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엔 회사원, 오후엔 야구…한일전 일본 선발 히구치는 누구?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한일전 선발로 등판하는 히구치 신. 일본야구국가대표팀 누리집 갈무리 오전에는 회사 시설부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야구공을 잡는다. 일본 실업야구 선수 히구치 신(24·오지)의 일상이다. 회사 동료들의 응원을 받으며 성장한 왼손 투수가 이번에는 한국 야구의 결승행 길목에 섰다. 히구치는...

오전에는 회사 시설부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야구공을 잡는다. 일본 실업야구 선수 히구치 신(24·오지)의 일상이다. 회사 동료들의 응원을 받으며 성장한 왼손 투수가 이번에는 한국 야구의 결승행 길목에 섰다.
히구치는 25일 오후 6시3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한국전에 선발 등판한다. 한국의 소형준(25·KT 위즈)과 맞서는 그는 올해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후보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2002년생인 히구치는 지바경제대 부속고와 아이치공업대를 거쳐 지난해 오지에 입단했다. 대학에서는 야쿠르트에 1순위로 지명된 동기 나카무라 유토와 함께 선발진을 이끌었다. 히구치는 실업야구에서 다음 기회를 준비했다. 대학 시절 자신의 투구를 지켜보고 가장 먼저 손을 내민 오지의 입사 제안이 반가웠고, 대학 지도자들과 상의한 뒤 합류를 결정했다.
입사 첫해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도시대항야구대회 첫 경기에서는 연장 10회 세 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몸맞는공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팀은 10회말 4점을 뽑아 끝내기 승리를 거뒀고, 동료들은 다음 등판을 부탁하며 그를 격려했다. 히구치는 2회전에서 9이닝 10탈삼진 완봉승으로 응답했다. 준결승과 결승에서도 선발로 나서며 오지의 21년 만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빠른 공만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다. 대학 시절 최고 구속 시속 151㎞를 기록했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흔드는 다양한 변화구도 갖췄다. 히구치는 아이치현 공식 스포츠 매체 ‘아이스포’ 인터뷰에서 속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대학 동기 나카무라의 투구를 보며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드는 능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변화구를 다듬었다고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위기에서 삼진을 잡는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21일 중국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1실점으로 일본의 11-3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3-1로 앞선 4회말 선두 타자에게 2루타를 맞고도 후속 세 타자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사흘을 쉬고 마주하는 다음 상대가 한국이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입사 2년 차 직원이다. 히구치는 아이스포 인터뷰에서 시설부에서 청소나 짐 운반 등 맡겨진 일을 바로 해낼 수 있도록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는 오전 근무 뒤 오후 훈련을 하는 생활이다.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회사의 배려로 아침부터 야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실업야구에서 쌓은 성적은 프로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실업야구 최우수 평균자책점상(1.25)을 받은 히구치는 입단 2년 차인 올해 드래프트 지명 대상이 됐다. 일본 야구 전문지 ‘주간 베이스볼’은 올해 초 그를 실업야구 투수 가운데 상위 후보로 소개했다. 프로 진출을 꿈꾸는 왼손 투수에게 한일전은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줄 무대다. 한국 타선에는 ‘실업 선수’라는 이름만으로 가볍게 볼 수 없는 상대다.
출처: 한겨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