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현주의 소매틱 소울 캔버스 ① AI 시대, 문화와 예술로 깨우는 떨림과 울림
“생각하고 달린 게 아니었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골대 앞이었습니다.”2019년 12월, 상대팀 번리 FC(Burnley FC)와의 경기 후, 인터뷰 중에 손흥민은 이렇게 표현했다. 런던의 운동장 70m를 예닐곱 명의 수비수들을 제치고 폭풍 질주했다. 머리로 계산할 겨를도 없이 순간적인 가속과 미세한 방향 전환만으로 상대...
“생각하고 달린 게 아니었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골대 앞이었습니다.”
2019년 12월, 상대팀 번리 FC(Burnley FC)와의 경기 후, 인터뷰 중에 손흥민은 이렇게 표현했다. 런던의 운동장 70m를 예닐곱 명의 수비수들을 제치고 폭풍 질주했다. 머리로 계산할 겨를도 없이 순간적인 가속과 미세한 방향 전환만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어 놓았다. 그 폭발적인 순간, 모니터를 바라보던 내 몸에도 ‘찌릿’한 파동과 함께 소름이 돋아 올랐다.

몸에 새겨진 감각과 생명력이 생각을 뛰어넘으며 완성해 낸 유창성. 손흥민이라는 한 인간의 몸을 빌려 뿜어낸 생생한 파동이, 내 몸이라는 캔버스에도 그대로 도달해 잠자던 세포를 깨우는 ‘생생한 공명(Resonance)’을 일으켰다.
이 공명의 중심에 바로 ‘소매틱(Somatic)’이 있다. 소매틱은 삼인칭의 객관적 대상으로서의 ‘신체(Body)’와 구별된다. 일인칭 주체로서 ‘내 내부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경험으로서의 몸(Soma)’을 의미한다. 소매틱 코칭은 머릿속 생각에 갇혀 굳어버린 현대인들에게, 몸 안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감각과 호흡, 감정의 흐름을 다시 알아차리게 돕는 신체 기반의 접근법이다.
AI가 제아무리 억만 개의 데이터를 가진 어마어마한 인공지능을 가졌다지만, 과연 이 몸의 뜨거움을 이해할 수 있을까? 물론 영악한 AI가 사람이 대화 중에 드러나는 침묵 전후의 ;음...‘하는 신음마저 흉내 내며 맥락을 쫓기도 하더라만. 뮤지컬 의 폭발적인 리듬이나 명화의 강렬한 색채 앞에서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전율이 스쳐 지나는 이 신비로운 영성적 치유의 경험을 대신 느껴줄 수는 없다.
우리의 몸은 결코 뼈와 근육으로 이루어진 기계적 껍데기가 아니다. 몸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과 영혼이 세상 밖으로 실체를 얻어 번져나가는 감정의 ‘전도체’이자, 내가 지금 살아있음을 온 세포로 증명하는 ‘생동하는 감각체’다.
머리라는 감옥에 감금된, 당신의 울림을 위하여
하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뜨거운 몸의 언어를 얼마나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가. 온종일 스마트폰이라는 차가운 사각형 유리를 무감각하게 문지르며, 머리 위로만 쏠린 굳어버린 삶을 산다.
슬픔, 분노, 억울함, 혹은 외로움이 밀려올 때조차 우리는 몸으로 그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통과시켜 주기 전에, 머릿속 ‘생각’으로 감정을 통제하고 억누르려 애쓴다.
그러나 감정의 길목이 막힐 때 몸은 비명을 지른다. 참아낸 슬픔은 가슴 뼈 깊은 곳에 딱딱한 응어리로 굳어지고, 억눌린 불안은 목덜미와 승모근을 짓눌러 굳게 만들며, 방치된 피로는 얕은 호흡 속에 감금된다. 영혼이 통과해야 할 몸이라는 관이 막혀 부패해 버리는 것이다.
내가 지향하는 소매틱 코칭과 마음챙김은 바로 이 막혀버린 감정의 통로를 다시 트는 일이다. 생각이 만든 고단한 관념의 감옥에서 걸어 나와, 살아 숨 쉬는 신체(Soma)로 눈을 돌려 내면의 감정과 영성을 온전히 물결치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에 인간이 스스로를 깊이 치유하고 ‘진짜 나’로서 존재하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접근이다.
예술(Art)과 스포츠, 영혼의 감각을 깨우는 가장 생생한 촉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무뎌진 감각체를 다시 켜고, 내 안의 야생적인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어렵고 딱딱한 신체학 이론 대신, 나는 여러분을 ‘스포츠 현장의 명장면, 뮤지컬, 영화, 명화, 음악’이라는 가장 살아있는 문화와 예술의 한가운데로 초대하려 한다.
예술과 스포츠는 우리 몸의 감정 스위치를 가장 직관적으로, 그리고 유쾌하게 켜주는 훌륭한 미러(Mirror)다.
손흥민의 발끝에서 머리의 소음을 끄는 ‘몸의 지능’을 목격하고,
뮤지컬 무대를 찢는 폭발적인 성량과 탭댄스 리듬 속에서 횡격막이 터져 나가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며,
거친 연필 소리로 종이를 누르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손 끝에서 감정이 실체화되는 마찰력을 느끼는 것.
우리가 그라운드와 스크린, 무대 앞에서 눈물 흘리고 전율하는 이유는, 이미 내 몸이 그들의 움직임과 감정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고 공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과 스포츠라는 창은 추상적인 소매틱 철학과 영성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깊게 경험하도록 징검다리를 놓아준다.
[육현주의 소매틱 소울 캔버스], 이 생생한 여정을 시작하며
앞으로 스포츠서울 독자 여러분과 함께 펼쳐나갈 [육현주의 소매틱 소울 캔버스]는 터져 나오는 생생한 명장면을 매개로, 당신의 몸이 간직한 영성과 생명력을 깨우는 유쾌하고도 깊은 치유의 여정이 될 것이다.
단순히 작품이나 경기를 감상하고 분석하는 평론이 아니다.
“이 명장면을 볼 때 당신의 가슴은 어떤 온도로 떨리고 있나요?”
“이 웅장한 리듬 속에서 당신의 발바닥은 땅의 존재감을 느끼고 있나요?”
기사를 읽는 단 3분의 시간만큼은 머리의 소음을 끄고, 살아있는 감각체로서의 자신과 깊게 만나게 할 것이다. 기사의 끝에는 일상에서 즉시 감정을 방출하고 신경계를 리셋할 수 있는 감각적인 1분 소매틱 실천법도 선물한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해 가는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우리는 더욱 깊게 느껴야 한다. 그리고 그 위대한 치유의 정점은, 바로 지금 숨 쉬고 있는 내 몸을 온전히 느끼고 감동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 이제 머리의 스위치를 잠시 끄고, 내 몸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캔버스 위로 즐거운 여행을 떠나보자.
필자 육현주 코치는 (사)한국코치협회 KSC(00095), 국제코칭연맹 PCC 전문코치이자 NLP 마스터프랙티셔너(by 美 NLPU)이다. 원니스(Oneness)코칭센터를 운영하며, 개인과 그룹/팀의 변화와 성장, 성숙을 돕는 코칭과 수퍼비전, 코칭 교육을 한다. 저서 『원니스』와 공역서 『팀코치 되기』 등에서 인간의 존재 우위를 지키며, 궁극적으로 개개인이 ‘삶의 변화와 인격의 변형’이 가능하도록 안내한다. 인간의 고유한 영역인 관계 역동과 소매틱 중심의 코칭으로 몸-정신-마음-영혼의 웰니스적 통합을 지향한다.
출처: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