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빌-루니-퍼디난드가 캐릭을 더 힘들게 한다?' 맨유 레전드들의 엄청난 영향력...회당 110만 시청
[포포투=김재우]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이클 캐릭 감독에게는 경기 결과만큼이나 부담스러운 존재들이 있다. 게리 네빌, 웨인 루니, 리오 퍼디난드, 폴 스콜스 등 구단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레전드들이다. 이들은 이제 수백만 명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거대한 미디어 영향력을 갖췄다. 더욱 묘한 점은 이들이 평가하고 비판하...

[포포투=김재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이클 캐릭 감독에게는 경기 결과만큼이나 부담스러운 존재들이 있다. 게리 네빌, 웨인 루니, 리오 퍼디난드, 폴 스콜스 등 구단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레전드들이다. 이들은 이제 수백만 명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거대한 미디어 영향력을 갖췄다. 더욱 묘한 점은 이들이 평가하고 비판하는 대상이 과거 함께 뛰었던 동료 캐릭이라는 것이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13일(한국시간) 맨유 출신 선수들이 주도하고 있는 팟캐스트 열풍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네빌의 '더 게리 네빌 팟캐스트'가 에버턴전 직후 맨유의 문제점을 다룬 한 회차에서 무려 110만 회의 시청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네빌은 당시 맨유를 향해 "안일했다"라고 지적하면서 결정력과 수비, 골키퍼, 교체 선택과 압박까지 다양한 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시즌 초반 부진으로 캐릭 감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순한 경기 분석을 넘어 맨유를 둘러싼 여론 자체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레전드들의 영향력이 커진 셈이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시즌 초반 안정적인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시작부터 삐끗했다. 승격팀 헐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세트피스 수비 문제를 노출하며 0-2로 패했다. 이후 입스위치 타운을 5-2로 완파하면서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하는 듯했지만 에버턴 원정에서는 다시 흔들렸다. 두 차례나 리드를 잡고도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두 시즌 만에 돌아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사바를 4-0으로 완파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어진 맨체스터 더비에서 맨시티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0-1로 패했다. 맨시티의 필 포든이 전반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위까지 잡았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엘링 홀란드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안방에서 라이벌에 승리를 내줬다.

경기장 안에서만 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그런데 캐릭 감독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 존재한다. 바로 맨유 출신 레전드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목소리'다. 과거에도 구단 출신 선수들이 방송을 통해 친정팀을 평가하는 일은 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팟캐스트와 유튜브, 소셜미디어가 결합하면서 그 파급력이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다.
대표적인 인물이 네빌이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네빌이 운영하는 디지털 네트워크 '디 오버랩'은 지난해 모든 플랫폼을 합쳐 무려 22억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퍼디난드는 맨유를 중심으로 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단 사흘 동안 공개하는 세 프로그램의 누적 시청자가 약 60만 명에 달한다. 루니 역시 맨유 전문 유튜버 마크 골드브리지와 함께 '스틱 투 유나이티드'를 진행하면서 구단의 경기력과 선수단 구성, 이적시장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들만 있는 것도 아니다. 스콜스와 니키 버트 역시 '더 굿, 더 배드 앤드 더 풋볼'을 통해 맨유를 꾸준히 다룬다. 에버턴전 이후 스콜스는 맨유의 경기력을 "소극적이었다"라고 평가했고 버트는 최전방 공격수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스콜스가 "구단이 이적시장에서 캐릭을 실망시켰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버트는 그렇다고 답했다. 해당 회차에는 아예 '맨유가 캐릭을 실망시켰다'는 의미의 제목이 붙었다.
문제는 이들의 말이 일반적인 축구 전문가의 평가와는 무게가 다르다는 점이다. 네빌과 루니, 퍼디난드, 스콜스, 버트는 모두 맨유의 전성기를 직접 경험한 인물들이다. 수많은 우승을 차지하며 팬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었고 구단이 어떤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는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 이들의 발언 하나가 수십만에서 수백만 명에게 전달되고 다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다. 자연스럽게 캐릭 감독과 선수들 역시 이들의 평가를 완전히 의식하지 않기는 어렵다.

캐릭에게는 더욱 특별한 상황이다.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들이 단순한 구단 선배들이 아니라 과거 올드 트래포드에서 직접 함께 뛰었던 전 동료들이기 때문이다. '더 타임스' 역시 캐릭이 옛 동료이자 경우에 따라서는 가까운 친구들에게서 매주 쏟아지는 수많은 이야기를 마주하는 것이 기묘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다만 캐릭은 이러한 프로그램에 비교적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후벵 아모림, 에릭 텐 하흐, 조세 무리뉴, 루이 반 할 등이 전직 선수들의 미디어 발언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결국 캐릭은 경기장 안팎에서 동시에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팀은 시즌 초반부터 경기력이 흔들리고 있고 맨체스터 더비에서는 수적 우위까지 살리지 못하며 패했다. 경기장 밖에서는 네빌과 루니, 퍼디난드, 스콜스 등 맨유의 전성기를 만들었던 인물들이 매주 엄청난 영향력을 바탕으로 팀의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과연 캐릭이 경기장 안에서의 문제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들려오는 전 동료이자 구단 레전드들의 목소리에서 비롯되는 부담까지 이겨내고 맨유의 명가 재건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처: 포포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