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감독’ 휘르첼러, EPL 강타 아스널 3-0 잡았다···브라이턴, 5경기 16골 ‘공+수+신구+믿음’ 조화
브라이턴 파비안 휘르첼러 감독이 20일 아스널전 승리 후 박수를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스포츠경향 양승남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아스널까지 잡았다.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 시즌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판도를 흔들고 있다. 33세의 젊은 감독 파비안 휘르첼러가 이끄는 브라이턴은 강팀을 상대로...

[스포츠경향 양승남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아스널까지 잡았다.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 시즌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판도를 흔들고 있다. 33세의 젊은 감독 파비안 휘르첼러가 이끄는 브라이턴은 강팀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는 압박과 빠른 공격 전환, 선수 간 유기적인 움직임을 앞세워 개막 5경기 만에 리그 최고 수준의 득점력을 갖춘 팀으로 올라섰다.
브라이턴은 19일 영국 브라이턴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 EPL 5라운드에서 아스널을 3-0으로 완파했다. 파스칼 그로스, 19세 공격수 샤랄람포스 코스툴라스, 신입생 체마 안드레스가 차례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은 개막 후 리그 4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하면 공식전 7연승이었다. 브라이턴은 그런 아스널을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반 30분 그로스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고, 전반 45분에는 코스툴라스가 강력한 슈팅을 꽂아 넣었다.

후반에도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브라이턴은 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안드레스가 헤더로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아스널은 점유율 60%를 기록했지만 유효슈팅은 2개에 그쳤다. 브라이턴은 40%의 점유율로도 유효슈팅 5개를 기록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3-0이라는 점수도 아스널에 다소 후한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도 결과를 인정했다. “그들이 이길 자격이 있었다. 특히 전반 초반에는 우리가 요구되는 수준으로 경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브라이턴의 상승세는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시즌 초반부터 공격력이 두드러졌다. 5경기에서 16골을 기록해 리그 최다 득점팀에 올랐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공격진의 변화가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였던 대니 웰벡이 떠났고, 제임스 밀너와 솔리 마치, 애덤 웹스터 등 경험 많은 선수들도 팀을 떠났다. 휘르첼러는 이들의 공백을 특정 선수 한 명으로 메우는 대신 팀 전체가 역할을 나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20세 미드필더 말릭 얄쿠예는 이번 시즌 처음으로 브라이턴 1군에서 본격적인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오스트리아 슈투름 그라츠와 스완지로 임대를 떠났던 그는 잭 힌셸우드의 부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고, 시즌 초반부터 득점까지 기록했다.
19세 코스툴라스도 아스널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맨유와의 카라바오컵에서도 2-0으로 뒤진 상황에서 추격골을 넣으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코스툴라스는 이날도 골을 터뜨렸다.
화끈한 골 잔치를 펼치면서도 휘르첼러가 강조하는 것은 공격보다 수비다. 아스널전 승리 직후 그는 “모두가 ‘먼저 수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우리가 팀으로 수비하면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턴의 축구는 높은 압박만을 반복하지는 않는다. 아스널전에서 점유율을 내주면서도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 간격을 좁혔고, 공을 탈취하면 빠르게 전방으로 전개했다. 아스널이 후방에서 공을 돌릴 때는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했고, 아스널의 실수가 나오면 곧바로 공격으로 전환했다. 아스널의 두 번째 실점도 수비진이 코스툴라스를 제대로 압박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왔다. 세 번째 골은 코너킥에서 나왔다.
브라이턴은 지난 17일 카라바오컵에서 맨유를 상대로 0-2로 뒤지다가 3-2 역전승을 거뒀다. 맨유 원정에서 두 골 차 열세를 뒤집은 데 이어 사흘 뒤에는 홈에서 아스널을 완파했다. 아스널전 승리는 브라이턴의 구단 125주년 기념일에 나왔다. 휘르첼러는 결과보다 경기력을 더 중요하게 봤다.
그는 “내겐 경기력이 더 중요하다. 처음부터 정말 좋았다. 우리는 쉬운 것들을 제대로 했고, 개인 경합에서 이겼으며 첫 태클도 이겼다”면서도 “지금은 겸손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늘을 즐기되 우리가 왜 이런 순간을 맞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기반, 뿌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브라이턴은 5경기에서 승점 10점을 쌓아 3위에 올랐다. 선두 맨체스터시티와 2위 아스널이 승점 12점이다.

휘르첼러는 2024년 31세의 나이로 부임해 프리미어리그 최연소 감독이 됐다. 첫 시즌부터 공격적인 축구를 유지하며 2시즌 연속 리그 8위로 선전했다. 이제 세번째 시즌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도 베테랑 그로스 같은 선수들의 경험을 녹이고 있다. 먼저 수비하고, 작은 경합에서 이기고, 서로를 믿으면서 브라이턴의 축구는 EPL을 휘몰아치고 있다.
양승남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