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 오타니' 하현승의 활약... U-18 야구대표팀, 일본 꺾고 우승

'부산고 오타니' 하현승의 활약... U-18 야구대표팀, 일본 꺾고 우승

▲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18세 이하(U-18)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대회 개막식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6.9.10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연합뉴스대한민국 18세 이하(U-18) 대표팀이 하현승(부산고)의 완봉 역투를 앞세워 라이벌 일본...

▲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18세 이하(U-18)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대회 개막식을 앞두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6.9.10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 연합뉴스

대한민국 18세 이하(U-18) 대표팀이 하현승(부산고)의 완봉 역투를 앞세워 라이벌 일본을 물리치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제14회 BFA 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2대 0으로 제압했다. 2018년 제12회 대회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이다.

한국은 2회 1사 1,3루서 8번 우주로가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으나 일본이 이를 간파하고 피치아웃을 해 3루주자가 협살에 걸렸다. 하지만 포수가 3루로 던진 것이 외야로 악송구가 되면서 오히려 한국이 행운의 선취점을 뽑았다. 5회말에는 1사 1,3루에서 조희성(유신고)의 좌중간 적시타로 3루주자 남현우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기다리던 2-0으로 벌리는 추가점을 뽑았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하현승의 역투가 빛났다. 하현승은 5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투구로 일본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6회초 2사후 후쿠시마에게 첫 안타를 내주며 노히트 행진을 마감했지만, 하현승은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자 이구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7회초까지 마운드에 오른 하현승은 이시다와 오노, 야마다의 세 타자를 모조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완벽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하현승은 글러브를 하늘 높이 던지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포효했다. 한국 선수단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쏟아져나와 환호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야구는 1996년 2회 대회에서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03년과 2009년, 2014년, 2018년 그리고 올해까지 모두 6차례 아시아 정상을 차지했다. 대회 직전까지 함께 최다 우승 5회를 기록하던 일본을 넘어서 단독 최다 우승국이 됐다. 또한 2, 3위팀 일본, 대만과 함께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U-18 야구 월드컵 본선 진출권도 확보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3승과 슈퍼라운드 2승, 그리고 결승전까지 6전 전승으로 '퍼펙트 우승'을 완성했다. 6경기 동안 실점은 단 2점에 불과했고, 5경기를 영봉승으로 막아낼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마운드와 수비력을 자랑했다.

숙적 일본을 두 번이나 이겼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한국야구는 최근 국제 무대에서 일본을 상대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성인대표팀은 일본과 역대전적에서 37승 7무 74패로 열세다. 2015년 WBSC 프리미어12 준결승(4-3) 승리 이후로는 최근 11년간 한일전 1무 11패에 그치며 더이상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올해 초 열린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에서도 6-8로 패했다. 최근에는 한 수 아래로 꼽히던 대만을 상대로도 번번이 일격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우들이 형님들을 대신하여 한국야구의 체면을 살렸다. 한국은 일본을 상대로 슈퍼라운드(3-2)에 이어 결승전까지 두 번 맞붙어 모두 격파다. 난적 대만을 상대로도 역시 2대 0 완승을 거뒀다.

특히 하현승의 활약은 군계일학이었다. 7이닝제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하현승은 홀로 3승을 책임지며, 15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25개를 잡아내고 자책점 0을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 기록으로 환산하면 무려 14.4개다.

하현승은 첫 등판인 대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부터 5.2이닝 2피안타 12탈삼진으로 역투했다.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는 5회부터 구원 등판해 3이닝 동안 9명의 타자를 상대로 삼진만 5개를 잡아내며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불과 하루 쉬고 일본과의 결승전 리턴 매치에서는 다시 선발로 나서서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완봉승까지 거두는 괴력투로 차세대 '일본킬러'이자 빅게임 피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선동열, 최동원 같은 국보급 투수가 될 수 있을 것"

▲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표팀 승리를 이끈 좌완 선발 투수 하현승(부산고). 하현승은 5⅔이닝 동안 2피안타 탈삼진 12개를 기록하며 무실점으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2026.9.10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 연합뉴스

정윤진 감독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전날 하현승이 선발 등판을 자원해서 깜짝 놀랐다. 오늘도 본인이 7회까지 올라가겠다고 해서 믿고 맡겼다"라며 "앞으로 선동열, 최동원 같은 국보급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대팀인 일본의 오카다 감독도 매체들 사이에서 "하현승은 일본 프로야구에 도전해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부산 오타니'로 불리는 하현승은 현재 투타를 통틀어 고교 최대어로 꼽힌다. 하현승은 이번 시즌 고교무대에서 투수로 14경기에서 45.2이닝을 던져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39를 기록했으며, 타자로는 24경기에서 타율 .383, 3홈런, 21타점을 올리며 타격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발휘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명문인 뉴욕 양키스로부터 300만 달러(약 40억)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입단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하현승은 고심 끝에 거절하고 국내 프로진출을 선택했다.

오는 21일 열리는 'KBO리그 2027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하현승은 전체 1순위 지명이 확실시되고 있다. 고교 빅3로 분류된 덕수고 엄준상, 서울고 김지우보다 하현승이 최근 활약과 잠재력 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출신인 하현승은 롯데 자이언츠 어린이팬 출신으로 유명하지만, 올해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은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가 가지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키움이 하현승을 1순위로 지명할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키움은 유망주들에게 많은 기회를 보장하기로 유명하며, 박병호, 강정호, 이정후, 김혜성, 김하성, 송성문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메이저리거들을 배출한 구단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키움의 행보에 대해서는 비판과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올시즌 4년연속 꼴찌가 유력한 키움은 2024년 덕수고 정현우, 2025년 북일고 박준현에 이어 올해 하현승까지 지명하면 3년 연속 고교 최고 유망주를 독점하게 된다. 전력 보강에 소극적인 팀들이 고의로 성적을 떨어뜨려 손쉽게 유망주를 영입하려든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그나마 키움의 강점으로 꼽히는 선수 육성 능력도 최근에는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정현우는 지난해 18경기 3승 7패 자책점 5.86, 올해는 15경기 1승 2패 자책점 9.90에 그치며 프로무대에서는 평범 이하의 투수로 전락했다. 박준현도 18경기 1승 8패 자책점 5.51로 혹독한 프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한때 리그 최고의 에이스이자 키움의 육성 대표작으로 꼽히던 안우진조차 복귀시즌인 올해는 허약한 팀전력 속에서 20경기 3승 8패 자책점 3.88에 그치고 있다.

하현승은 잘 키우면 향후 10년간 KBO리그와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계보를 이을만한 유망주로 꼽힌다. 오타니처럼 투수와 타자 양쪽 모두에 재능을 갖추고 있어서 '투타겸업'에 도전하거나, 혹은 대선배인 추신수나 이승엽처럼 타자 전향을 통한 육성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하현승의 궁극적으로는 국내 프로리그에서 경험과 기량을 쌓은 뒤 포스팅이나 FA를 통해 메이저리그까지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선수 본인의 의지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구단의 체계적인 지원과 육성 시스템이 받쳐줘야 한다. 하현승의 미래에 대하여 많은 야구팬들이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신인드래프트를 지켜보게 되는 이유다.

출처: 오마이뉴스