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스타들의 메이저 성적표

2026년 스타들의 메이저 성적표

지난 2년간 메이저를 휩쓸었던 스타들이 주춤한 사이, 2026년에는 예상 밖의 선수들이 정상에 올랐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혔던 주요 선수들이 네 차례 메이저에서 남긴 성적은 어떨까. 글_소피 리지난 2년간 로리 매킬로이, 스코티 셰플러, 잰더 쇼플리, 브라이슨 디섐보 등 최정상급 스타들이 8개 메이저 대회 중 7승을...

지난 2년간 메이저를 휩쓸었던 스타들이 주춤한 사이, 2026년에는 예상 밖의 선수들이 정상에 올랐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혔던 주요 선수들이 네 차례 메이저에서 남긴 성적은 어떨까. 글_소피 리

지난 2년간 로리 매킬로이, 스코티 셰플러, 잰더 쇼플리, 브라이슨 디섐보 등 최정상급 스타들이 8개 메이저 대회 중 7승을 휩쓸었던 것과 달리 2026년 남자 메이저의 주인공들은 예상 밖 '언더독'들의 몫이었다. 에런 라이와 라이언 폭스는 그 누구의 우승 후보 리스트에도 없던 저니맨 출신이었고, 윈덤 클라크는 지난해 오크몬트의 역사적인 라커 룸에서 기물을 파손할 정도로 극심한 좌절을 겪은 바 있다.

샘 번스와 캐머런 영은 올 한 해 전방위로 기량을 끌어올리며 육각형 플레이어로 거듭났고, 여러 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마지막까지 선두 다툼을 벌이며 우승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시즌을 마감하는 지금, 시즌 개막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주요 선수들의 메이저 성적표를 되짚어본다.

로리 매킬로이 1위 / 공동 7위 / 공동 32위 / 공동 40위 2026년 로리 매킬로이의 시즌은 묘한 아이러니를 남겼다. 지난 14년간 마스터스에서 겪었던 잔혹한 실패의 잔상을 털어내듯 1~2라운드 동안 6타 차 리드를 잡은 끝에 캐머런 영, 저스틴 로즈, 스코티 셰플러의 추격을 따돌리고 감격의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11년의 메이저 가뭄에서 드디어 벗어나자 나머지 3개 메이저 대회에서의 꾸준함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US오픈에서 톱 10을 기록했던 매킬로이는 시네콕힐스에서 공동 32위에 그치며 2018년 이후 가장 저조한 US오픈 성적을 남겼다.

디오픈 역시 1라운드 2오버파 72타에 그치며 단 한 번도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그가 올 시즌 대회 출전 수를 대폭 줄였다는 점이다. 매킬로이 스스로도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삶의 균형을 찾고 있다고 밝혔듯 골프 외적인 가치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다만 매킬로이가 타이거 우즈 이후 마스터스 2연패를 달성한 유일한 선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우려가 다소 무색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스코티 셰플러 2위 / 공동 14위 / 공동 4위 / 공동 4위 마스터스 준우승을 포함해 올해 세 차례 톱 5에 오른 셰플러의 시즌은 평범한 선수들에게는 성공적인 한 해로 평가받을 만하다. 2라운드까지 12타 차로 앞서 있던 매킬로이를 추격하며 역전할 뻔했던 마스터스 준우승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17번홀에서 시도한 퍼트가 홀 가장자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대신 홀 안으로 떨어졌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 이후 가장 압도적인 골퍼'라는 평가를 받아온 셰플러는 평범한 선수가 아니기에 셰플러에게 적용되는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초반부터 선두에서 뒤처지며 뒤늦게 스코어를 만회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잦았고, 2022년과 2023년 악명 높았던 퍼팅 난조가 다시 나타난 듯 중요한 순간마다 퍼터가 차갑게 식었다. 그 결과 올 시즌 셰플러는 예상보다 훨씬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이언 플레이와 볼 스트라이킹은 여전히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지금, 셰플러가 메이저 우승 횟수를 더 늘릴 수 있었던 황금 같은 기회를 스스로 놓친 것은 아닐까.

