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마르, 서울의 영광을 이랜드에도 “마지막까지 챔피언의 마음가짐으로”[인터뷰&]
서울 이랜드 오스마르가 23일 경기 가평군 켄싱턴리조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평 | 정효진 기자[스포츠경향 가평 | 윤은용 기자] 10년 전에는 FC서울의 주장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이제는 서울 이랜드를 1부리그로 올려놓기 위해 뛰고 있다. 친정팀이 오랜 기다림 끝에 정상으로 돌아온 가운데, 오스마르(38·서울 이랜...

[스포츠경향 가평 | 윤은용 기자] 10년 전에는 FC서울의 주장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이제는 서울 이랜드를 1부리그로 올려놓기 위해 뛰고 있다. 친정팀이 오랜 기다림 끝에 정상으로 돌아온 가운데, 오스마르(38·서울 이랜드)는 현재의 동료들과도 그 기쁨을 나누고 싶어 한다. 승격 경쟁을 벌이는 이랜드 선수들에게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한 목표를 낮추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서울이 우승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이랜드의 클럽하우스가 있는 경기도 가평의 켄싱턴리조트에서 만난 오스마르는 친정팀의 정상 복귀를 반겼다. 2016년 함께 우승했던 선수들이 많이 떠나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들어도, 여전히 좋아하는 유럽 빅리그 경기를 챙기듯 서울의 결과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는 “서울이 마침내 10년 만에 우승하게 돼 기쁘다”며 “축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축하를 전하고 싶은 이들은 팬들이었다. 함께 뛰었던 동료들은 바뀌었어도 좋은 날과 어려운 날을 함께했던 팬들과의 유대는 남아 있었다. 오스마르는 “성적이 좋든 안 좋든 팬들은 항상 많이 찾아와줬다. 팬들에게 조금 더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오스마르가 주장으로 함께했던 2016년 서울의 우승은 마지막 경기에서야 결정됐다. 그해 11월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박주영의 결승골로 전북 현대를 1-0으로 꺾었다. 최종전 직전까지 전북에 다득점에서 밀렸던 서울은 마지막 맞대결을 잡고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10년의 세월에도 당시의 감정은 또렷했다. 경기를 앞두고 동료들과 정확히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아도, 모두가 얼마나 간절했는지는 잊지 못했다. 오스마르는 “최종전이 마치 결승전 같았다”며 “전북은 우리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던 팀이고 전주에서 경기해야 했으니 얼마나 어려울지 모두 알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서울은 그해 시즌 도중 최용수 감독이 떠나고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변화를 겪었다. 경기력에도 기복이 있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흐름을 되찾았다. 마지막 한 경기에 우승이 걸린 상황에서 선수들이 원하는 것은 분명했다. 오스마르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완벽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예쁜 축구도 좋지만 그 경기에서는 결과를 가져오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간절함도 있었다. 시즌 도중 감독이 바뀐 만큼 다음 해에는 선수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주장 완장을 계속 찰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었다. 오스마르는 “이 멤버로 함께 우승하고, 주장으로서 그 영광을 누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 시즌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했기 때문에 더 간절하게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스마르는 당시 선수단을 두고 “정신력과 체력, 야망까지 전반적으로 부족한 게 없을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최용수 전 감독이 팀의 정신력과 체력적인 기반을 다져놨다”는 생각도 전했다. 역할은 달라도 선수들이 같은 목표를 바라봤고, 마지막 순간까지 그 힘을 유지했기에 우승에 닿을 수 있었다는 기억이다.
지금 이랜드 동료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도 이기려는 마음이다. 오스마르는 우승의 경험을 전해달라는 질문에 현재 선수들의 기량과 태도에 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실력만 보면 K리그1에서 뛰어도 손색없을 정도라고 생각한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실력뿐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이다. 그것이 우리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느냐를 좌우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승점 54로 현재 K리그2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K리그2에서는 1·2위가 자동 승격한다. 이랜드는 창단 첫 승격을 향한 경쟁에서 상위 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오스마르는 이런 상황에서 목표를 먼저 낮출 필요가 없다고 했다. 우승 가능성도 남아 있다면 선수들이 바라보는 곳 역시 그만큼 높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승격도 중요하지만 아직 우승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목표를 더 높은 곳인 우승에 두고 싶다”며 “나중에 승점상 우승이 불가능해지면 그다음 목표인 승격으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은 상대의 순위가 낮다고 방심하는 것도 경계했다. 승격을 다투는 팀과 맞붙을 때만 집중해서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스마르는 “상대 순위와 관계없이 이기려는 마음을 끝까지 지켰으면 한다. 시즌 마지막까지 챔피언의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뛰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1988년생으로, 어느덧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에 오스마르는 얼마전 이랜드와 2027년에도 동행하기로 연장 계약을 발표했다. 승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구단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것은, 그만큼 오스마르에 대한 신뢰가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오스마르는 “시즌이 이맘때쯤 되면 은퇴를 할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게 된다”며 “신체적으로 준비가 돼 있고 팀에서도 잘 챙겨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팀의 수준도 올라가고 있어 선수로서 원동력이 됐다. 남겠다는 결정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오스마르에게는 또 하나의 바람이 생겼다. 이랜드의 승격과 함께, K리그1에서 자신의 친정팀인 서울과 ‘서울 더비’를 치르는 것이다. 오스마르는 자신이 두 구단에서 뛰었다는 사실이 서울 더비를 건강한 경쟁으로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서울은 한국의 수도이고 인구도 많은 큰 도시다. 내가 서울에서 뛴 적이 있고 지금은 이랜드에 있다는 것을 떠나서도 서울 더비는 있을 법하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는 “서울 더비가 열릴 때 꼭 뛰고 싶다. 그런 역사를 쓰는 자리에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니 지금은 이번 시즌에 최대한 집중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친정팀의 우승을 축하한 서울의 옛 주장에게는, 이랜드 동료들과 함께 마무리해야 할 자신의 시즌이 아직 남아 있다.

가평 |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