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부터 77청춘까지, 세대를 불문하는 여자 축구 인기 [K리그 퀸컵]

중2부터 77청춘까지, 세대를 불문하는 여자 축구 인기 [K리그 퀸컵]

이소윤(김해FC2008). 김희준 기자K리그 퀸컵은 세대를 아우르는 여자 축구 동호인들의 축제다.12일부터 13일까지 충청북도 제천축구센터에서 '2026 K리그 여자 축구대회 퀸컵(K-WIN CUP)'이 개최됐다. 12일 오전에는 5개 팀씩 6개조를 이뤄 정규 라운드를 진행했고, 같은 날 오후부터는 각 조 동일 순위 팀끼...

이소윤(김해FC2008). 김희준 기자
이소윤(김해FC2008). 김희준 기자

K리그 퀸컵은 세대를 아우르는 여자 축구 동호인들의 축제다.

12일부터 13일까지 충청북도 제천축구센터에서 '2026 K리그 여자 축구대회 퀸컵(K-WIN CUP)'이 개최됐다. 12일 오전에는 5개 팀씩 6개조를 이뤄 정규 라운드를 진행했고, 같은 날 오후부터는 각 조 동일 순위 팀끼리 맞붙는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했다. 대회 1일차 저녁에는 숙소에서 레크리에이션 행사인 '플레이어스 나이트'가 열렸고, 13일 오전 파이널라운드 및 시상식이 이어진다.

퀸컵은 세대를 아우르는 여자 축구 축제의 장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010년부터 퀸컵을 주최해왔는데, 2021년까지는 여자대학 축구대회로 연령대가 한정적이었다. 그러나 대학생만이 아닌 다양한 연령대 여성의 참가를 독려하고자 2022년부터는 구단의 이름으로 참가하는 여자 축구대회로 개편했다.

이날 퀸컵에 참가한 대부분은 만 19세 이상 성인이었다. 그래서 김해FC2008 소속으로 참가한 이소윤 선수가 더욱 돋보였다. 이소윤은 2012년생이다. 김해삼계중학교에 다니며, 그릿WFS에서 풋살을 즐기는 2학년 여중생이다.

취재진과 만난 이소윤은 경기를 뛰어서인지 양 볼이 발갛게 상기돼있었다. 윙에서 주로 플레이한다는 이소윤은 "초등학생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남자애들이랑 같이 축구했다. 취미반으로 한 건 6학년 때부터인데, 최근에 풋살팀 코치님이 퀸컵에 나가보라고 권유하셔서 김해 소속으로 출전했다"라고 참가 이유를 설명했다.

이소윤에게 퀸컵은 신세계였다. 이소윤은 "생각보다 다들 잘해서 놀랐다. 내가 너무 어린 것 같아서도 놀랐다"라며 "그래도 방금 경기에서 한 골 넣었다"라며 웃었다. 한때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고,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이강인을 뽑은 소녀다운 기록이었다.

이소윤은 초등학교 때와 지금 축구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는 여자애가 왜 축구하냐고 말하는 애들도 있었다. 지금은 다들 축구하는 나를 멋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여자인 친구들과 축구를 같이 하기 위한 시도는 거의 실패로 돌아갔다며 아쉬워했다.

유미월(성남FC). 김희준 기자
유미월(성남FC). 김희준 기자

김해에 최연소 선수가 있다면, 성남FC에는 최고령 선수가 있다. 1977년생 유미월 선수는 오랫동안 축구를 즐겨왔고, 퀸컵도 여러 번 참가한 베테랑이다. 이전 대회에서는 필드 플레이어로 뛰었던 반면 이번 대회에서는 골키퍼로 경기장을 누빈다.

잔부상으로 양 중지에 테이프를 감았지만, 유미월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유미월은 "원래는 골키퍼가 아니라 필드에서 뛰었는데, 코치님이 내게 순발력이 있어 골키퍼가 더 적합하다고 말씀하셨다. 골키퍼로서 선방을 하고 나면 희열을 느낀다"라며 "성남 축구학교는 퀸컵을 위해 매년 4월에 모집한다. 다들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성남 대표님도 지원을 잘해주시고, 감독님들도 지도를 잘해주신다. 1대1로 하나하나 짚어주시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성남에서 축구하는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성남 서포터즈인 '블랙리스트'이기도 한 유미월은 "아이들도 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준다. 우리는 성남에 살면서 축구학교는 빠지더라도 K리그 매 경기를 다 가서 응원하고 있다. 아이들도 앞에서 응원을 열심히 잘 따라준다. 뒤에서는 남편도 내조를 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라며 "아이들에게도 존경받고, 남편도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자기 관리를 잘한다며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라고 웃었다.

유미월이 축구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육아를 하고,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운동이 하고 싶어졌다. 찾아보니 성남에 축구학교가 있었다. 기초반에서 시작해 심화반까지 올라가면서 축구가 제2의 인생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축구를 해왔기에 그간 여자 축구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것도 절절히 체감했다. 퀸컵도 K리그 규모 확대에 맞춰 매 시즌 확장돼왔고, 올해에는 11개 사의 후원 속에 30개 팀이 참가하며 규모가 매우 커졌다.

유미월은 "퀸컵 열기는 매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주최하는 여러 이벤트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관리도 잘 돼 많은 여성이 퀸컵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2019년만 해도 축구하는 여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매년 대회가 이뤄지고 있다. 퀸컵처럼 연령 상관 없이 혹은 연령대에 맞춰 주최하는 대회가 많아져 좋다"라며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내 여자 동생이나 조카가 축구를 한다고 한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축구를 너무 열정적으로 하기보다는 부상 관리를 하면서 즐겁게 취미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하라고 추천하고 있다"라며 자신보다 어린 여자들이 축구의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