잰더 쇼플리 공동 9위 / 공동 7위 / 공동 11위 / 공동 18위 2026년은 잰더 쇼플리다운 시즌이었다. 눈에 띄는 드라마나 큰 기복 없이 조용했지만,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네 번의 메이저에서 한 번도 진지하게 우승 경쟁에 뛰어들지는 못했지만, 톱 10과 톱 20을 각각 두 차례씩 추가하며 이미 뛰어난 커리어 메이저 경력에 또 하나의 기록을 더했다. 쇼플리는 로리 매킬로이나 브라이슨 디섐보처럼 많은 관심과 극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2024년 두 차례 우승은 꾸준히 높은 수준의 골프를 펼치며 때를 기다리는 그의 방식이 결국 정상에 오르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내내 끈질기게 이어진 부상 문제를 생각하면 우승 트로피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더라도 올해의 경기력에는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존 람 공동 38위 / 공동 2위 / MC / 공동 46위 버디 없는 6오버파 78타 1라운드와 70타 2라운드를 기록하며 매킬로이에게 9타 뒤처진 상황에서 람은 LIV골프가 메이저 우승 경쟁을 준비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골프는 골프다." 하지만 2023년 마스터스 우승 이후 메이저 우승 횟수를 계속 늘려갈 것으로 기대받았던 선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US오픈 컷 탈락과 디오픈 공동 46위는 정상권 경쟁에 꾸준히 노출되지 못한 선수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최근 3년간 메이저에서 우승하지 못한 결과와 2023년 말 PGA투어를 떠난 것을 연결 짓는 것은 어렵지 않다. LIV골프의 자금 문제를 둘러싼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람은 이적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전보다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는 누구나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한다.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결정을 내렸든 당시에는 그 선택이 옳다고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었고, 충분히 고민해서 내린 것이다. 지나간 일을 계속 생각해봐야 의미 없다."

그 와중에도 람의 재능이 빛나는 순간들이 있었다. PGA챔피언십에서는 2년 연속 최종 라운드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우승자 에런 라이에게 아쉽게 밀렸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람이 LIV골프를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또 한 번의 이적이 이번에는 그의 경기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토미 플리트우드 공동 33위 / MC / 공동 11위 / 공동 4위 토미 플리트우드에게 2026년은 역사적인 시즌이 될 수도 있었다. 지난해 투어챔피언십에서 마침내 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며 오랫동안 따라다니던 꼬리표를 떼어낸 만큼 그 기세를 모아 올해 첫 메이저 우승을 노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US오픈은 2018년 최종 라운드에서 63타를 치며 브룩스 켑카에게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던 시네콕힐스로 돌아왔고, 디오픈은 그의 고향인 로열버크데일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그의 경기력은 시즌 초반부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마스터스에서 공동 33위에 그쳤고, PGA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을 면치 못했다. US오픈에서는 공동 11위로 반등했지만, 윈덤 클라크를 위협하기에는 모자랐다. 로열버크데일에서는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이 그를 정상으로 이끌려 했지만, 플리트우드는 리더보드 상단에 가까워질 때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일요일에는 8언더파까지 올라 선두에게 2타 차로 접근했지만, 곧바로 3연속 보기를 범하며 결국 우승 가능성을 날려버렸다. 그동안 여러 대회에서 막판 리드를 지키지 못했던 장면을 생각하면 이제는 플리트우드가 과연 메이저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결정적 순간을 버텨낼 정신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을 품어볼 만하다.

브라이슨 디섐보 MC / MC / MC / 공동 14위 지난 2년과 비교하면 브라이슨 디섐보의 올해 첫 3개 메이저 성적은 그야말로 극과 극이었다. 디섐보는 최근 2년간 메이저 톱 10을 여섯 차례 기록했고, 2024년 파인허스트에서는 두 번째 US오픈 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마스터스에서는 컷 통과를 위해 마지막 홀에서 보기만 기록하면 됐지만 벙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트리플보기를 범했고, 일찌감치 짐을 싸 오거스타를 떠나야 했다. PGA챔피언십과 US오픈에서도 연달아 컷 탈락하자 그가 사용하는 맞춤형 원 렝스 아이언이 오히려 최고의 아이언 플레이어로 자리 잡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게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됐다.

디섐보답게 그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부진을 직접 이야기했다. "아이언 플레이는 내가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더 좋아져야 한다." 디오픈은 2라운드를 선두에게 한 타 뒤진 채 마치며 시즌을 반전시킬 절호의 기회로 보였다. 하지만 5번홀에서 자신의 라이를 개선했다는 이유로 2벌타를 받으면서 이야기는 논란으로 방향을 틀었다. 벌타에 대한 디섐보의 격앙된 항의가 많은 관심을 끌었으나, 주말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LIV골프에서의 미래마저 불확실한 가운데, 디섐보가 이 슬럼프를 딛고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흥미로운 선수라는 이미지만 남기게 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출처: 골프다이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