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7] ‘위기를 기회로’ 약속의 3년 차…김기동 FC서울 감독이 마주한 비상의 2026년

[창간 57] ‘위기를 기회로’ 약속의 3년 차…김기동 FC서울 감독이 마주한 비상의 2026년

올 시즌 지도자 커리어 첫 리그 우승에 도전 중인 김기동 서울 감독. 사진=서울지휘봉을 잡은 ‘철인’은 여전히 주위 편견을 깨부수려 한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FC서울의 리그 정상 탈환 도전을 이끄는 김기동 FC서울 감독의 이야기다.김 감독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본지와 만나 창간 57주년 기념...

올 시즌 지도자 커리어 첫 리그 우승에 도전 중인 김기동 서울 감독. 사진=서울
올 시즌 지도자 커리어 첫 리그 우승에 도전 중인 김기동 서울 감독. 사진=서울

지휘봉을 잡은 ‘철인’은 여전히 주위 편견을 깨부수려 한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FC서울의 리그 정상 탈환 도전을 이끄는 김기동 FC서울 감독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본지와 만나 창간 57주년 기념 인터뷰를 통해 2026시즌 여정을 돌아보면서 우승이라는 꿈에 대해 얘기했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최고의 팀으로 꼽힌다. 지난 20일 30라운드 종료 기준 19승(5무6패)을 쌓으며 단독 1위(승점 62)에 올랐다. 지난 3월 22일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뒤 6개월 넘게 독주했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에 밀리지 않는 승점 페이스다. 서울은 잔여 경기서 승점 10점을 더 추가하면 2016년 이후 통산 7번째 우승에 성공할 수 있다.

김기동 감독에게도 올 시즌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여정은 특별하다. 김 감독은 선수 시절 리그 2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회 등 화려한 우승 커리어를 자랑한다. 하지만 지휘봉을 잡고는 2023년 대한축구협회컵(현 코리아컵) 1회 우승이 전부다. 2024년 서울 부임 후로는 아직 트로피가 없다.

사진은 지난 2009년 포항 선수 시절 김기동 감독의 모습. 사진=IS포토
사진은 지난 2009년 포항 선수 시절 김기동 감독의 모습. 사진=IS포토

김기동 감독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선수 시절부터 이어온 ‘편견과의 싸움’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나는 40세까지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 당시엔 32세만 돼도 노장 취급을 받았고, 은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베테랑이라는 표현도 많지 않은 시기에, 조금만 부진하면 ‘나이 먹어서 그렇다’는 주위 편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이 장기간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던 건 그런 편견을 깨부수기 위해 발전을 거듭했기 때문이었다. 끊임없이 축구화 끈을 맨 그는 프로축구연맹 주관 대회 통산 501경기 39골 40도움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이는 리그 최다 출전 부문 6위의 기록으로, 필드 플레이어로 범위를 조정하면 3위다. 당시 기준으로 최초 기록을 쓴 게 바로 김 감독이었다. 이후 이동국(548경기)과 신광훈(517경기)이 김 감독의 기록을 앞질렀다.

지도자의 길을 걷는 김기동 감독은 지금도 주위 편견과 싸운다고 말한다. 그는 “직전 포항 스틸러스 시절엔 ‘포항의 레전드여서 잘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내가 감독으로서도 더 나아가기 위해선, 더 발전해 그런 편견을 부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이 자부하는 장점은 ‘매니저’ 역할이다. 신인 시절부터 최고참까지 경험한 그는 선수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로 꼽힌다. 김 감독은 “선수 때는 나와 동료가 잘하면 되지만, 이제는 그들이 잘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이라며 “우리 때와는 소통, 생활 방식이 모두 다르다. 시행착오도 많지만, 매니저 역할 자체를 즐기고 있다. 그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면 희열과 감독을 느낀다”고 했다.

사진은 8월의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동 서울 감독. 김 감독은 올 시즌에만 3차례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사진=서울 SNS
사진은 8월의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동 서울 감독. 김 감독은 올 시즌에만 3차례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사진=서울 SNS

물론 김기동 감독과 서울의 동행이 항상 ‘꽃길’이었던 건 아니었다. 특히 부임 첫해부터 위기가 있었다. 김 감독은 “2024년 6월 팀이 부진하자, 구단과 미팅한 게 기억에 남는다. 나는 10월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당시 서울은 내 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라고 떠올렸다.

“당시 내가 서울에서 실패하더라도, 나보고 오라는 곳은 많았다”던 김기동 감독은 “그렇지만 여기서 나를 내보낸다면, 나는 더 이상 축구계에 있지 않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구단에선 ‘강등만 당하지 말아달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서울은 2024년 리그 4위에 올랐고, 2025~26 ACLE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5년 만의 파이널 A 입성이기도 했다.

2024년 서울 감독 부임 당시 언급한 ‘약속의 3년’이 결실을 볼 수 있을까. 김기동 감독은 “부임 당시 올 시즌 꼭 우승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마침 내 계약의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며 “지난 2시즌과 마찬가지로 위기는 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을 여러 차례 이겨냈고,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라고 짚었다.

김기동 감독은 올 시즌 서울을 두고 “모든 선수가 정체성을 만드는 팀”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과거 스타 선수가 주도했던 서울이 아닌, 모든 선수가 자기 역할을 해내는 단단한 팀이 됐다. 김 감독은 “단순히 이름값이 성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건 팀의 조화”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나 같다”는 김 감독에게 남은 건 리그 우승이라는 방점을 찍는 일이다.

지난 2012년 UCL 결승전 현장을 찾은 김기동 감독의 모습. 사진=IS포토
지난 2012년 UCL 결승전 현장을 찾은 김기동 감독의 모습. 사진=IS포토

한편 김기동 감독은 선수 은퇴 뒤인 2012년 지도자 연수를 위해 영국서 생활한 바 있다. 당시 본지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등 현장을 누비며 기고한 인연도 있다. 김 감독은 “영국서 올림픽,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현장을 누비며 많은 경기를 봤다. 지금 돌아보면 정말 즐거웠던 기억”이라며 “처음엔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 주는 잔돈을 다 받았던 기억이 있다. 내 주머니에는 항상 동전이 쌓여 있었다”고 껄껄 웃었다.

끝으로 김기동 감독은 “서울 구단을 놓고 보면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지금의 1년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의미”라며 “나에게도 분명 남다른 2026년이다. 지난해까지 야유를 받고, 버스 막기를 당하기도 했다. 올해는 그 야유를 딛고 다시 일어서고 있다. 내가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한다면, 감독에 대한 주위 편견과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우중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