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6분 뛰고 '전역모' 쓴 철없는 19살, "군 면제만 바라봤다"는 신성…韓 축구 4연패에 찬물 끼얹은 '선택받은 자들'

단 16분 뛰고 '전역모' 쓴 철없는 19살, "군 면제만 바라봤다"는 신성…韓 축구 4연패에 찬물 끼얹은 '선택받은 자들'

출처=박승수 인스타그램[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솔직함과 경솔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다.지난 3일 일본 한복판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가 한 행동과 말이 입방아에 올랐다. 대회 4연패 쾌거를 이룬 대업에 찬사가 쏟아지는 와중에 '군 면제가 전부'라는 식의 언행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

출처=박승수 인스타그램
출처=박승수 인스타그램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솔직함과 경솔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지난 3일 일본 한복판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가 한 행동과 말이 입방아에 올랐다. 대회 4연패 쾌거를 이룬 대업에 찬사가 쏟아지는 와중에 '군 면제가 전부'라는 식의 언행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 국제대회 금메달을 딴 체육인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 건 적절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는 여론에 불을 붙였다.

19세 유럽파 박승수(뉴캐슬)는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1대0 승리한 직후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착용했다. 그 사진을 자신의 SNS에 버젓이 자랑하듯 올렸다.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에 뽑힌 '선택받은 자'들은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군 면제는 경력 단절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특권이다. 이번엔 군필자인 이영준(그라스호퍼) 이승원(강원) 김준홍(수원 삼성) 등 3명을 제외한 나머지 20명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엄지성 맹활약 속 한국 축구 금메달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 승리 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던 중 대회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한 엄지성이 기뻐하고 있다. 2026.10.4 hwayoung7@yna.co.kr(끝)
엄지성 맹활약 속 한국 축구 금메달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한민국과 일본의 결승. 승리 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던 중 대회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한 엄지성이 기뻐하고 있다. 2026.10.4 [email protected](끝)

훈련소 입구에도 가보지 않은 19살 선수가 보통의 청년들이 18개월 이상 피땀흘려 얻은 전역모를 쓰고 활짝 웃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역모를 챙겨간 이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게 군필자 선수든, 스태프든, 금메달을 딴 순간에 꺼내려고 가방 속에 챙긴 것 아닌가. 설레발도 이런 설레발이 없다.

박승수보다 한 살 많은 양민혁(베스테를로)의 '경솔한 발언'도 논란을 부추겼다. 이날 집념있는 크로스로 엄지성(스완지시티)의 '우승골'을 도운 양민혁은 경기 후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메달, 우승은 중요하지 않았다.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현 A대표팀 주장 손흥민(LA FC)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 와일드카드로 참여해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뒤 군대의 '군'자도 꺼내지 않았다. "금메달은 내가 걸고 있지만, 이 금메달은 국민의 것"이라고 했고, 큰 열망으로 대회에 임해준 후배들에게 고마움도 표했다. 속으론 웃고 있었겠지만, 곁으론 표현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로 면제를 받은 대부분의 선수가 그런 스탠스를 취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회 연속 금메달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이민성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3 hwayoung7@yna.co.kr(끝)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회 연속 금메달 (도요타[일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이민성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3 [email protected](끝)

이번 대회에서 4골 4도움을 폭발한 '일등공신' 엄지성도 같은 장소에서 "병역 문제를 생각한다기보단, 모두가 금메달이라는 목표 하나로 모였다. 그 결과를 얻은 것이 기쁘다. 이후의 생활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이제 소속팀으로 돌아가 그 위치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두 선수는 엄지성과 비교할 때 기여도가 낮았다. 엄지성과 한국의 날개를 책임져야 했던 양민혁은 결승골 어시스트 전까지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박승수는 교체로 3경기, 단 16분만을 뛰었다. 결승전에선 1-0으로 앞선 후반 45분 배준호(스토크시티)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선수들은 '군 면제권'을 획득했다는 생각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겠지만, '특권'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선 안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청년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성기'의 나이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복을 입는다. 전역모를 쓰기 위해 최소 18개월을 손꼽아 기다린다. 대중이 이민성호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내는 건 힘들게 금메달을 땄기 때문인지, 군 면제 때문이 아니란 사실을 착각해선 안된다.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