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기 FA 100억 설? 잠실 떠난 홍창기가 그 정도 매력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93경기 타율 0.255·출루율 0.385에도 홈런은 '0'…100억 FA라기엔 부족한 임팩트 LG와 잠실에서는 특별한 카드, 그러나 다른 팀에서도 같은 가치 인정받을지는 의문 100억은 경쟁 붙어야 가능한 숫자…타 구단 참전 어렵다면 '100억 설'부터 과대 포장

(MHN 정철우 기자) 좋은 선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런데 정말 100억 원짜리 선수일까.
LG 트윈스 외야수 홍창기가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홍창기의 FA를 이야기할 때 한동안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숫자가 있다.
100억 원이다.홍창기가 그동안 보여준 성적과 FA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전혀 근거 없는 전망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높은 출루율을 꾸준하게 유지했고 LG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컸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다시 계산해봐야 한다. 오히려 '홍창기 100억 설'이 실제 시장 가치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생겼다.
핵심은 간단하다.
홈런이 없는 외야수에게 100억 원을 투자할 구단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8월 10일 기준 홍창기는 93경기에서 타율 0.255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0.385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장타율은 0.301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홈런이 단 하나도 없다.
홍창기는 원래 홈런 타자가 아니다. 홍창기를 평가하면서 홈런 숫자만 들이대는 것은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 홍창기의 가장 큰 장점은 정확한 타격과 선구안, 높은 출루율이다. 많은 공을 보면서 투수를 괴롭히고 어떻게든 1루를 밟아 공격의 물꼬를 트는 능력이 홍창기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이야기에 '100억 원'이 붙는 순간 평가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100억 원은 약점까지 감수하면서 투자하기에는 너무 큰 돈이다. 특히 외야수에게 100억 원을 투자하는 구단이라면 공격에서 확실한 임팩트를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홍창기는 올 시즌 홈런이 없다. 단순히 홈런 숫자가 적은 정도가 아니다. 0개다. 잠실을 홈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도 100억 원이라는 몸값을 이야기하는 선수에게 홈런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홍창기가 잠실을 떠났을 때다. LG에서는 홍창기의 가치가 분명하다. 잠실은 국내에서 가장 넓은 구장이다. 홈런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외야 공간이 넓기 때문에 타구가 외야수 사이를 빠져나가면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커진다.
홍창기는 홈런 타자라기보다 '갭 히터'에 가까운 유형이다. 담장을 직접 넘기지 못해도 외야 사이를 공략하고 넓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높은 출루율까지 더해지면 잠실에서는 홍창기만의 확실한 활용법이 만들어진다.
LG는 그 활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홍창기는 LG에서 좋은 선수다. 어쩌면 홍창기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할 수 있는 팀도 LG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FA는 LG만의 평가로 몸값이 결정되지 않는다.

다른 팀이 달려들어야 한다. 바로 여기서 '100억 홍창기'라는 전망에 가장 큰 의문이 생긴다. 잠실을 떠난 홍창기가 과연 다른 구단에도 100억 원을 투자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카드일까.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규모가 작은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팀이라면 외야수에게 요구하는 공격력의 기준부터 달라질 수 있다. 홈런이 상대적으로 쉽게 나오는 구장에서 뛰면서도 홈런 숫자가 한 자릿수에 머문다면 홍창기의 약점은 오히려 더욱 선명해질 수 있다.
잠실을 떠난다고 갑자기 두 자릿수 홈런을 보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구장이 작아지면 몇 개의 홈런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100억 원을 투자하는 팀이 원하는 것은 '몇 개 정도 늘어날 가능성'이 아니다. 확실한 생산력이다.
100억 원짜리 외야수를 데려왔는데 홈런이 5개, 6개에 머물고 장타율도 높지 않다면 그 계약을 성공이라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분에서 압도적인 생산력을 보여줘야 한다.
결국 홍창기에게 필요한 것은 타율 3할과 출루율 4할이다. 그 정도는 해줘야 장타력 부족이라는 약점을 덮을 수 있다. 홍창기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을 때는 실제로 그랬다.
안타를 만들어내고 볼넷을 얻어내며 끊임없이 출루했다. 홈런을 치지 않아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그런데 올 시즌은 그 공식이 깨지고 있다. 타율 0.255. 출루율 0.385. 장타율 0.301. 그리고 홈런 0개.
출루율 0.385는 분명 좋은 기록이다.
그러나 100억 원을 받아야 하는 홍창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홈런도 없고 장타율도 3할을 간신히 넘는 선수가 타율까지 2할5푼대라면 다른 구단이 거액을 베팅할 명분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100억 원짜리 선수라면 최소한 하나는 압도적이어야 한다. 홍창기의 경우 그것이 출루율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그 출루율마저 4할을 밑돌고 있다. 더 냉정하게 FA 시장의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홍창기를 100억 원에 영입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LG에는 이유가 있다. 이미 홍창기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공격 시스템이 있고 잠실이라는 환경에서 홍창기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선수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다른 팀은 다르다. 10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면서까지 홍창기를 데려와야 한다면 기존 선수로는 대체하기 어려운 확실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홈런은 기대하기 어렵다. 장타율도 높지 않다. 올 시즌 타율은 2할5푼대다.
그렇다면 결국 높은 출루율 하나에 상당 부분 기대야 한다. 그 출루율 하나에 100억 원을 베팅할 팀이 얼마나 될까. FA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소속팀의 평가가 아니다. 경쟁이다.
100억 원은 한 구단이 만들어주는 숫자가 아니다. LG가 홍창기를 높게 평가하고 붙잡겠다고 나서는 것만으로 100억 원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구단이 달려들어야 한다. 두 팀이 붙고, 세 팀이 붙어야 몸값이 올라간다. 그런데 홍창기는 애초에 그런 경쟁이 만들어지기 쉽지 않은 유형일 수 있다.
홈런을 칠 수 있는 거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작은 구장을 사용하는 팀들이 서로 탐낼 수 있다. 20홈런 이상을 보장할 수 있는 중심 타자라면 공격력 보강이 필요한 여러 구단이 동시에 움직일 명분이 생긴다.

