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기댄 세터 황승빈-한태준의 시너지, “AG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서로에게 기댄 세터 황승빈-한태준의 시너지, “AG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돌아온 국가대표 세터 황승빈과 한태준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마이데일리[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세터 황승빈(현대캐피탈)과 한태준(우리카드)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 그 시너지 효과도 크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3일 일본에...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돌아온 국가대표 세터 황승빈과 한태준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마이데일리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돌아온 국가대표 세터 황승빈과 한태준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세터 황승빈(현대캐피탈)과 한태준(우리카드)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고 있다. 그 시너지 효과도 크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13일 일본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2017년 이후 무려 9년 만에 동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얻었다.

올해 주장이자 주전 세터였던 황택의(KB손해보험)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우려가 컸지만, 라미레스 감독의 두터운 신뢰 속에 두 명의 세터가 똘똘 뭉쳤다.

1992년생 황승빈은 2024-2025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우승 세터’다. 2014년 프로 데뷔 이후 숱한 경험을 겪은 뒤 달콤한 결실을 얻었다. 2004년생 한태준은 우리카드에서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꿰차며 성장했다. 2025-2026시즌 종료 직후 발목 수술을 받으며 재활과 휴식에 집중했지만, 황택의가 빠진 이후 한태준이 대표팀에 합류에 힘을 보태고 있다.

라미레스 감독도 한태준에 대해 “팀을 리드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며 힘을 실었다. 한태준이 홀로 팀을 이끌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한태준은 황승빈에게 기댔다.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황승빈 역시 서로의 역할에 집중하며 팀을 위해 뛰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도 한태준이 스타팅 멤버로 나섰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황승빈이 흐름을 뒤집고 승리를 선사한 바 있다. 마지막 호주와의 3위 결정전에서 황승빈이 마무리를 지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호주전을 승리로 마친 직후 웜업존에서 나온 한태준은 곧장 황승빈에게 다가가 안겼다. 앞서 한태준은 황승빈을 두고 ‘멘탈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만큼 서로를 믿고 의지했다.

13일 일본 후쿠오카의 기타큐슈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 호주와의 3위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둔 라미레스호. 경기 직후 한태준은 가장 먼저 황승빈에게 달려갔다./AVC 제공
13일 일본 후쿠오카의 기타큐슈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 호주와의 3위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둔 라미레스호. 경기 직후 한태준은 가장 먼저 황승빈에게 달려갔다./AVC 제공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황승빈은 “태준이가 선발로 나서면서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누가 선발로 나가든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각자 해야할 몫이 있다면 마땅히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제가 어려웠던 순간에는 항상 태준이가 큰 힘이 됐다. 이번 마지막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태준이가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았고, 제가 해야 할 몫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그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지 않았나 싶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한태준도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대회를 치르면서 하지 못했던 얘기를 많이 나누기도 했다”면서 “그게 팀워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선수라며 ㄴ누구나 경기가 안 풀리는 날도 있고,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이 있다. 서로 힘든 순간에 도와주려고 했다. 긍정적인 시너지로 나왔던 것 같다. 덕분에 동메달까지 목에 걸고 돌아왔다”며 황승빈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이번 대회 도중 한태준은 수비 과정에서 광고판에 손을 부딪치기도 했다. 한태준은 “살짝 삐끗했는데 괜찮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성과는 세계랭킹 6위 일본의 최정예 멤버들과 맞붙었다는 점이다. 선수들이 깨달은 바도 크다. 황승빈은 “작년 비시즌에 소속팀에서 일본 SV.리그 울프독스 나고야와 함께 하는 전지훈련에 다녀왔는데 그때 받은 느낌과 비슷했다. 저희가 8강 중국전에서 워낙 경기력이나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에 일본전도 자신이 있었다. 막상 부딪쳐 보니 더 큰 벽이 느껴졌다.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같은 아시아인이지만 세계 정상급 배구를 하는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다르다는 걸 피부로 느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한태준도 “코트에 오른 순간 자체가 영광이었다. 이시카와 유키, 다카하시 란, 니시다 유지처럼 세계적인 선수들을 마주하는 게 좋았다. 압도적인 실력 차로 진 것도 맞다. 인정할 건 인정을 해야 한다. 다만 다음 경기 때까지 더 잘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도 일본 배구를 보고 본받을 필요가 있다”며 일본전을 복기했다.

황승빈이 13일 일본 후쿠오카의 기타큐슈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 호주와 3위 결정전 도중 포효하고 있다./AVC 제공
황승빈이 13일 일본 후쿠오카의 기타큐슈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 호주와 3위 결정전 도중 포효하고 있다./AVC 제공
한태준이 4일 일본 후쿠오카의 기타큐슈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토스를 하고 있다./AVC 제공
한태준이 4일 일본 후쿠오카의 기타큐슈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토스를 하고 있다./AVC 제공

황승빈과 한태준은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배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황승빈은 “지금도 누구에게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한국 국가대표 세터가 되는 게 제 목표이자 꿈이다. 현재진행형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거다”면서 “또 이번 아시아선수권 경기를 뛰면서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제 배구 인생의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대표팀 경험으로 인한 수확을 전했다.

쉴 틈이 없다. 오는 17일부터 다시 진천선수촌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 한국은 오는 27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대회에 출격한다. 올해 마지막 대회다. 더군다나 한국에서는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황승빈과 한태준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 명단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먼저 한태준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대표팀 매니저분까지 모두가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내년 월드컵 티켓을 획득했으니,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목표를 좀 더 높게 잡아두고 경기에 임한다면 충분히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처럼 서로를 도와주며 경기를 하다 보면 좋은 퀄리티의 배구를 할 수 있을 거다”며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황승빈은 “당연히 아시아경기대회 목표는 금메달이다. 후배들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지 않나. 무엇보다 아시아선수권을 치르면서 다 같이 포디움에 서는 게 어떤 느낌인지 여실히 깨닫고 돌아왔다. 선수들이 모두 간절하다. 또 올해 마지막 대회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에 도전장을 냈다.

한국 남자배구는 2002 부산, 2006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아시아 무대에서도 고전했다. 2018년 대회에서는 12년 만에 결승에 안착했지만, 이란에 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라미레스호는 2006년 이후 20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다.

출처: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