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고교급 괴물들'…피지컬은 혁명적 변화→중압감을 견디는 자만 왕관을 쓸 수 있다 [고척 포커스]

'탈고교급 괴물들'…피지컬은 혁명적 변화→중압감을 견디는 자만 왕관을 쓸 수 있다 [고척 포커스]

하현승(왼쪽)과 김지우. 스포츠조선DB연합뉴스[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195㎝의 거구에서 154㎞를 꽂아 넣는 좌완 하현승(키움 히어로즈 1R)부터 150㎞ 강견에 잠실 30홈런을 치고 싶다는 3루수 김지우(두산 베어스 1R)까지. 2027 KBO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성한 고졸 루키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하현승(왼쪽)과 김지우. 스포츠조선DB
하현승(왼쪽)과 김지우. 스포츠조선DB
연합뉴스
연합뉴스

[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195㎝의 거구에서 154㎞를 꽂아 넣는 좌완 하현승(키움 히어로즈 1R)부터 150㎞ 강견에 잠실 30홈런을 치고 싶다는 3루수 김지우(두산 베어스 1R)까지. 2027 KBO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성한 고졸 루키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성인 프로 선수들을 압도하는 체격 조건과 당돌한 자신감으로 무장한 이들을 바라보는 프로 사령탑들의 시선은 어떨까. 현장을 지키는 김원형 두산 감독과 설종진 키움 감독은 신예들의 비약적인 '피지컬 성장'에 감탄하면서도, 아마추어와 프로의 냉혹한 '현실적 격차'를 짚으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가장 먼저 터져 나온 평가는 단연 '피지컬 혁명'이다. 최근 고교 야구선수들은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과 영양 관리 속에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하드웨어를 장착하고 프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전체 2순위로 지명한 내야수 김지우를 언급하며 달라진 고교 야구의 세태에 혀를 내둘렀다.

김 감독은 "김지우는 우리(두산)가 안 뽑았어도 무조건 바로 다음 순번에서 뽑혔을 선수다. 3루수이면서 투수로 150㎞를 던지는 강한 어깨와 파워풀한 타격을 겸비했으니 지명은 당연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요즘 고교 선수들의 변화에 대해 "외모나 체격이 정말 고등학생 같지가 않다. 10년, 15년 전 영상만 봐도 앳된 티가 확 났는데, 요즘 선수들은 피지컬은 물론이고 생각하는 마인드 자체도 성인 같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잠실에서 30홈런을 치겠다"는 김지우의 당돌한 포부에 대해서도 "그렇게만 해준다면 감독 입장에서 너무너무 좋다. 진짜 그렇게 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하지만 눈부신 피지컬이 곧바로 1군 무대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고교 시절 150㎞를 펑펑 뿌리고 아마추어를 평정했던 유망주들도 프로의 정교한 현미경 분석과 높은 수준 앞에 무너지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2027 KBO 신인 드래프트가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지명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21/
2027 KBO 신인 드래프트가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지명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9.21/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의 경기. 2회말 박준현이 세베리노에 중월 선제 솔로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9.10/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의 경기. 2회말 박준현이 세베리노에 중월 선제 솔로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09.10/

키움 설종진 감독이 전체 1순위 하현승의 '이도류(투타겸업)' 및 즉시 전력감 평가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조심스러움을 거두지 않는 이유다.

'내년에 곧바로 1군에서 선발 투수와 타자로 뛸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설 감독은 현실적인 무게감을 짚었다. 설 감독은 "남들은 밖에서 '다 된다, 바로 할 수 있다'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대단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라며 "선수가 욕심이 있고 재능이 있다면 길을 열어주는 게 맞지만, 결국 시즌이 끝나고 프런트, 코칭스태프, 트레이닝 파트, 분석팀이 다 모여 상의한 뒤 스프링캠프에서 실전을 직접 확인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 에이스 출신 박준현이 프로 1년 차에 겪고 있는 성장통처럼, 고교 무대와 프로의 격차는 결코 만만치 않다. 박준현은 6월까지 평균자책점 2.98을 던졌지만 7월과 8월에는 9.91로 급전직하하며 결국 시즌 막판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설 감독은 "격차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현승이 국제대회에서 큰 경기 경험을 쌓았으니 프로에서도 성장할 것이라 기대한다"면서도 과도한 조급증을 경계했다. 신체 조건이 완성형에 가깝다면, 결국 1군 무대에서 살아남는 마지막 퍼즐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김 감독은 고졸 신인들의 적응력에 대해 "피지컬은 완성됐어도 프로의 살벌한 중압감을 버텨낼 멘탈은 지켜봐야 한다"라며 "팀의 주축이자 청소년 대표를 지낸 선수들이니 프로의 템포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설 감독 역시 하현승이 안우진 같은 대선배들에게 배워야 할 핵심 덕목으로 기술이 아닌 '멘탈'을 꼽았다. 그는 "KBO리그 최고의 투수들도 결국 마운드 위에서 자신이 가진 공을 얼마나 자신 있게 던지느냐로 승패가 갈린다"라며 "하현승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주문은 하나다. 마운드에서 절대 두려워하지 말고, 네 공을 믿고 강하게 타자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7 KBO 신인 드래프트가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롯데에 1라운드 지명된 서울디자인고 박근서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9.21/
2027 KBO 신인 드래프트가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렸다. 롯데에 1라운드 지명된 서울디자인고 박근서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9.21/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