홍창기는 다르다.
홍창기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조건이 분명하다. 높은 타율과 압도적인 출루율이 필요하고 홍창기의 타격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팀 구성도 중요하다. 모든 구단이 100억 원을 들여 탐낼 수 있는 보편적인 유형과는 거리가 있다.
무엇보다 잠실을 떠나는 순간 홍창기의 매력이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잠실에서는 홈런이 적다는 약점이 어느 정도 설명된다. 국내에서 가장 큰 구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게 된 뒤에도 홈런 숫자가 크게 늘지 않는다면 그때는 더 이상 잠실이라는 설명도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외야수들과 장타 생산력을 직접 비교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홍창기의 가치는 LG에 남을 때 가장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100억 원 계약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FA 시장은 역설적이다. 원소속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해서 반드시 몸값이 폭등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팀에도 꼭 필요한 선수여야 한다. 그래야 경쟁이 붙는다.

홍창기는 LG에는 꼭 필요한 선수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팀에도 100억 원을 쓸 만큼 꼭 필요한 선수인지는 의문이다. 그렇다면 시장에서 경쟁이 만들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경쟁이 없다면 100억 원은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때문에 지금까지 떠돌았던 '홍창기 100억 설'은 실제 FA 시장의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과대 포장된 스토리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좋은 선수라는 평가와 100억 원의 가치는 구분해야 한다. 홍창기가 리그 정상급 출루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과 여러 구단이 100억 원을 놓고 경쟁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특히 올 시즌 성적까지 떨어졌다. FA를 앞둔 시즌에 자신의 최대 장점에서조차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홈런까지 하나도 없다. 이 정도라면 100억 원을 받을 수 있느냐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있다.
과연 LG 말고 적극적으로 뛰어들 팀이 있느냐다.
그 팀이 없다면 모든 계산은 끝난다. 100억 원은커녕 예상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서 협상이 시작될 수도 있다. 물론 남은 시즌 반전의 기회는 있다. 홍창기가 다시 3할에 가까운 타율을 만들고 4할 이상의 출루율을 회복한다면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장타까지 살아난다면 더욱 좋다. 그러나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만 놓고 판단하면 '100억 홍창기'라는 수식어에는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잠실에서 홍창기는 매력적인 선수다. LG에서는 가치가 크다. 하지만 FA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잠실을 떠나서도 100억 원을 투자할 만큼 매력적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홍창기는 그것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홈런 없는 외야수에게 100억 원을 투자할 구단을 찾는 것부터 쉽지 않다. 잠실을 떠나면 오히려 홍창기의 장점은 희석되고 장타력 부족이라는 약점이 더욱 크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면 경쟁도 붙지 않는다. 경쟁이 붙지 않으면 100억 원도 없다.
결국 지금까지의 '홍창기 100억 설'은 선수의 이름값과 과거 성적, 최근 FA 시장의 인플레이션을 묶어 만들어낸 기대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홍창기의 진짜 FA 몸값을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좋은 선수인가'가 아니다. 'LG가 아닌 다른 팀이 홍창기에게 얼마까지 쓸 것인가'다.
그 질문에 지금 당장 100억 원이라고 답할 수 있는 구단이 얼마나 있을까. 어쩌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100억 설은 대박의 출발점이 아니라 처음부터 과대 포장된 숫자였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