞붙는 사카이 블레이저스도 야마모토에게는 좋은 공부 상대다. 야마모토는 “최근 일본 리그가 자금력을 키우면서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고 리그 수준도 높아졌다”며 “사카이 역시 좋은 외국인 선수들과 세터를 보유한 강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선수들의 좋은 리듬과 연결 플레이에서 배울 점이 많다. 헤난 달 조토 감독님도 빠른 배구를 추구하시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 배우고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대한항공 세터 야마모토 류(왼쪽)에게 한선수는 한국 V리그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교과서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세터 야마모토 류(왼쪽)에게 한선수는 한국 V리그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교과서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에서 야마모토가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교과서는 따로 있다. 프로 데뷔 20년 차를 맞은 주전 세터 한선수다.

2025~2026시즌 대한항공에서 리베로로 활약했던 이가 료헤이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미 한선수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야마모토는 함께 생활하며 그의 진가를 더욱 느끼고 있다. 야마모토는 “선수 형은 공이 손에 들어오면 빠르게 빼주는 스타일”이라며 “미들블로커들과 호흡을 맞춰 중앙 속공을 정확하게 올리는 능력이 좋다”고 말했다.

야마모토가 한선수에게 배우고 싶은 건 토스 기술만이 아니다. 그는 “무엇보다 팀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어떻게 경기를 운영하는지를 물어보고 싶다”며 “경험의 차이가 워낙 크다. 어린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선수가 코트 밖에서 건넨 한마디는 야마모토의 마음에 깊이 남았다. 평소 먼 미래까지 미리 고민하는 성격인 야마모토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한선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선수는 “지금 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나중의 문제는그때 가서 생각하면 된다”고 답했다. 야마모토는 “그 말을 들으면서 40세가 넘어서도 현역으로 뛰는 선수는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게감이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한선수와 주전 경쟁을 해나가야 하는 야마모토는 자신만의 장점으로 파이프 공격 활용을 꼽았다. 야마모토는 “나는 공을 손에 넣었다가 내보내는 스타일”이라며 “상대 블로킹 타이밍을 빼앗아 파이프 공격을 활용하는 데 자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계속해 “선수 형도 좋은 서브를 넣지만 나 역시 서브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헤난 감독 역시 야마모토에게 자신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야마모토는 “감독님께서 사이드로 올리는 토스는 항상 좋다고 말씀해주신다”며 “미들블로커들과 속공 호흡이 맞지 않으면 내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데, 감독님은 ‘생각이 많아지면 오히려 잘 안 될 수 있다. 사이드 토스라는 강점에 집중하면서 미들블로커들과 호흡을 맞춰가면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공격적으로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세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셔서 나도 최대한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헤난 감독은 야마모토에 대해 “경험이 풍부하고 늘 수준 높은 리그에서 뛰었던 선수인 만큼 한선수의 훌륭한 백업역할은 물론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모토는 주장을 맡고 있는 정지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야마모토는 정지석을 일본 남자배구 간판 ‘이시카와 유키’에 빗댔다. 야마모토는 “정지석 선수는 나에게 ‘코리안 이시카와 유키’ 같은선수”라며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 데다 경기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과 멘털도 좋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힘을 끌어올리고 팀을 이끄는 능력까지 갖췄다”고 평가했다.

야마모토는 새 시즌 각오를 묻자 “선발로 나갈지 경기 중간에 들어갈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무조건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하고 싶다”며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저 역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시즌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대한항공이 다시 한번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출처: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