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주실 분이 안 계십니다”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울먹인 황인범
황인범이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A매치 평가전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있다. 울산 | 연합뉴스[스포츠경향 울산 | 윤은용 기자] “일단 도움을 주실 분이 안 계십니다.”답답함을 넘어 무력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 축구대표팀 ‘중원의 핵’ 황인범(포르투)이 한국 축구가 처한 현실에 대한 답답함...

[스포츠경향 울산 | 윤은용 기자] “일단 도움을 주실 분이 안 계십니다.”
답답함을 넘어 무력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한국 축구대표팀 ‘중원의 핵’ 황인범(포르투)이 한국 축구가 처한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다 끝내 울먹였다.
황인범은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고 입을 열었다.
대표팀 생활 9년째. 황인범은 그동안 한국 축구에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았지만 제대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회장은 자리를 비웠고 대표팀 사령탑은 임시 감독이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사람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게 황인범의 말이었다.
이날 경기는 황인범이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에서 처음 출전한 경기였다. 그리고 한국은 베네수엘라와 0-0으로 비겼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보다 경기 내용이 더 답답했다. 한국은 슈팅 수에서 7-12로 밀리는 등 좀처럼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황인범의 답답함은 이날 한 경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대표팀 9년차 정도 됐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축구를 비롯해 여러 가지 부분에서 변화돼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 축구가 좋은 방향으로 잘 발전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부분들이 안 되는 것 같아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힘만으로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렵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황인범은 “일단 도움을 주실 분이 안 계신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회장님이 지금 안 계신 상황이고, 감독님도 임시 감독님으로 오셨다 보니 어떻게 될지 미래를 모르는 상황이라 선수들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많다”며 “문제점들이 분명히 보이는 상황이 많은데 누구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고, 나설 사람도 없다”고 덧붙였다.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던 황인범은 결국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황인범은 “운동장 안에서야 당연히 선수들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답을 못 찾았다”며 “이렇게 말씀드리면 또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겠지만 답답한 게 사실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이날 대표팀을 향해 답답함을 드러낸 것은 황인범뿐만이 아니었다. ‘수비의 핵’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경기 뒤 방송 인터뷰와 믹스트존에서 선수들이 하나가 돼 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황인범은 김민재의 발언을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뒤에서 수비수들이 오늘 정말 잘해준 게 맞는 만큼 민재 입장에서는 아주 답답했을 것 같다”며 “저를 포함해 앞쪽에 있는 선수들이 조금 더 분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여기 와서 부상은 아니었지만 불편함이 있었다”며 “운동량이 너무 없다 보니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근육은 잘 버텨줘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울산 |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