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과감해지는 이범호, 생각하고 상의하고 실행한다

이 가을 과감해지는 이범호, 생각하고 상의하고 실행한다

이범호 KIA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스포츠경향 안승호 기자] 지난 20일 준플레이오프 잠실 3차전의 KIA 라인업은 파격적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좌타자를 무려 7명이나 투입했다. 드넓은 잠실구장 외야를 고려하면 중견수 수비 범위가 변수가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호령존’으로 입지가 단단한 우...

이범호 KIA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이범호 KIA 감독. KIA 타이거즈 제공

[스포츠경향 안승호 기자] 지난 20일 준플레이오프 잠실 3차전의 KIA 라인업은 파격적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좌타자를 무려 7명이나 투입했다. 드넓은 잠실구장 외야를 고려하면 중견수 수비 범위가 변수가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호령존’으로 입지가 단단한 우타 중견수 김호령을 빼고 박재현-박정우-나성범 등으로 좌타라인으로 외야를 꾸리면서 안방에도 우타자 김태군 대신 좌타자 한준수를 앉혔다.

KIA 벤치에서 좌타라인에 무게 중심을 둔 것은 LG 선발이던 카라스코 데이터를 적극 참고한 결과였다. 카라스코는 올시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74에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375로 좌우 편차가 컸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초반 카라스코를 흔드는 것을 승부처로 본 것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그날 결정 과정에 대해 카라스코이 등판하는 경기를 전제로 “이전부터 생각해온 전략”이라고 말했다. 코칭스태프와 내용을 공유하고 상의한 뒤 최종 결정을 한 것은 경기 당일 정오의 회의에서였다.

결과는 KIA가 2회에만 7점을 몰아내는 타선 집중력으로 13-1 대승. 아마도 이범호 감독 계산 이상의 결과였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다른 구상은 한다. 누군가와 상의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기까지는 책임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KIA는 3연승로 LG와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삼성과 플레이오프에 이르러 있다. KIA 벤치의 결정은 KIA의 가을 기세 만큼이나 저돌적이다. 과감하다.

KIA 박정우. KIA 타이거즈 제공
KIA 박정우. KIA 타이거즈 제공

비 때문에 진행하지 못한 지난 25일 대구 플레이오프 3차전 라인업 또한 통념하고는 달랐다. 삼성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외야수 출전이 어려운 구자욱을 지명타자로 넣으면서 기존 지명타자 최형우는 대타로 움직여놓고 좌익수로 박승규를 넣어 수비 강화를 한 것과 달리 KIA는 중견수 김호령을 이번에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김호령 대신 최근 타격감이 좋은 박정우를 먼저 넣었다. 김호령이 삼성 1차전 선발 페덱에게 올시즌 6타수 무안타로 약했던 것을 살핀 결정. 이범호 감독 입장에서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이어 또 한번 공격력에 힘을 실었다.

삼성 에이스 페덱을 상대로 5타석 3타수 2안타 홈런 1개 2루타 1개로 강한 김태군을 선발 포수로 다시 중용하며 준플레이오프 3차전 포수 한준수를 지명타자로 내세운 것도 먼저 때리는 것으로 승부를 보려는 메시지였다.

KIA 한준수.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한준수. KIA 타이거즈 제공

변수를 최소화하는 안전한 운행을 우선시하는 포스트시즌 패턴과는 결이 다른 선택이기도 했다. 어쩌면 사령탑의 감이라는 측면에서는 이범호 감독이 좋은 리듬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주저주저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해보지 못하는 흐름을 절대 아니다.

안승호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